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고운 은행잎을 보며
7년 전 가을 은행나무 아래서 사진 찍던 순간이 떠올랐다.
이 기억은 어디에 있다가 오늘 번쩍하고 떠오른걸까?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때로는 축복처럼, 때로는 저주처럼.
싯다르타가 죽은 새를 꿈에서 보았을 때,
자신이 타락했다고 생각하고 헛된 것을 쫓았다고 후회했다.
그곳을 떠나와 강물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다르지 않다는 자각을 하면서
흐르는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굴 수 없듯
그의 삶은 계속되기도 하고 변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나는 오늘도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아직 잘 이해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과거와 조우하고 부정하지 말라는 내면의 속삭임을.
'그랬더라면' 하는 생각들이
지금의 불안과 조급함이 빚어낸 집착이라는 것을.
강물은 흐르고
시간은 흐른다.
그러나 모든 순간은 영원히 지금이다.
지금 내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과거의 그 순간도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무엇을 쓰는지 알지 못한 채.
하지만 글을 쓰는 이 순간
나는 조금씩 나에게 가까워진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끝없이 변화하는 나를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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