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어린이에 대한 생각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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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다문화 가정에 대해 혐오 섞인 글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글은 다문화 가정 아동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는 한 현직 교사가 쓴 것이었고, 댓글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었다. 학급에서 다문화 가정 어린이를 직접 지도해 본 경험이 있고, 2년간 다문화 특별학급을 맡았던 나로서는 참으로 불편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만난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은 그 글에서 묘사된 모습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일본,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을 만나왔다. 많은 이들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그 아이들은 지능이 낮거나 사회성, 위생 관념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식의 단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중 언어를 구사하고, 선한 성품을 지녔으며, 외국인 친구가 많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장점을 갖춘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한 베트남 출신 1학년 여학생은 젊고 감각 있는 어머니의 영향 덕분인지 항상 예쁘고 세련된 옷차림으로 교실에 오곤 했다. 그 아이는 엄마와 함께 스티커로 노트를 꾸미고, 재미있는 책을 읽으며, 동생과도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자랑하곤 했다. 몽골 출신의 한 5학년 여학생에게 “게르에서 살았니?”라고 묻자, 자신은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아파트에 산다며, 몽골의 울란바토르와 한국의 서울이 비슷하다고 말해 나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남매는 인성이 바르고 수업 태도도 모범적이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특히 운동에 재능이 있어 수영 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벨라루스 출신의 한 어린이는 나와 만나기 2년 전 이중 언어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었고, 수업 시간에도 러시아어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내곤 했다.


이처럼 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만나며,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과 재능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교사인 내가 이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이끌어 주느냐에 따라 그들의 미래 또한 달라질 수 있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이 즐겁고 충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다행히 학부모님들도 이에 협조적이었다.


물론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사고방식에 차이를 보이는 학부모님들도 있었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다루는 것처럼 다문화 가정이 특별히 부정적이거나 문제적인 존재로 비춰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한국의 일반 가정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사랑하고, 교육을 걱정하며,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성실히 살아가고 있었다.


조금 어려운 아이를 만난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그 아이가 다문화 가정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그 나이대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특성이거나, 부모님의 성향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사실 그런 어려움은 일반 가정 아이들과의 지도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꼈던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을 갖고 바라보기보다, 열린 시각과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포용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교육 환경 속에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마음껏 꿈꾸고 성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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