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27.목요일
퇴근 직전의 이야기다. 벌써 7월도 끝나간다는 사실에 나는 속으로 '헉'하고 외쳤는데 그 소리가 그만 입 밖으로 튀어나와버리고 말았다. 사무실에는 나와 팀장님만 남아있었는데, 팀장님은 나의 "헉"하는 소리를 듣고 무슨 문제가 생긴 거냐고 물었다. 내가 '헉'을 하고 뒤이어 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끝마쳐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동시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아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실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사실에 "헉" 소리가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벌써 반년 다돼가죠. 시간와 에너지를 많이 썼죠. 이 프로젝트에"
라고 팀장님이 말한다. 이어서
"뭔가 남는 게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라고 하신다.
나는
"이미 뭔가가 남았을지도 모르겠는데요" 라고 이야기하였다. 나도 이미 뭔가 많이 배운 것 같고, 또 팀장님 역시 고생과 고민이 많으셨는데 하나하나 잘 해결해나가고있다는 점에서 한 말이다. 나는 팀장님이 나와 다른 팀원들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맡아 관리하시느라 많이 애쓰셨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헤어지기 직전에는 팀장님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다고도 말했다. 팀원에게 이런 피드백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팀장님이 이미 무언가를 많이 남긴 것이 아니겠느냐는 말과 함께...
이것은 과장이나 거짓이 아니었다. 실제로 팀장님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나는 행복하고,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