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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진 Jul 29. 2024

과학을 보다

가벼운 호기심에 대한 진지한 답변

최근들어 각종 미디어에 과학 분야 전문가들이 자주 출연하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그 비율이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내 기억 속의 어린 시절에는 꽤 많은 과학자들이 TV에 나와서 친숙한 이미지로 과학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국민학교 때 우리 반 아이들의 꿈도 절반은 과학자였던 것 같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 나오던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대명사' 김정만 박사님(?), '새박사' 윤무부 교수님, 일요일일요일밤에 몰래카메라가 준비한 외계인에 속아넘어가던 순수한 모습의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님 등이 방송에서 재미있게 과학 이야기를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과학 이야기가 TV의 주요 콘텐츠에서 밀려난 느낌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유튜브 시대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미디어에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른바 ‘과학 유튜버'들이 큰 인기를 얻는 새로운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다양한 콘텐츠가 누적되면서 패널로 출연하여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시는 '박사님’들도 인지도를 얻어가며, 아주 어려운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해주는 기회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맥락에서 과학 유튜버와 과학자들이 만들어가는 유튜브 콘텐츠를 글로 엮어낸 책이다.


어른이 되어 정신없이 살다보니 근본적인 호기심, 철학적 질문은 웬만해서는 하지 않게 된다. 눈 앞의 일을 해내는 것만해도 벅찬데, 왜라고 따져물을 수 있는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내 앞에 해결해야 될 과제가 나타났을때,  "왜?"라는 근본적인 물음보다는 "일단 눈 앞의 일을 해결한다!!"는 사고가 우선하는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그렇게 사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억지로라도 책을 읽으며 생각을 해보고자 시도하는 중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어렸을 때 궁금했던 것들이 갑자기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과학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학문이고, 그래서 어린 아이들이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나이가 들어 자녀를 낳고 부모가 되면 한 동안 가지 않던 곳에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동물원이다. 20대에는 더 재미있는 일에 빠져 사느라, 직업이라는 인생의 중대 과제를 준비하느라 동물원은 잊고 살게 된다. 그러다가, 자녀와 함께 동물원에 가는 순간 "아! 동물원이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 곳이구나!!"를 다시 깨닫게 된다. 아빠들이 자녀들보다 더 동물원에 열광하는 재미있는 현상도 자주 발견된다. 아재들이 '디스커버리 채널'을 좋아하는 이유도, '나는 자연인이다'를 멍때리며 시청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이 책은 밤 하늘의 별 이야기, 즉 '천문학'을 주제로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잘 몰랐던 부분이 하나 있는데, 천문학과 '물리학'이 그 맥을 같이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우주를 이야기하면서 끊임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물리학이다. 물리학, 고개가 절로 저어지는 답답하고 재미없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 재미없는 물리학을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 풀어놓으니 나름 재미가 있었다. 매사에 진지하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야기만 한다면 너무나도 재미없는 '노잼' 인간이라는 평가를 받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 즉 유튜브 콘텐츠 출연자들은 과학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한다. 그래서 이 두꺼운 책을 한 번에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를 풀어주는 과학자는 세 명이다. 일단 천문학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김범준 교수와 과학유튜버 우주먼지(지웅배) 두 사람이다. 우주먼지라는 유튜버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지만, 김범준 교수는 사진을 보니 TV의 다른 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오던 분이었다. 우주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을 그냥 알고 지내던 동네 형이 재미있게 이야기해주는 느낌이었다.


https://namu.wiki/w/%EA%B9%80%EB%B2%94%EC%A4%80(%EA%B5%90%EC%88%98)


https://namu.wiki/w/%EC%A7%80%EC%9B%85%EB%B0%B0


핵폭탄 이야기를 해주는 과학자는 서균렬 교수인데, 전공이 원자핵공학이다. 그냥 물리학을 이야기한다면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아재들이 열광하는 핵폭탄 이야기를 우주 이야기 속에 녹여서 풀어내니 아주 재미있었다. 검색해보니, 후쿠시마 원전 관련된 의견 등으로 인하여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 빨려들어간 분으로 보이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https://namu.wiki/w/%EC%84%9C%EA%B7%A0%EB%A0%AC


아무도 없는 늦은 밤 모두 잠 든 시각에 TV를 켜면 아무 생각없이 빠져드는 채널들이 있다. 내 경우에는 옛날 영화를 틀어주는 채널과 더불어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다큐멘터리 채널이 그런 채널이다. 다큐멘터리 콘텐츠는 사람들의 순수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아주 비과학적인 나같은 사람이 넋을 놓고 볼 수 있는 과학 콘텐츠라면 아주 잘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주 오랫만에 과학을 주제로 하는 재미있는 책을 읽었더니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의 2권도 있다고 하는데 기대감이 생긴다.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이 아니라서 추천하는 문장을 쓰기가 어렵다. 이 책의 목차를 정리하는 것으로 추천의 내용을 대신한다.




과학을 보다 1권 목차


PART 1. 신비한 우주의 수수께끼

  1   우주는 얼마나 클까?

  2   우주가 계속 팽창해도 우리 태양계는 안전할까?

  3   우주인은 몇 명이나 될까?

  4   우주로 올라간 동물은 어떻게 됐을까?

  5   어디서부터 우주 공간이라 할 수 있을까?

  6   왜 발사 73초 만에 우주왕복선이 폭발했을까?

  7   저 멀리 별이 보내는 빛도 지구에 도착할까?

  8   우주에는 시작점이 있을까?

  9   아인슈타인은 빅뱅 이론을 인정했을까?

10   스티븐 호킹이 성인잡지를 걸고 내기를 벌인 이유는?

11   빅뱅은 어디서 일어난 걸까?

12   우주를 잉태한 씨앗은 무엇일까?

13   달나라까지 인간이 어떻게 간 걸까?

14   달처럼 거대한 천체가 어떻게 지구에 붙잡혀 위성이 되었을까?

15   떠오르는 달은 왜 더 커 보일까?

16   메말라 보이는 달에도 과연 물이 있을까?

17   멀어지는 달을 지구 가까이 당길 수 있을까?

18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성능은 얼마나 뛰어날까?

19   외계인은 정말 있을까?

20   왜 토성만 아름다운 고리를 뽐내는 행성이 됐을까?

21   소행성이 지구로 날아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2   인류는 정말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을까?

23   우주를 더 많이 알려면 천문학과 물리학 중 무엇이 더 필요할까?


PART 2. 과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1   공간 이동은 실제로 가능할까?

  2   SF영화에 나오는 기술 중 실제 가능한 건 뭘까?

  3   왜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 사람이 질까?

  4   80의 사우나에서 사람이 어떻게 버틸까?

  5   깃털과 망치가 정말 동시에 떨어질까?

  6   우리는 혹시 시뮬레이션 세상을 사는 건 아닐까?

  7   금을 만들 수 있을까?

  8   정말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불러올까?

  9   〈테넷〉의 ‘인버전’은 과학적으로 가능할까?

10   불도 무게가 있을까?

11   인류는 얼마나 빨라질 수 있을까?

12   빛보다 빠른 건 정말 없을까?

13   빛의 속도를 어떻게 측정했을까?

14   빛은 질량이 없는데 어떻게 뜨거울까?

15   최초에 빛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16   태풍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17   아틀란티스 대륙은 실제로 존재했을까?

18   지구의 기후를 인간이 바꿨을까?

19   운석 충돌로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을까?

20   AI는 인류의 적이 될까, 친구가 될까?

21   무한동력은 정말 불가능할까?

22   초전도체는 얼마나 대단한 물질일까?


PART 3. 그것이 알고 싶다! 원자력과 핵폭탄

  1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폭탄은 무엇일까?

  2   비키니는 원래부터 수영복 이름이었을까?

  3   지구의 바다는 이미 방사능에 오염된 건 아닐까?

  4   오펜하이머는 정말 소련의 간첩이었을까?

  5   핵폭탄이 그토록 강력한 이유는 뭘까?

  6   핵분열과 핵융합은 뭐가 다를까?

  7   인간이 방사능에 내성을 가질 수 있을까?

  8   핵폭탄이 서울 한복판에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9   정말 우주에서 핵실험을 했을까?

10   북한은 어떻게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국이 됐을까?

11   우리나라는 핵무기를 만들 기술이 있을까?


PART 4. 과학자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1   과학에는 왜 음모론이 많을까?

  2   지금 과학자들은 무엇이 궁금할까?

  3   과학자들은 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어려워할까?

  4   물리학자가 태양계를 걱정하는 이유는 뭘까?

  5   과학자들은 왜 아직도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를 모를까?

  6   18세기 괴짜 과학자는 지구의 무게를 어떻게 측정했을까?

  7   다가오는 메타버스 세상, 과학자는 무엇을 걱정할까?

  8   핵 과학자는 왜 백두산을 걱정할까?

  9   물리학자가 생각하는 우주의 가장 큰 신비는 뭘까?

10   과학자도 신기한 물질이 있을까?

11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과학자를 꼽으라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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