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먹으면 그 치킨은 배설 전까진 내 몸 안에 존재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관념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오가며 겪은 것, 들은 것, 사고한 것 들도 배설 전까진 내 몸 안에 존재한다. 잊어버려야지 하고 다짐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치킨이 그렇듯 관념 또한 배설 없이는 반드시 잔존한다.
분노,좌절,시기,질투,열패감 또한 느끼고 인지했다면 내 안에 남는다. 뇌에게는 그저 음식이 그렇듯 관념 또한 드나듦으로 문제로 인지되기 때문에 듦 이후에 나감이 없었다면 보존되는 것이다.
때문에 나감의 의식을 마땅한 시기와 방식으로 치뤄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뇌에게는 에너지 또한 물성을 가진 사물이기 때문에 운동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에너지를 밖으로 꺼낸다면, 즉 외화(外化)시킨다면 뇌는 그것을 나감으로 인지한다.
글을 쓴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분노를 표현한 글은 분노라는 에너지를 외화시켜낸 결과이다.
누군가는 분노를 쏟아낸 글을 써도 분노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맵핑으로 실패이다.
내가 쏟아내는 에너지와 내가 느낀 분노라는 감정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뇌에게 인지 시켜주는 전단계가 필요한데 그 매핑의 과정은 고도의 집중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흔히 명상이라고 일컫는 행위가 바로 매핑의 과정이라 할수 있겠다. 명상은 부유하는 파편적 관념들과 감정들을 정돈하고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서 복잡도를 현격히 줄인 후에 그것이 후처리가 용이한 형태로 변형시키는 과정이다. 후처리가 용이한 상태, 즉 분류와 매핑이 완결된 상태가 되면 그것을 사물화하여 배출하면 되는 것이다.
효율적인 정화과정없이 사회적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각자 나름의 방식을 통해 뇌를 청소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