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포지셔닝 Case Study 02.
다소 지난 감이 있지만 이번주는 <흑백요리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두 명의 포지셔닝 스토리를 다룰 건데, 오늘 다룰 내용은 편의점 미션에서 맹활약한 나폴리맛피아의 이야기이다. (혹여나 못 본 이가 있다면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팀 미션에 이어진 편의점 미션은 편의점의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해야 하는 제약과 떨어지면 탈락이라는 제약까지 가진 녹록지 않은 미션이었다. 실제로 참가자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팀 미션으로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이어진 탈락 미션에 난이도도 너무 높아서 게임을 던진 참가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ex. 최강록) 이런 상당히 어려운 미션에서 유독 돋보인 한 참가자가 있으니, 바로 나폴리맛피아였다. 포지셔닝의 관점에서 나폴리맛피아의 밤티라미수 제조 과정을 다시 짚어보자.
1. 상황에 대한 이해
나폴리맛피아는 인터뷰에서 본인의 취미가 살 게 없어도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보는 게 취미라고 답할 만큼 편의점에 비치된 상품(재료)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 편의점을 잘 안 가서 막막해하던 다른 참가자에 비해 확실히 유리한 포인트가 있었다. 하지만 이건 아주 사소한 부분에 불과했다.
2. 본인의 경쟁자들과 타깃에 대한 분석
나는 이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이 사람이 꽤 전략적인 사람이고 높은 데까지도 갈 사람이구나를 생각했다.
나폴리맛피아는 본인의 편의점 재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경쟁자들이 어떤 재료와 요리를 선택할지를 분석했고, 그런 요리를 먹어보고 심사할 타깃(심사위원)이 느끼는 니즈가 무엇 일지를 분석했다. 그리고 이런 분석을 토대로 자신의 요리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면서도, 심사위원들에게 더 돋보일 수 있는 디저트로 정한 것이다.
3. 완벽한 포지셔닝
실제로 디저트를 만든 그를 보면서 참가자들은 허를 찔린 듯한 반응을 보이고, 심사위원들도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이를 소개하면서 티라미수의 어원(‘나를 끌어올리다’)을 활용하여 지쳤을 심사위원들을 위해 준비했다고 이야기하는 나폴리맛피아의 스토리텔링은 얼마나 절묘한가? 맛의 완성도도 당연히 높았지만, 이미 이 과정만으로도 생존자 후보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심사위원을 맡은 백종원은 ‘틈새를 노렸다’라고 이야기했지만, 단순히 틈새를 노렸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전략적 판단과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포지셔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 경쟁자와 타깃을 분석하는 과정, 선행 과정에서의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만들어 낸 솔루션과 이를 경쟁자와 차별화시키는 포지셔닝. 이 과정들은 포지셔닝의 교과서라고 불리어도 무방할 정도 아닌가?
결국 편의점 미션에서 살아남은 나폴리맛피아는 이후의 미션에서도 본인의 강점을 살리며 높은 곳으로 올라갔고, 최종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그의 요리 실력이 돋보인 것도 분명하지만, 각각의 미션에서 보여준 그의 행보들은 그가 굉장히 전략적인 사람임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한 번 이야기하지만, 포지셔닝은 꼭 브랜드나 마케팅에만 적용되는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상황에서든 적용이 가능한, 본인이 주어진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