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라 — 우리는 왜 같은 자리를 맴도는가
어떤 노래는 위로를 건네고,
어떤 노래는 추억을 꺼내고,
어떤 노래는 나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스웨덴세탁소의 〈삼사라〉는
내 안의 ‘반복’을 조용히 건드리는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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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비슷한 선택을 반복할까
삼사라.
산스크리트어로 ‘윤회’,
돌고 도는 생의 흐름을 뜻하는 말.
불교에서는
욕망과 집착, 그리고 무지로 인해
존재가 끊임없이 태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상태를
삼사라라고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거창한 생사의 윤회가 아니라도
우리의 하루는 이미 작은 삼사라다.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고
비슷한 이유로 상처받고
“이번엔 다를 거야”라고 말하면서
결국 또 비슷한 감정에 머무는 일.
관계도, 일도, 감정도
우리는 생각보다 많이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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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오고 싶으면서도, 익숙한 자리
삼사라는 단순히 ‘고통의 반복’만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그 안에는 익숙함이라는 달콤함도 있다.
익숙한 외로움,
익숙한 설렘,
익숙한 불안.
낯선 행복보다
익숙한 불행이 편할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알면서도
그 자리를 완전히 떠나지 못한다.
노래를 들으며 느꼈다.
나는 지금 어떤 삼사라를 돌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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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남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불교에서는 삼사라에서 벗어난 상태를
‘열반’이라고 말한다.
완전한 해탈.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벗어남은
그렇게 거창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같은 상황에서
조금 다르게 반응하는 것.
같은 감정이 올라올 때
한 박자 늦게 숨을 고르는 것.
익숙한 패턴을 알아차리는 것.
그 작은 자각 하나가
내 삶의 회전을
조금은 느리게,
혹은 다른 방향으로 틀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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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흐르고 있다
삼사라는 ‘흐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반복 속에 있다 해도
그 또한 완전히 같은 자리는 아닐 것이다.
조금 더 단단해졌고,
조금 더 솔직해졌고,
조금 더 나를 알게 되었으니까.
노래를 끄고도
한동안 그 여운이 남았다.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의 삼사라를 지나고 있는가.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흘러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