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아기'라는 뜻이야~
내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사랑 표현이 있는데
그것은
'준이는 엄마의 소중한 보석이야'
'민이는 엄마의 소중한 보석이야'
이 말이다.
만나고 헤어질 때, 포옹할 때도
내 기분대로 해놓고는 미안하다 사과할 때도
잠자리에서 깨어나서도
자주 쓰는 레퍼토리다.
그러다 보니 둘째 민이는 먼저 선수치기도 한다.
"엄마~ 나는 엄마의 소중한 보석이지?"
한 번은 준이가 화장실 불 켜달라는 민이에게
"너 겁났구나? 겁쟁이래요 겁쟁이래요~!"
하고 놀렸다. 민이는 큰소리로 맞대응했다.
"나 겁쟁이 아이거든! 소중한 보석이거든!"
요즘 내가 이사 준비로 마음이 분주하다.
장난감 방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뒤집어서
나누거나 버리거나 하고 있었다.
거래나 나눔에 포함된 '중간 절차', 거기에 쓸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한 나는 대부분 버려야겠다는 마음을 준비했다. 책장에 있던 책을 몽땅 꺼내놓자 책장에서 출처 모를 '공주 옷 입히기' 스티커가 나왔다. 아들들이라 별 관심 없겠지 생각한 나의 손을 거쳐 공주님들은 크~은 쓰레기봉투에 담기셨다. 그런데 잠시 왔다갔다하며 책을 분류하다 보니 민이가 그 난리 난 책더미 방에 엎드려 공주님 옷을 입혀주고 있었다. 청바지에 빨간 구두를 코디하고 목에 큰 리본도 달았다. 나는 손짓 몸짓으로 마루에 있는 남편을 불렀다. 이 천재 디자이너를 보라 이거였다. 남편은 가까이 와서 보고는 '오~~ '하고 돌아갔다.
자랑스러움과 쑥스러움이 절묘하게 섞인 표정의 민이는 수줍은지 내 품에 파고들었다. 나는 민이 궁디를 팡팡팡팡 치면서
"오구오구 내 새끼"
했다.
민이는
"엄마, 내가 왜 새끼야?"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민이
"응~ 엄마가 민이를 낳았으니 민이는 엄마 새끼지~!"
"아~"
하더니 하는 말이
"엄마 그럼 나는 보석 새끼네?"
보..보석 새.....끼........
남편과 나는 빵 터져버렸다.
근데 지금 잠자리에 들려다 생각해보니
민이는 어리둥절했을 거 같다.
귀엽고 웃겨서 그냥 꼭 안았다.
분위기로 보아 잘못한 건 아니라 생각했을 거 같기는 한데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다.
내일은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겠다.
아... 뇌리에 훅 들어왔다.
보석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