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덕분에 시내 중심에 살면서도 외곽의 작은 학교로 다니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우리 반 학생 10명 중 9명이 그런 경우이다. 대도시는 아니지만, 중소도시 읍내에서 면 단위에 있는 우리 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작은 학교의 장점은 꽤 많다. 6년 동안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고, 전교생을 거의 다 알게 되며, 방과 후 수업은 무료로 제공되고 스쿨버스를 이용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다.
올해 우리 학교는 체험학습만 해도 네 번이나 다녀왔고, 앞으로 한 번이 더 남아 있다. 학예회와 같은 큰 행사도 큰 학교에서는 1년에 한 번 정도 열리겠지만, 우리는 1학기에만 두 번을 치렀다. 학생 자율 동아리도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되며, 학급이나 학생 개개인의 소식도 빠르게 공유되어 소통이 원활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만약 어떤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다면 매년 같은 학급에서 계속 마주쳐야 하므로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교육과정이 많다 보니 일부 학생들은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학생 자치회의 교육과정 반성회나 교사와의 소통을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우리 학교는 교장 선생님께서도 이러한 의견 수렴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신다.
나도 이전에는 큰 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 큰 학교 나름대로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동학년 체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교육과정 협의나 교재 연구가 협력적으로 이루어지고, 학급당 학생 수가 많아 다양한 성격과 문화를 가진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또한, 시내에 위치한 덕분에 도시 생활의 편리함도 누릴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보면, 큰 학교와 작은 학교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서로 다른 특성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세련된 도시 생활을 즐기고 싶고, 다양한 활동 속에서 자극을 받고 싶다면 큰 학교가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구성원 간의 친밀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면 작은 학교가 더 어울릴 것이다. 다만, 도시의 구도심에도 작은 학교가 있을 수 있고, 시골의 중심지에 큰 학교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큰 학교냐 작은 학교냐가 아니라, 내가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곳, 나에게 잘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다. 지금 나로서는 작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현재가 참 만족스럽다. 특히 올 1학기에는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었는데, 바로 우리 학교 트리 하우스에 산비둘기가 날아와 알을 낳았던 것이다. 전교생과 교장 선생님, 선생님들 모두가 함께 그 알이 부화하고 새끼가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웠다. 그리고 마침내 산새가 되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 이보다 더 살아 있는 생명 존중 교육이 있을까? 아이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린이는 그 나이대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세계를 보장받아야 한다. 사실 큰 학교는 경쟁이 심하고, 좁은 교실 안에 많은 아이들이 밀집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작은 학교는 구성원 간의 연대감이 강하고, 교사 한 명이 한 아이에게 쏟을 수 있는 관심도 훨씬 많다.
물론 어떤 선택이든 장단점은 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특히 어린 시절일수록 작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숲 유치원에 비싼 돈을 들여보내는 도시의 학부모들도 있을 정도니, 자연 친화적인 작은 학교에서의 생활은 비용 부담도 없고 교육 효과도 크다.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