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인생을 계획해야 하는 건지
선수반을 지도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원장님께 가장 먼저 말씀을 드렸다. 나도 모르는 내 능력을 좋게 평가해 주셨던 너무나 감사한 분이다. 어떤 집단에 속하 건 간에 나를 좋게 봐 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것 자체로 힘이 나고 든든하다. 하물며, 한 회사의 수장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주셨다는 것은 나에게 감개무량한 일이리라.
시간이 빨리 지났음을 표현할 때 흔히 '~한 게 엊그제 같았는데'라고 한다. 정말 식상하지만, 이곳에 온 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서울시의 한 구를 대표하는 축구클럽답게 일이 정말 많았다. 지도하는 아이들도 많았고 상담하는 학부모님들도 많이 계셨다.
그래서 그럴까.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버렸다. 그 빠른 시간의 지남 속에서 놓친 것도 많고 놓치지 않으려고 애써서 잡았던 것도 많았던 듯하다.
처음 입사했을 때, '신입'으로서 회사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매일 2-3시간 전에 출근해서 청소를 하곤 했다. 내 담당 구역을 청소했고 또 지도안을 계획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1시간씩 시범 동작 등을 위해 개인연습을 진행했다. 시간의 힘은 강력한데, 이것들을 조금씩 조금씩 회사 직원분들이 알게 됐고 처음에는 경계하던 사람들도 서서히 나를 인정해 주었다.
나 같은 사람 (똑똑하지 않고 한 번에 일을 똑 부러지게 잘하지 않는)은 성실이 답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들 인정해 준다. 그래서 나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회상을 접어두고 이제 나아갈 목표를 생각했다.
축구 지도자를 구하는 선수반이 있는 클럽 등에 이력서를 넣었다. 가장 먼저 듣기로는 '대형면허'에 대한이야기였다. 물론, 비선출로서 전문스포츠지도자, 대한축구협회 자격증 등도 중요하지만 선수반이 있는 클럽에서는 기사를 따로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면허' 자격증을 소지한 코치를 채용한다고 들었다.
곧바로, 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계산상으로는 방학특강과 일정을 짜깁기 해서 1주일에 3일은 방학특강 수업을 오전 중 진행하고 또 주 2회는 대형면허 시험을 준비했다.
2월 말까지 업무를 종료한 후 퇴사할 예정이어서 1월이었는데 무언가 마읍이 급했다. 1월 안으로는 대형면허에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시험과 이것저것 해서 약 100만 원 정도의 비용도 들었다. 대형면허 연수를 시작하자마자 당황하게 된 것이 한둘이 아니다.
흔히, 아이들 차량으로 스타렉스를 모는데, 스타렉스도 가끔 차체가 길다고 느끼는데 대형버스는 비교도 안될 만큼 길었다.
'이 운전감을 어떻게 익히지?'
또 너무 많이 익숙해져 있는 '자동'운전 방법에서 '수동'으로 운전해야 한다고 한다.
첫날 첫 연수에서 계속 시동을 꺼먹었다.
하도 운전연수 선생님께 혼나다 보니 선생님께서도 어이가 없어서 웃으신다 ㅎㅎ
그래도 삶에서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는 것은 꽤나 반가운 일.
혼났지만 새로운 경험에 만족해하며 1월을 잘 보냈다.
그렇게 연수를 마치고 1월 중순 경. 시험을 치러야 했다. 약 30여 명 지원자 중 내가 1번이었다. 내가 장내운전시험을 보는 동안 다른 대기자들은 내가 운전하는 모습을 '가로기차'하면서 보고 있었다. 순조로운 듯하나 조금은 가빠르게 연속된 코스들을 통과해 나갔고 이제 1구간만 남기면 되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감점이라는 음성이 들렸다. 2단에서 3단으로 바꾸어야 하는 변속구간에서 감점이 발생한 것.
그리고 곧바로 시동도 꺼졌다. 연이은 감점으로 인해 탈락이 됐다.
너무 허탈했다. 딱 1 코스만 남았었는데..
아무래도 바로 다시 시험을 보면 또 떨어질 것 같다. 연습주행 1시간을 신청했다. 이제 어떻게 하면 합격을 하는지 모든 코스에서 다 확인을 했다.
2차 시험 당일. 시험장 도착.
이번에는 1번이 아니라 5번. 딱 좋았다.
드디어 내 차례.
첫 시작부터 5점 감점 메시지가 울렸다.
'진짜 안돼!!!!!! 이번에는 따야 계획대로 된다고!!!'
심기일전하고 운전 시험을 1차보다는 차분히 치러냈다.
95점으로 합격했다. 계획되로라면 1차에 합격을 하고 비용도 줄이고 그 시간에 다른 것도 해야 했는데 인생이 정말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그래도 합격했고 이력서에 한 줄 쓸게 생겼다.
축구가 아닌 것 때문에 집중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필요한 것을 2차 만에 따내서 다행이다. 이제 3월에 있을 대한축구협회 C급 자격증 신청을 기다려야 했다.
부원장님께 상황을 말씀드리고 다행히 1월 16일 14시에 C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
방해를 받으면 안 됐기에 사무실 밑에 편의점에 가서 10분 전부터 대기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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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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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4시 땅!
1 차수 평창에서 열리는 C급 지도자 강의를 신청했다.
결과는...
대기 55번을 받았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ㅠ_ㅠ
정말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계획대로라면 3월에 1 차수 C급 지도자 과정을 밟고 곧바로 취업해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나가려고 했는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25년 1월이다.
그래도 틀어지는 계획 속에서도 희망은 있고 가능성은 있겠지.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