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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Oct 29. 2022

시:] 짝사랑

시로 쓰는 열여덟 번째 편지


둘이 함께하는 이야기에는

재잘대는 입술의 양 끝이

끝날 줄 모르는 줄다리기를 하고,

행복이라는 이름의 솜사탕이

마음에 두둥실 떠다니지 않을까요.

간질간질한데 자꾸만 눈꼬리가 동글해지는

예쁜 기분이지 않을까요.

 

이따금 마음에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하겠지만

둘이 함께하는 어려움이라면 덜 외롭지 않을까요.

 

한번 상상해봅니다.

혼자 하는 사랑을 껴안고

한번 상상해봅니다.

 

제 마음에 쓰여진 이야기에는 슬픔이 자주 찾아옵니다.

입술을 떼어 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밖으로 떠나지 못하고

턱밑까지 차오른 벅찬 마음이 밖으로 떠나지 못하고

눈동자의 촉촉한 물기만 계속 쌓여갑니다.

처음에는 얼굴로 흘러내린 물기를 닦기에 바빴는데

이제는 혼자 하는 이야기가 익숙해진 듯합니다.

 

눈물도 말라버렸고 슬픔도 친근해졌습니다.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스며들었는데

껴안고 있는 외로운 마음만은

헤아릴 수 없이 자꾸만 부풀어 올라

안아 주기도 벅찰만큼 커져버렸습니다.

 

터뜨려서 깨끗해지고 싶은데 터뜨려지지 않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숙제가

제 마음 속에 가득 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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