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며
리빌드(Rebuild) 혹은 리빌딩(Rebuilding)은 원래 스포츠업계에서 흔히 쓰는 용어로 ‘망가진 것을 다시 세우다’라는 의미입니다. 팀이 침체기를 겪고 있을 때 여러 부분을 재정비해 다시 우승 경쟁력을 지닌 팀으로 만드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우리의 리빌딩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망가진 마음, 망가진 육체, 망가진 정신을 다시 리빌딩하는 데 써야 합니다.
- 리빌더 / 세라 테이트 -
더는 중요하지 않은 결정에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지하게 나의 인생을 계획하고 꾸려나가 보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멋진 순간을 느낄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고민하고 멋진 인생 계획을 세울 때가 되었습니다. 용감하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노력하되, 무의미한 것에 노력을 허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다 보면 그 노력은 허무한 환상으로 끝날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합니다. 온화한 봄이 가고 무더운 여름이 오듯이, 자연은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고, 인간도 나이에 따라 하루하루가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작이 있듯이 끝이 있습니다. 학교에 입학을 하면 졸업이 있듯이, 직장도 입사가 있으면 퇴사가 있고, 어느덧 나이가 들면 일선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는 때가 옵니다. 지구와 인류 역사에 있어 한 사람의 인생은 찰나이지만, 개인 삶으로 보면 짧지 않은 세월입니다. 요즘처럼 과학과 의술의 발달로 100세를 누리는 삶에 있어서는 더더욱 짧지 않으며, 수많은 변화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어차피 인생 이모작이든 삼모작이든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설계할 거라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속적인 옷을 입고 남이 원하는 삶, 남을 위한 삶,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을 했다면,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 나를 위한 삶, 내가 스스로 시켜서 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두려울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하고, 해보지 않은 일을 해야 하고, 내가 좋아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가족과 부모, 형제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다면, 이제야 말로 내가 원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남은 삶은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삶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생계를 위한 투쟁을 더 해야 하는 고달픈 삶이란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어차피 우리는 제2의 인생을 위해 재설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설계의 목적이 나누고 베푸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일의 양이나 강도도 줄이고, 돈의 벌이나 쓰임새도 줄이고, 주변에 만나는 사람이나 친구들의 숫자와 횟수도 줄이고, 남과 더불어 어울리는 시간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나의 성공과 명예를 위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남의 어려움과 고통을 덜어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돈벌이와 쓰임새를 줄어야 합니다. 청빈(Small Life)한 삶을 살면 작은 것과 적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게 되며, 만나는 사람을 줄이고,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때서야 비로소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나는 채우는 것에 급급했습니다. 지식과 학문을 채우고, 욕심을 채우고, 일상을 일로 채우고, 주변을 사람으로 채우고,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온갖 것들로 나와 내 주변을 채우는 것으로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남은 삶은 비우고 나누는 삶으로 바꾸려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도 아니고, 내가 이미 충분히 채워서도 아닙니다. 아직도 나는 채워야 할 것이 많고, 가지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채우는 삶은 덧없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 의미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서로 돕고 채우며 같이 더불어 잘 살아가는 즐거움과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 모두 각자 원하는 삶이 있습니다. 은퇴와 퇴직은 삶의 가장 평등한 경험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고 모두가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은퇴를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고 도망치고 때로는 없었던 척하는 대신, 그동안의 경험을 최대한 잘 활용해 새로운 삶을 리빌딩 해보는 시작점으로 삼으면 됩니다. 우리는 완전히 패배한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 새로운 삶, 진정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삶이 시련을 주면 더 높은 이상을 품고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차분하게 설계하고자 하면, 그동안 가져왔던 관념이나 욕심이 아닌 진정한 나만의 가치와 관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하나하나 새로 만들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몇 달, 몇 년, 때로는 평생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과정 중에서 실패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실패는 크고, 어떤 실패는 사소하며, 심지어 어떤 실패는 처음에는 눈치채지도 못할 수 있습니다. 실패의 상황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생각지 못한 변화, 불안정, 정신적 충격, 스트레스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리빌딩할 때는 작고 적은 것부터 해야 합니다.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작은 것에 집중하고, 스스로와 타인을 배려해야 합니다. 결코 삶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젊을 때는 혈기도 왕성하고, 체력도 뒷받침이 되어, 왠만한 실패나 좌절에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사소한 실패나 좌절에도 힘들어 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우군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 무엇보다 가족의 격려와 지원이 중요하고,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남은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깊은 신뢰를 가지고 같이 일을 도모할 수 있는 끈끈한 관계가 중요합니다. 또한 관계에 있어서는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 약간의 손해를 본다는 심정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본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눈 앞에 이익이 커지면 쉽게 상대방을 배신할 수 있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부터 욕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무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손해를 본다는 각오로 새롭게 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성장은 좀처럼 직선형으로 뻗어가지 않으므로 역경을 만나더라도 결코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은 누구 한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더불어 같이 잘 사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또한 선택은 노력보다 중요합니다. 현실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하는 것은 목표 실현의 첫걸음입니다. 만약 그동안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일해 왔다면, 지금 당장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에게 물어보길 바랍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지?’ 명확한 방향 없이 그저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언젠가 굳은 의지마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목표를 정하는 보다 가려는 방향을 명확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세상은 넓고, 이 넓은 세상에는 다양한 사회 집단이 있습니다. 일부러 특정 사회 집단에 융화되려고 애쓰지 말고, 나와 맞지 않는 집단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기보단, 그 시간에 자신을 단련해서 그들이 나를 찾아오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일이 원하는 대로 술술 풀리지 않다 하더라도 당황하거나 실망할 필요 없습니다. 돈이나 일이나 권력이나 사람이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궁하여 다가가려하면 멀어지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밀고 당기며 스스로 나에게 다가오도록 수련하고 단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뒤로 물러나면 새로운 지형이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가보지 않은 영토에 발을 딛게 됩니다. 낯선 길을 따라 가본 적 없는 목적지로 향하고 출발점에서는 보이지조차 않는 정상을 향하게 됩니다. 삶에 있어서 완벽한 지도는 없습니다. 정확한 경로를 제시해주는 지도도 없고, 심지어 길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길을 개척해가면서 조금씩 직접 길을 뚫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길을 나서는데 사실 지도는 필요 없습니다. 제대로 된 길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가늠해주는 나침반만 있으면 됩니다. 삶에 있어서 나침반은 책이 되기도 하고, 네이버같은 검색 엔진이 되기도 하며, 가까운 친구나 주변의 멘토가 되기도 합니다. 두렵지만 새롭게 나의 길을 찾아 가려는 이유는 주변에 이런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찾은, 내가 만든 수많은 조력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더불어 잘 살아보려는 욕심으로 이 글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