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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Sep 01. 2024

실패는 또 다른 기회를 준다

프롤로그


실패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모든 일이 생각하고 의도한 대로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삶이 그렇다. 내가 기획하고 시도한 일이 순조롭게 착착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삶은 얼마나 편하고, 재미있을까? 하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것보다,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성공으로 인한 기쁨보다, 실패로 인한 아픔이 더 많은 것이 삶이다. 특히, 기대가 큰 일이나 프로젝트의 경우, 실패하면 그에 따른 실망감이나 좌절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다가온다. 또 역사적으로 위대한 승리나 성공 뒤에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실패를 의도적으로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지아 장(Jia Jiang) ‘100일 거절 프로젝트’를 통해 100일 동안 황당한 부탁을 해서 일부러 거절을 당하고, 거절에 내성을 가지기 위해 자신을 단련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소한 부탁이나 간단한 권리조차도 거절에 따른 불편함이나, 심리적 상처가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극복하고자, 의도적으로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시도한 것이다. 그는 당시 원대한 꿈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의 20대 청년이었다. 미국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후 일반 사원으로 입사하여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가 꿈꾸던 삶 하고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삶을 위한 새로운 시도, 즉 하루에 한 번 거절 받기인 ‘100일 거절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그가 책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하는 거절 유형에는 황당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가 햄버거를 리필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음료는 리필되는데 왜 햄버거는 리필이 안되는 거냐며 의도적으로 요청한다. 당연히 거절당한다. 마트에 들어가 다짜고짜 창고를 보여달라고 하거나, 도넛가게에 들어가 메뉴에도 없는 모양의 도넛을 만들어 달라고 하거나, 호텔 로비에 가서 처음보는 경비원에게 100만 달러를 빌려 달라고 하는 등 황당한 거절 프로젝트를 일부러 시도한다. 하지만 모두 거절 당하지는 않는다. 도넛가게에서 요청한 올림픽 오륜기 모양의 도넛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그 당시 지아장의 ‘거절 프로젝트’에 자극을 받아 의도적 거절 프로젝트를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몇 번의 시도와 거절에서 오는 좌괴감으로 곧 중단하고 말았다. 지아장처럼 온갖 시련과 어려움 속에서도 100번의 시도와 반복되는 거절을 실행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실패를 계획하는 이유는 그래야 좀 더 용감하게 시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은 필요하지만, 고민만으로는 답이 나오질 않는다. 모든 일에는 여러 번에 걸친 '작은 실험'들이 꼭 필요하다. 나는 지금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실패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려한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선택에 따른 실패는 모두에게 상실감과 아픔으로 다가온다. 작든 크든 실패에서 오는 상실감을 몇 번 겪다보면, 선택과 시도에 대해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의지마저 꺽여버리고,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무기력에 빠진다.    


따라서, 의도된 실패를 기획하여 실패에 대한 내성을 키워 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실패를 딛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실패로부터 배움이 없이 상처로 남으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갈 수 있다. 따라서 시도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로부터 배우려는 자세만 있다면 ‘계획한 실패’는 우리에게 최선의 성공전략이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실패를 기록하기로 했다. 기록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믿는다. 실패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변명하고, 숨기려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예시당초 시도하지 않았다면, 실패도 없었고, 상실감이나 괴로움도 없었다. 선택과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내 삶의 목표가 된 이후, 나는 꾸준하게 결정하고 시도해 왔다. 때로는 후회하고, 자책하며, 좌절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새로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패에 대한 내성이 조금씩 쌓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성장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도전할 때는 한 발짝 앞서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선택을 좀 더 적극적이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가는 일이 예상대로 잘 풀려갈 때 나타나지 않는다. 반대로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해나가는지를 통해 진정한 마음가짐이 드러난다.      

스탠퍼드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캐럴 드웩은 그의 책 ‘마인드셋’에서 정치학자 벤저민 바버의 말을 인용한다.     

세상은 강자와 약자, 또는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배우려는 자와 배우지 않으려는 자로 나뉠 뿐이다.    

 

어떤 시도는 실패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러한 시도는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 실패 자체가 성공이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실패가 있기에 한 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성공을 정의하기를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삶이 그러했다. 나는 살아오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항상 과감하게 결정하고, 후회하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큰 성공은 없었지만, 분명 나 스스로는 성장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선택에 대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잘 준비되고, 계획했던 일조차 실패하는 것을 보고 점점 용기를 잃기 시작했다.


그래서 실패를 의도적으로 기획하려고 한다. 실패를 즐기며 내성을 키우면 선택에 대한 두려움과 주저함은 줄어들 것이다. 선택하는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분명히 성장하는 모습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성장을 멈추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패는 또 다른 기회를 준다'는 신념을 믿는 이상 나의 선택과 도전은 진행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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