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쓰는 일곱 번째 편지
옅은 갈색으로 그을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단단하고 강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가만히
자신만의 자리를 지킬 것만 같습니다.
얼마나 단단한지 손으로 탁 잡아봅니다.
옅은 갈색의 껍질이 산산히 깨어집니다.
그냥 바라보고
그냥 확신하는 선택의
무게감을 깨닫습니다.
단단해도 깨질 수 있고
단단해 보여도 단단하지 않을 수 있고
단단함 사이에 금이 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깨진 껍질 사이로 흐르는 모습을 보며
한동안 가만히 내 마음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