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쓰는 열다섯 번째 편지
밤이 찾아오고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올 때
내 마음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옵니다.
해가 하늘 높이 떠오르는 아침은
어김없이 찾아올 텐데
휘청거리는 마음을 숨기고
새로운 하루를 견뎌내야 할 텐데
희로애락의 어느 순간이 찾아오게 될지
알 수 없는 시간들을 생각하며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표정이 되어
수만 가지 생각을 세어 봅니다.
오늘의 밤이 더 길까요.
내일의 낮이 더 길까요.
어차피 결과는 지금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벌써부터
결과를 예측하고 오차를 가늠해 보느라
쉬어야 할 눈이 빨갛게 물이 들도록
자꾸만 귀찮게 합니다.
머리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청개구리같은 내가 참 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