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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Jul 09. 2020

amazon, 충격의 탈락?...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amazon EU / Luxembourg



아마존 채용 절차에는 2/5의 원칙이 있습니다. 즉, 폰 인터뷰의 경우 2일 이내, 대면(화상) 면접의 경우 5일 이내에 면접의 결과를 통보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최종 패널 면접(5명의 인터뷰어와 back-to-back interview) 이후 1주일이 넘게 연락이 오지 않았고, 덕분에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 동안 하루하루 급속도로 늙어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조금 과장해서 수백 번 새로운 이메일이 없는지 체크하느라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핸드폰이 수신이 안되는 건 아닌지, 메일이 제대로 안 오는 건지 확인도 해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을 때쯤 이른 아침에 +352의 국제 번호로 시작되는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룩셈부르크 국가번호인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했던 담당 리크루터는 늦은 연락에 미안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리크루터의 목소리가 경쾌하지 않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최종 면접 이후에 hiring manager를 포함한 전체 interviewer 들과 내부 회의를 거친 끝에, 필자는 지원한 포지션보다 다른 부서의 포지션이 더 적합해 보인다고 판단했고, 필자에게 해당 팀들에 관심이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즉, 필자가 지원한 포지션은 다른 지원자와 새로이 진행을 할 예정이며, 필자의 이력에 더 적합한 포지션의 hiring manager에게 필자의 프로필과 test 및 interview 피드백 등을 전달하여 연결해 주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이미 최종 면접에서 검증된 지원자이니 별도의 불편한 인터뷰 과정은 없도록 지원해 주겠다고 하면서요.


뭐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일단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필자가 기대하던 결과가 아니라 사실 실망이 컸습니다. 일단 지원한 포지션으로 최종 오퍼를 받은 것이 아니었고, 유사 부서의 제안이 어떤 것인지, 새로운 hiring manager가 필자에게 오퍼를 줄 지도 당시로서는 미지수였기 때문입니다.



끝을 알 수 없는 머나먼 여정



필자는 중/고등학교 때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했던 경험도, 해외 교포도 아닌 남중-남고-군대-공대-건설사의 연속인 찬란한 삶을 살았던 토종 한국인입니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해당 포지션의 hiring manager는 필자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실질적으로 직접 같이 일을 하게 될 팀의 선임 manager가 85학번(그렇습니다, 사번이 아니라 학번입니다) 중년의 여성분이었는데, position 자체가 cross-function team들의 senior stakeholders 간의 communication과 coordination의 역할이 중요했던 지라 그 부분에서 아무래도 필자보다 좀 더 연륜이 있는 가능하면 european 지원자를 원했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


리크루터와의 전화 이후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한 상실의 순간이었지만, 그동안의 숱한 '귀하의 자질은 훌륭하나 한정된 채용 인원으로 인하여 금회 채용에서는 아쉽게도 기회를 드리지 못하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오며...'과 같은 불합격 통보 메일을 봐온 덕분에 어느 정도 회복 탄력성의 내공이 생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해외 채용의 경우 국내와 가장 다른 점은 유연성입니다. 즉, 비록 해당 포지션에서 고용 계약서 사인까지 연결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당 리크루터, hiring manager, company와의 인연이 영영 끝나는 것이 아니며, 언제 어떠한 인연으로 다시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후속 관리는 지속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는 허탈감을 느끼며 약간의 멍한 상태로 소파에 낙지처럼 널브러져 있다가, 일단 마음속의 실망감과 좌절감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생각하고자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1시간 정도 운동을 했습니다. 땀을 충분히 빼고 개운하게 샤워를 한 뒤, 재빠르게 후속 대책 전략 수립에 들어갔습니다.



돌파구를 찾아서



우선, hiring manager에게 다음과 같이 속마음과는 정반대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Dear (Hiring Manager),


I’m happy that Milan seems to be rejuvenating (Hiring Manager가 이탈리안이었고 필자는 인터뷰 당시에 밀라노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탈리아 코로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며 어떻게든 유대감을 연결해보고자 한 멘트입니다), and hope you and your family are well.


I’ve just got a phone call this morning from (Recruiter) with the news that they decided to progress with other candidates for the position of (Position name).


Even though I will not be able to join your team at this time, after comprehensive research into the team and position, during the application process, I really was pleased with the company's philosophies and the culturally diverse environment.


I still remember what you shared of your vision and goal during the interview, and really appreciate it. I will happily follow you and your team on LinkedIn or Amazon company website to see updates on any new openings as well as interesting articles I may enjoy.


Although I feel a bit sorry that you’ve given up the chance to work with me together, I’m sincerely grateful for giving me an opportunity to have an interview for the position. It was really glad to talk to you.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time and consideration.


Best regards,

필자 이름






그리고는, 이어서 Recruiter에게도 아래와 같이 메일을 보냈습니다.



Hi (Recruiter),


I think I even didn't say thank you enough on the phone call this morning since I was out of mind derived from unexpected news.


Even though I will not be able to join the team where I originally applied for at this time, after comprehensive research into the team and position, during the application process, I really was pleased with the company's philosophies and the culturally diverse environment.


I will happily follow you and company on LinkedIn or Company website to see updates on any new openings as well as interesting articles I may enjoy.


Although I feel a bit sorry that they’ve given up the chance to work with me together, I’m sincerely grateful for giving me an opportunity to have an interview for the position. It was really glad to talk to you.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time and consideration.

Stay safe!


Best regards,

필자 이름



머리가 복잡할 때 자주 찾던 필자의 집 근처 공원


그리곤 가족과 함께 코로나 이동 봉쇄령이 일부 풀린 기념으로 기분전환 겸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한 두어 시간 동안 푸르른 자연의 봄을 만끽하니 기분도 풀리고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와이프에게, 아무래도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를 했던 것도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배달 온 KFC 치킨과 함께 시원한 캔맥주와 함께 즐기니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래, 그 position은 나에게 맞는 자리가 아니었나 봐'라고 스스로 상한 마음을 위로하며, 잠깐의 낮잠을 청했습니다. 한 30분가량 겨우 잠들었을 때 즈음에 아들 녀석이 자고 있는 필자의 배 위에 올라와서 괴롭히면서 깨우더군요. 남의 속도 모르고.


마지못해 부스스한 얼굴로 슬쩍 핸드폰을 보니 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Amazon's opportunity - XXX position".




(.... 계속)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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