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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호영 Mar 11. 2024

아이슬란드에서 스노클링을?

빙하가 녹은 맑은 물에서 실프라 스노클링!





길리섬과 코타키나발루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멀미가 난 이후로, 바다에서 하는 체험은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실프라 스노클링'이라는 타이틀에서 느껴지는 매력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일렁이는 파도 없는 잔잔한 차가운 얼음물속을 유영할 수 있다니. 물고기 한 마리 살고 있지 않지만, 빙하가 녹은 물이니, 세상에서 가장 맑은 물이겠다. 물고기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스노클링을 하는 걸까 하는 질문은 넣어두시라. 시리도록 맑고 투명한 물속 바닥을 내려다보는 일이란, 마치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기분과 비슷할 테니까. 그만큼 설레고, 거침없고, 간혹 섬뜩하다.



아이슬란드는 화산섬이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화산활동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데, 그로 인해 지각변동 또 한 발생한다. 아이슬란드에는 두 개의 대륙판이 만나는 지점. 그러니까, 유라시아 대륙판과 북아메리카 대륙판이 맞닿은 지점이 있다. 싱벨리어 국립공원을 하이킹하면서 직접 두 대륙판을 걸어볼 수도 있지만, 실프라 스노클링을 하는 도중에는 물속에서 두 대륙판에 양손을 딛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의미 부여 아닌가 할 수 있겠지만 그 의미는 실로 엄청나다. 이 두 개의 지각판으로 인해 아이슬란드의 화산활동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빙하가 녹고, 화산이 폭발하며 아이슬란드 땅의 모양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물속에 있는 단단한 땅덩이 두 개를 손으로 집고 힘을 주어 양쪽으로 밀어 본다. 마음은 슈퍼맨 저리 가라지만, 땅덩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 순간 가이드는 수중 사진을 찍어주는데, 내 표정이 가관이다. 드라이슈트를 입으면 신기하게도 몸이 저절로 물에 뜨는데도 불구하고, 바닷속을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패닉이 올 수도 있다. 최대 100m 아래 물속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밑도 끝도 없는 투명한 물속에 얼굴을 집어넣고 있으면, 마치 높은 건물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둥둥 떠 있는 데에도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다. 숫자를 세어가며 리듬감 있게 호흡을 했다.


능숙한 가이드가 앞뒤에서 끌어주고 보호해 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혹시라도 불편한 기분이 들면 먼저 물밖으로 나올 수 있으니, 걱정은 깜깜한 물속으로 던져버리자. 드라이슈트가 체온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 주므로 빙하가 녹은 물이라도 생각보다 춥지도 않다.



일렁이는 파도는 없었지만, 물에 떠서 부유하는 내 몸에서는 멀미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다른 사람들은 더 못 즐겨서 아쉬울 시간이지만, 예민한 내 전정기관에 역시나 한계가 온 것 같다. 마지막 자유시간을 채 즐기지 못하고 먼저 뭍으로 나왔다. 드라이슈트 덕인지, 여름이라 그런지,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몽롱해졌다. 오리발을 옆구리에 끼고, 커다란 스노클링 장비를 벗은 채로 실프라의 투명한 얼음물을 바라보았다. 해가 닿는 곳에 윤슬이 빛나고 있었다. 반짝거리는 물의 표면 위로 가끔 새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잠시 숨을 고르며,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Silfra 스노클링은 4계절 가능해요. 겨울이나 여름이나 수온은 같아요.

യ 겨울에는 바깥 온도가 추우니, 수트 안에 따뜻하게 입어주면 좋아요.

യ 드라이수트 입을 때,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해요. 혼자 입다가 손톱으로 스크래치 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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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요시간 : 최대 3시간

· 최소 연령 : 만 12세

· 난이도 : 쉬움


★ 무료 고프로 수중 사진 전달

★ PADI 다이브마스터 가이드

★ 가이드 1인당 6인 한 정 소규모 그룹

★ 스노클링 전체 장비 포함

★ 드라이수트 (내부 옷 포함)

★ 투어 후 따뜻한 음료 및 쿠키 줍니다.


യ 해양생태계와 산호초에 유해한 자외선 차단 원료인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 옥토크릴렌 무첨가 선크림을 사용하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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