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분야도 재미있을 수 있구나
'과학을 보다' 1권을 읽으면서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궁금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드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기보다는, 필요한 정보만 찾아서 보는 일이 많다보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과학을 보다'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직접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글로 정리된 내용을 읽기만 해도 어떤 콘텐츠일지는 정확하게 느껴졌다.
과학을 보다 2권은 천문학과 물리학 이야기였던 1권에서, 생명과학과 천문학을 버무리는 방향으로 내용이 확장된다.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 분은 아니지만, 김응빈 교수님이라는 분도 분명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는 과학자라고 느껴졌다. 1권에 이어 2권을 연속하여 읽다보니, 과학자들은 정말 거추장 스러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 느낌이 강하다. 인과 관계와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간결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저자들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아마도, 사람들의 호기심 그 자체를 무시하지 않기 때문에 눈 높이로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kimyesbio
과학을 보다 2권 역시 1권 못지않게 재미있었다. 생명을 주제로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을 이 책에서는 비교적 간결하게 이야기하였다. 다른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학자들 역시 '알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과학적 근거에 의해 도출된 결론이 없으니 아니라고 말 하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생명의 근원을 이야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우주 이야기로 넘어가는 책의 구성이었다. 모든 과학의 끝은 우주로 모인다더니 그 말이 맞는 듯 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몇 가지와 목차를 요약하며 이 책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발휘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의 크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최종적으로 지구상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호모 사피엔스, 즉 인간입니다. 최근에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발표됐는데, 온갖 동물이 모여드는 남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의 물웅덩이에 스피커를 설치한 뒤, 사람 말소리와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려줬더니 동물들이 사람 말소리에 40% 더 빠르게 반응하며 도망갔습니다. 어렵게 사냥한 먹이를 물고 가던 표범은 사람 말소리가 들리자마자 먹이를 포기하고 꽁지가 빠지게 도망쳤습니다. 거대한 덩치의 코끼리도 사자 소리에는 오히려 스피커에 달려들어 망가뜨렸지만 사람 말소리에는 서둘러 도망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찍혔죠.
https://youtube.com/shorts/vTgcoY1OAtk?si=fe4bMz3Dldo9A_W6
벼룩 같은 경우도 재미있는데요. 벼룩이든 사람이든 코끼리든 당나귀든 대부분 생명체가 높이뛰기 할 수 있는 평균 최대치가 60㎝ 정도로 거의 비슷하다고 해요. 그런데 벼룩은 작으니까 사람 기준으로는 엄청난 고층 빌딩을 뛰어넘는 점프력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놀라는 거죠. 이것도 설명이 가능한 현상인데요. 어떤 생명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는 몸의 질량에 비례해요. 자기 몸이 가진 근육의 총량이 내는 에너지로 처음 뛰어오르면 이 생명체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할 때에는 처음 근육이 공급한 에너지가 모두 중력에 의한 퍼텐셜에너지(위치에너지)로 전환됩니다. 그런데 또 이 퍼텐셜에너지 역시 몸의 질량에 비례해요. 몸이 공급한 에너지가 가장 높이 있을 때의 중력에 의한 퍼텐셜에너지와 같아야 한다는 것을 식으로 적으면 양변에 몸의 질량이 똑같이 있어서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근육이 제공하는 에너지를 여러 동물이 만들어낸다면, 작은 곤충이든 큰 코끼리든 높이뛰기의 최대높이는 그리 다르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죠. 실제로도 그렇고요.
과학을 보다 2권 목차
Part I. 놀라운 생명의 신비
1 오래 사는 생물의 특징은 무엇일까?
2 미국에서는 똥만 싸도 돈을 벌 수 있다는데 사실일까?
3 모기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4 바퀴벌레는 왜 그토록 생명력이 강할까?
5 우주 최강의 생명체는 누구일까?
6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7 거미는 어떻게 집 짓는 방법을 아는 걸까?
8 식물이 듣고 말할 수 있다고?
9 버섯은 정말 곰팡이일까?
10 고대 바이러스가 깨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11 무시무시한 미생물이 있다?
12 빈대는 왜 다시 나타났을까?
13 몸집이 큰 동물은 왜 느리게 움직일까?
14 가장 힘이 센 동물은 무엇일까?
15 바다가 모든 생명체의 기원이라고?
16 생명의 씨앗은 우주에서 날아왔다?
Part II. 신기하고 쓸모 있는 내 몸 이야기
1 1kg 먹으면 몸무게도 1kg 늘어날까?
2 좀비가 실제로 존재할까?
3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있다, 없다?
4 한 알만 먹어도 배부른 알약이 있다면?
5 인간은 왜 오른손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됐을까?
6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는 실험을 했다고?
7 인류 역사상 가장 무서운 전염병은?
8 감기는 추워서 걸리는 게 아니라는데 사실일까?
9 인간은 우주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10 나이를 먹으면 뇌 기능이 떨어진다고?
Part III. 새롭게 밝혀지는 우주의 비밀
1 우주의 끝은 있을까?
2 시간이란 무엇일까?
3 중력파는 시공간의 떨림이라고?
4 중력파가 왜 중요할까?
5 수억 광년 거리에서 머리카락 두께보다 작은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6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이유는 뭘까?
7 달에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8 달 표면에서 발견되는 미스터리한 소용돌이?
9 어떻게 수십억 년 동안 태양은 이글이글 탈까?
10 태양이 블랙홀이 되면 어떻게 될까?
11 사람 손톱보다 작은 블랙홀이 있다던데 사실일까?
12 우리는 초신성 폭발의 결과물일까?
13 물이 필요 없는 외계 생명체가 있지 않을까?
14 우주에서 생명의 징후를 발견했다고?
15 지구의 자전이 멈추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16 우주는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Part IV. 세상 만물의 과학
1 더울 때 선풍기를 틀면 왜 시원할까?
2 레이저 포인터의 빛은 어째서 퍼지지 않고 직진할까?
3 빛의 속도로 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4 병원 엑스레이는 어떻게 몸속을 찍을까?
5 건강에 좋다는 게르마늄 팔찌, 사실일까?
6 미신을 믿습니까?
7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다고?
8 관상은 정말 과학일까?
9 모든 것이 고장 난다는 파울리 효과
10 우리는 두뇌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11 귀신 때문에 가위에 눌리는 걸까?
12 죽기 직전에 나타난다는 증상은 사실일까?
13 세상에 존재하는 신기한 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