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영 Oct 28. 2022

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시로 쓰는 열일곱 번째 편지


부지런한 꽃들이 날씨에 맞는 옷으로 예쁘게 차려 입고

봄기운 햇살 아래 웃음을 활짝 피우고 있습니다.

지나가던 무표정의 사람이

무심코 마주한 꽃을 보고

눈웃음을 살짝 짓습니다.

순간을 특별하게 해주는 봄이 되면 참 좋겠다.

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푸르른 나무들이 가득

여름이 도착한 소식을 퍼뜨리니

여기저기 귀여운 새들이 나뭇가지 사이로

부드러운 노래를 부르고 예쁜 춤을 춥니다.

지나가던 엄마와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미소를 짓고 반가운 인사를 건네느라

한순간 밝은 분위기를 뿜어냅니다.

여름이 되면 참 좋겠다.

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섯 손가락 곱게 물든 단풍나무가

이곳저곳 빨갛게.

동그랗게 말아 쥔 손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이곳저곳 노랗게.

탐스러운 과일과

곡선 자태를 예쁘게 뽐내는 벼들과

높다란 하늘과

살랑이는 바람 사이로 날으는 고추잠자리까지

풍성한 계절 속에 웃음 짓는 사람이 한가득 보입니다.

가을을 닮으면 참 좋겠다.

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서운 바람과 앙상한 주변을 감싸듯

하이얀 눈송이가 조용히 내려앉습니다.

차가운 발에 신나서 뛰어노는 강쥐가 웃음 짓고

하얗게 변한 세상에 발자욱을 뽀드득뽀드득 남기며

동심 가득 천진난만하게 웃는 아이들도 보입니다.

하이얀 겨울이 되면 참 좋겠다.

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묵묵히 기쁨을 전해 주는 존재들을

소중한 나의 자리에서 바라보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소란스럽지 않은 마음 가득 편안함을. 

동그란 얼굴 가득 기분 좋은 미소를.

전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