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무지개가 뜰 때
슬픔 한 스푼
띵동. 슬픔 한 상자를 배달 완료했습니다.
“이렇게 슬픔이란 게 택배처럼 배달되는 거라면 얼마나 좋아. 싫으면 반송할 수도 있고 폐기할 수도 있고 말이야. 슬픔을 가슴 안에 담고 사는 건 너무 힘들어.”
주홍이가 말했다. 그러자 파랑도 대답했다.
“맞아. 나도 그래. 내 가슴속에 눈물이 대서양만큼 차올라서 내 온몸은 온통 푸른빛이야.”
이에 질세라 검정이도 대답했다.
“말도 마. 너희는 고운 빛깔이라도 담고 있지. 나는 온통 그 누구에게도 내보일 수 없는 먹구름과 암흑으로 가득하다고. 속이 썩어 문드러져가.”
셋은 각자 한 마디씩 하고 고개를 푹 숙이며 눈물방울을 떨구었다.
그럴 때 분홍이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주홍아, 파랑아, 검정아. 너무 슬퍼하지 마! 살다 보면 원치 않는 슬픔이 우리에게 배달될 때도, 눈물을 한바탕 쏟아야 할 때도 있고 온통 세상이 어둠의 터널에 갇힌 것처럼 막막할 때도 있어. 하지만 그럴 때 시련과 고난 끝에는 장밋빛 인생이 기다릴 수도 있다는 걸 떠올려봐.”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셋은 일제히 되물었다.
“그건 모두가 서로의 슬픔 한 스푼씩 덜어주면 되지 않을까? 십시일반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주면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거야.”
그러자 검정이가 말했다.
“하지만 약한 마음을 파고들어 더 나쁜 짓을 하는 인간들도 있다고!”
주홍이고 말했다.
“배신을 밥 먹듯이 하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들 말이지.”
파랑이도 말했다.
“맞아. 세상엔 좋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니깐.”
이에 분홍이는 온화한 미소로 대답했다.
“그런 사람들까지 모두 품으라는 뜻은 아니야. 다만, 우리는 서로의 슬픔과 아픔을 덜어주며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기만 하면 돼. 그럼 그런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 거야.”
주홍이, 파랑이, 검정이는 분홍이의 말을 듣고 가슴속에 쌓인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이윽고 넷은 한 무리의 무지개가 되어 지상을 비췄다. 지상의 사람들은 무지개를 보면서 자신들의 슬픔 한 스푼이 덜어지는 기분을 느꼈고 좀 더 관대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