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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통장 상환 계획짜기(1)

마통 상환 프로젝트 4

by 단아정담

1억 8천만 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다른 대출로 갈아타서 3천만 원까지 줄였습니다. 적자는 기본적으로 월 백만 원이고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카드 값이 몇 백만 원씩 상승하는 저희 가정의 경우에는 자칫 방심하면 다른 대출은 대출대로 남고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다시 한도까지 꽉 찰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3천만 원을 1년 안에 갚는 계획을 세워봅니다.




3천만 원을 1년 안에 갚는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매달 250만원 씩 갚는 것, 두 번째는 목돈이 생기는 대로 갚는 것. 목표 달성 가능성은 첫 번째 방법이 더 높아 보입니다. 매달 월급에서 250만원씩 남기면 목표가 자동적으로 달성되는 구조니까요. 목돈은 언제 얼만큼 들어올지 모른다는 것이 위험요소죠.


그렇지만 당시에는 매달 250만원씩 갚을 수가 없었습니다. 배우자와 저의 월급에서 대출원금과 이자 빼고, 장기 납부하고 있는 보험과 연금 빼고, 관리비와 통신비 등 숨만 쉬고 살아가는 데드는 비용 빼고, 먹고 입는 데 드는 비용 빼고, 아이 학원비와 부모님께 드리는 돌봄 비용 빼고, 대담하게 질러놓은 차 할부금까지 빼면 250만원이 남지 않았거든요. 적자가 안 나면 다행인 가정경제였습니다. 경조사나 짧은 여행이라고 가게 되면 적자 금액은 무섭게 치솟았고요.


대출을 가열차게 갚아보고자 한다면 생활비를 극단적으로 줄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와 저의 가족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정말 이 돈을 못 갚으면 거리로 나앉을 수 있다는 위기 상황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먹을 거 못 사 먹고 입을 거 못 사 입으면 불만이 쌓일 것 같았어요. 마이너스 통장을 다 갚을 때까지 해소되지 않을 불만들은 큰 물욕 한 방으로 터지거나 감정적으로 터지게 되겠죠. 마이너스 통장 3천만 원을 1년 안에 갚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하고 큰 일이었지만, 가족들에게까지 과하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목돈이 생기면 모두 마이너스 통장을 상환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연초부터 시작하면 흐름을 잘 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전형적인 한국 직장인인 배우자와 저는 1월부터 4월까지 목돈이 들어오는 시즌을 맞이하거든요. 연말 연가보상비, 구정 일정에 따라 설 상여, 봄까지 성과급과 연말정산까지요. 금액은 예측할 수 없지만, 시기는 예측할 수 있으니 이 기회를 잘 살려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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