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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Oct 24. 2024

엄마로서, 딸로서

흔들리는 마음과 선택의 길


엄마와 나


엄마가 우리 아이들의 행동을 평가할 때


그것이 나를 닮아서라고 말할 때,


나는 화가 납니다.



당신은 엄마가 아닌가요?


나는 누구를 닮았을까요?


누가 나를 이런 괴물로 키웠을까요?



아빠와 엄마, 두 세계 사이에서


혼란과 자기 부정 속에 살았던


내 지난 시절에 대해


당신은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나요?



어린 딸을 두고 떠난 것,


그건 당신의 불행한 삶이었나요?


불쌍한 사람이라서 어쩔 수 없었나요?


하지만, 남겨진 어린 딸의 슬픔과


그리움과 원망은 왜 외면했나요?



닫힌 문 너머로 듣던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전등불 아래에도 물리칠 수 없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 외로움은 끝이 없었어요.



당신의 깊게 팬 주름살 속에


그 설움은


언제쯤 따뜻한 눈물이 되어


내 가슴을 녹여줄까요?








흔들리는 마음과 선택의 길


모든 부모는 누군가의 자식입니다.


저 또한 우리 엄마의 딸로서 느끼고 배운 것들로 이루어졌지요.


위의 시처럼 엄마를 인간적으로 잘 돌보고, 사랑으로 연결되고 싶었지만, 엄마는 저에게 참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엄마도 자신의 트라우마 속에서 어린 저를 우선으로 돌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엄마가 되어보니, 그 책임감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엄마였다면, 엄마처럼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유년 시절과 나만의 스타일이 훼손되었다는 깊은 원망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나답게 자랄 기회를 주지 못했다는 탓이 제 안에 쌓여, 결국 제가 아이들을 키우는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최고의 환경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어쩌면 저의 기대였고, 저의 결핍이 아니었을지 걱정이 됩니다.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것,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은 없을까요?


내가 옳다고 믿는 대로만 아이들을 끌고 다닌 건 아닌지,


혹시 통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덴마크 선생님이 "영어교사의 딸이 영어를 못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라고 묻던 순간, 마치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작은 학교로 아이들을 전학시킨 것에 내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던 걸까?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건 아닌가?



순수한 동기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용기와 열의를 냈다고 믿었는데, 한순간 돌이켜보니, 내가 남과 다른 길을 동경하며 선택한 건 허영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들림은 계속 찾아왔습니다. 그 흔들림 속에서, 저는 계속해서 나의 불안과 한계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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