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챙기자구요!
입사와 동시에 은퇴를 계획하라?
No! 은퇴를 먼저 계획하고 그에 맞는 입사를 선택하라
현업에 재직 중일 때 필자가 신입사원들에게 자주 해주었던 말입니다. 필자는 이전 직장에서 저소득층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신입사원들의 멘토링을 해준 경험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입사원들 혹은 후임이 들어왔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를 즐겨 하는데, 혹시 지금 내가 기성세대로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새로운 트렌드는 어떠한 지 등을 확인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새로운 사람의 새로운 가치관을 듣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종종 후배들이 커리어 발전을 위한 고민 상담을 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늘 해주었던 조언은 '입사와 동시에 은퇴를 계획하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필자가 다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은퇴를 먼저 계획하고 그에 맞는 입사를 선택하라'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이직이 활발해지는 추세이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에 뛰어든 새로운 젊은 친구들은 앞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더욱 빈번해질 것이고, 회사와 일의 경계도 모호해지는 상황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때 정말 본인이 정말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인생의 전반에 걸쳐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의 가치관을 먼저 확고하게 설정할 수 있다면, 미래에 놓일 숱한 커리어의 결정 과정에 있어서 보다 수월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방향이 지금까지의 유사 경력 및 경험이 없다면, 가까운 미래에 해당 분야에 진출하여 전문 지식 및 산업 배경에 대해 배우고자 계획을 세울 수도 있고, 그 순간을 위해 지금부터 필요한 네트워킹을 위해 정기적으로 노력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준비 없이 나오니 이런 게 좀 아쉽네...
간단하게 말하자면 퇴사 전에 충분히 준비해둬야 퇴사 후에 덜 고생합니다.
우선, 경제적인 부분을 확실히 계획을 세워서 준비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구직활동 기간에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직/간접적인 심리적인 불안감,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또한, 이러한 감정적인 불안정은 구직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보통의 경우 재직 기간 중에 이직을 하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안정적이겠지만, 바쁜 업무 일정 등으로 이직 준비를 동시에 병행하기가 힘들어 부득이하게 퇴사를 먼저 진행하는 경우라면 최소 6개월, 안정적으로 1년 정도의 생활비가 있을 때 퇴사하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의 경제적인 상황으로 마음이 급해져서 회사 선정은 물론 추후 연봉협상 과정에서도 불리한 입장을 취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현대건설을 퇴사한 경우에는 8년 7개월 정도의 상대적으로 근무기간이 길었고 퇴직금으로 학비와 이후의 생활비 일부를 부담 가능했기 때문에 별도로 크게 준비해둘 필요는 없었습니다만, 퇴직금의 금액 정도에 따라 예상 필요 소요의 생활비는 따로 준비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퇴사하기 전 재직자 신분으로 처리해야 할 금융 이슈가 있는지 검토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필자의 경우에는 퇴사 후에 MBA 입학 예정이었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해외 EMBA의 경우 학비 125K EUR, 약 1억 7천만 원) 하지만, 필자는 해외 근무 중이었기 때문에 국내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고, 또한 재직 기간도 길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퇴사까지 해서 무직인 상태라면 대출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사전에 미리 이 부분을 충분히 검토해두었기 때문에 퇴사전에 미리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기로 계획했고, Prodigy Finance라는 해외 우수 대학의 입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 대출기관에서 2~3일 만에 아주 쉽게 승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재직증명서와 급여 내역서는 필수 제출 서류였습니다.
혹은, 심지어 해외에서 집 렌트를 구할 때에도 재직증명서와 급여 내역서를 제출하여야 하니, 만약 필자가 이직 준비 중인 상태(무직)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면 상당히 난감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이미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면 1년마다 대출 갱신이 진행되는데, 이때 재직증명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퇴사의 상황이 은행에 알려지면 대출금 일부를 상환해야 하며 대출 조건도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이 진행 중인 금융 관련된 이슈들에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고 검토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퇴직금, 실업급여, 재직증명서, 각종 서류 등을 미리 발급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퇴사 후에라도 경력 관련 증명서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인사과에 요청할 수는 있지만, 특히나 해외로 이주할 계획이라면 사전에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시간 절약을 위해 유리한 편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구직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첫 몇 주간은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결과물을 얻겠다. 이후의 몇 주간은 어떤 준비를 통해 어떠한 성과를 내겠다 등과 같은 구체적인 스케줄과 Milestone을 설정해두고 차근차근 진행해나간다면 중간에 길을 잃거나 문득문득 엄습해오는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목표 설정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 즉 내 삶을 찾기 위해 진정으로 본인이 희망하는 것을 찾는 여정으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커리어 분야에서 좀 더 발전하기 위한 자신만의 브랜드 밸류를 쌓기 위한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구직 활동 계획 수립 및 대상 선정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 버티면 복이 오는 게 아니라 병이 오더라
혹시 주변에 퇴사를 한 지인이 있거나, 진행 중인 지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련 팁을 묻거나, 간접 경험을 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퇴사일이 정해지고 나서부터는 회사 업무의 관련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그와 동시에 안전한 퇴사를 위해 퇴사 후의 필요한 준비를 사전에 준비해 나가는 게 도움이 됩니다.
퇴사 후에 본인의 구체적인 성과를 상기하며 이력서 내용을 완성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고 완성도도 떨어지므로, 이력서는 퇴사 전에 미리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좋고, 가장 좋은 방법은 퇴사, 이직과 관계없이 늘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회사에서 MBO 혹은 KPI 목표로 설정해둔 연간 목표에 대한 성과를 평가할 때, 개인적으로도 이력서에 반영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장밋빛 미래에 마음이 들떠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도 있겠지만, 잠시 부푼 마음을 가라앉히고 최소한의 필요한 것들은 잘 챙겨서 나오시기를 바랍니다. 밖으로 내딛는 그 발걸음부터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새로운 곳을 향한 여정을 떠나는 길에 맨몸으로 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