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어른 문화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요즘 아이들이 친구들을 만나면 어디서 무엇을 하고 놀까? 많은 아이들이 다이소나 올리브영 같은 곳에서 쇼핑을 즐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과 함께 마트에 가는 것이 즐거움이었다면, 이제는 친구들과 시내에서 만나거나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낸다.
예전에는 골목에서 '나이먹기', '공기놀이', '숨바꼭질', '오징어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고무줄놀이', '구슬치기' 등을 하며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주로 했다. 그러다 슈퍼마리오나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 같은 새로운 놀이가 등장했고, 남학생들은 축구와 농구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활동적인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점점 아이들이 몸을 쓰며 놀던 이러한 놀이는 사라지고 있다.
인간은 더 편리한 것을 경험하면, 그 이전의 불편함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엘리베이터를 타본 사람은 계단을 오르는 것이 더 힘겹다는 것을 금방 깨닫는다. 아무리 환경 보호를 위해 계단을 이용하라고 권해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편리한 미디어 환경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몸을 쓰고 생각해야 하는 활동을 점점 기피하게 된다.
나 역시 어려운 집안 형편에서 자랐음에도, 어릴 때부터 어른의 문화를 접한 탓에 소비에 대한 인식이 달랐다. 대학 시절 친구가 나에게 “나는 택시를 타지 않는데, 넌 어떻게 더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다면서도 택시나 좌석버스를 쉽게 타?”라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그 질문이 충격이었다. 어릴 때부터 아빠와 함께 어른들처럼 택시를 타고 다니며 자연스럽게 그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맛도 마찬가지다.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아도,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지면 자연 그대로의 음식 맛은 점점 싱겁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놀이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미디어 기기 앞에서 눈과 몸이 고정된 채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보며, 그들이 충분히 몸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아이들의 뇌 발달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시각적인 자극에만 의존하게 되면, 도파민의 즉각적인 보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책을 읽거나 깊이 사고하는 활동은 점점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은 오르막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내리막길의 편리함을 먼저 경험하면, 그 이전의 중요한 발달 단계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아이들이 어른의 문화와 미디어에 너무 일찍 노출되면, 중요한 성장 과정을 건너뛰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발달해야 하고, 몸과 마음을 충분히 사용하며 성장해야 한다. 스마트폰, SNS,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락하면, 아이들은 더 이상 자연스럽게 발달할 수 없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어른의 경험과 미디어 노출을 허락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믿는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미디어와 어른의 문화가 주는 편리함과 즐거움을 일찍 경험하면, 그 이전의 발달 단계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충분히 사용하고, 뇌를 충분히 발달시키며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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