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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그리고 싶다면? 망치세요.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면, 먼저 해야 할 것

by 벨루갓


일단 그리세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요.”


클래스를 하다 보면, 정말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제가 항상 가장 먼저 드리는 말은 하나예요.


“그냥 그리세요.”


너무 단순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큼 중요한 말도 없어요.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짓눌려 한 발도 떼지 못하곤 하죠.


그림도 똑같아요.

사람은 신이 아니니까요.

처음부터 잘 그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잘 그리는 그림’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물론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그림 고수들, 정말 멋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도 가선을 수없이 그리고, 망치고, 다시 그리고, 또다시 그리며 지금의 실력에 도달한 거예요.


특히 사실적인 그림일수록 가선의 힘이 중요합니다.

최종선만 보고 “우와, 깔끔하다” 감탄하지만,

그 밑엔 수십 번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들이 있어요.

그건 실패가 아니라, 탐색이고, 리듬이고, 감각입니다.



나만의 선을 즐기세요


그리고 저는 한 가지 더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나만의 느낌이 나옵니다.

선의 속도, 흐름, 강약…

그건 누가 흉내 내고 싶어도 흉내 내지 못하는 ‘당신만의 결’이에요.


그 선들을,

그 느낌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찬양해 주세요.


다른 사람의 그림을 보며

“나도 저렇게 그려야 하나?”

“나는 왜 이렇게밖에 안 되지?”

이런 생각,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비교는 우리를 점점 주눅 들게 만들고

‘그림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잊게 만들어요.


그림은 ‘누구처럼’이 아니라

‘내가 계속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계속 그리고, 또 그리세요


그러니까

완벽한 선을 그리려고 하지 마세요.

멋진 결과를 기대하며 시작하지 마세요.


그냥,

그리고 또 그리세요.

그림은 그릴수록 나아지고,

그릴수록 나다운 것이 보이기 시작하니까요.


가선을 많이 쓰는 건 부족한 게 아니에요.

그건 고수의 흔적이에요.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습관이에요.


지금 당장 펜을 들어서,

오늘 하루의 선을 하나 그어보세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그 선은 분명 어제보다 나은 당신의 선일 테니까요.

요즘 동네 카페에서 iPad 드로잉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수강생분들께서 열심히 그리고 계시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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