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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진 Aug 26. 2024

AI와 공교육 한 눈에 보기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정책은 왜 어떻게 추진되고 있을까

어떤 흐름을 인지하는 것은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일이다. 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학교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학교 현장에 있을 때, 교육정책에 변화가 있거나 무엇인가 새로운 일들이 추진될 때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처음 듣는 개념이 있을 때도 있었고, 굳이 이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 동의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교육청에 들어와 이른바 '교육청 관계자'로 몇 년을 살아보니, 학교 현장에 있을 때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더 빠르게 체감하게 된다. 교육 분야의 이슈가 무엇인지 그 이슈는 도대체 왜 이슈로 설정이 되었는지 등의 뒷 이야기도 귀동냥으로 듣는 일이 있다. 거대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추진된다고 느낄 때도 있고, '그래!! 이거야!!"라고 감탄할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정치적인 판단을 배제하더라도, 교육부나 교육청에는 교육을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 발로 걸어들어와서 모여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즉,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책을 연구하고 결정하여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다(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믿고 싶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때로는 아직 일선 현장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더라도 미래지향적으로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과 결정이 내려진다. 이런 경우에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의 드라이브를 걸어나간다. 교육 분야로 좁혀보면, 교육부는 많은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여 시도교육청에 교부하고 시도교육청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 시도교육청은 교부받은 예산을 내실있게 집행하기 위하여, 부서별로 예산을 배분하고 주관부서에게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며, 교사와 학교 수준에서 어떤 정책들을 펼쳐나갈지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정책을 실현한다.


2024년, 바로 지금, 대한민국 교육분야 최대의 이슈가 바로 '인공지능(A.I.), 디지털, 빅데이터' 등의 주제다. 이러한 흐름 속에 대한민국 정부는 특별히 이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였다. 2024.1.1.자로 개정시행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5조의3(교부금의 재원 배분 및 특별교부금의 교부에 관한 특례)」에서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초ㆍ중등교육법」 제21조에 따른 교원에 대한 인공지능 기반 교수학습 역량 강화 사업 등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위한 특별한 재정수요'에 교육 예산을 증액하여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 총5,333억원(국회 보도자료 기준)의 예산을 투입하게 되었다.


정부 수준에서의 결정, 주관부서인 교육부의 기본계획 및 안내 등에 따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예산을 내실있게 집행하여 학교 현장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기관별로 부서별로도 고민하고 있으며, 사업 주관부서에서는 다양한 사업들을 연계하여 교원들의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추진되는 일은 본질적으로 누군가에게는 갑작스러운 추가 업무로 다가올 수도 있고, 누가 업무를 담당할 것인지 눈치게임을 하게 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장학사들이 어떤 사람인가. 설령 취지나 방향에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학생들 수준에서 좋은 결과로 실현되게 하기 위하여 어떻게든 메이킹하는 사람들이 아닌가(내가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 빼고 다른 교육전문직원이 다 그렇다는 이야기임). 결국에는 나 역시 우리 부서 수준, 우리 팀 수준, 그리고 나라는 개인의 업무 수준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동안 나름대로 가지고 있던 고민을 내 수준에서 관련 업무에 반영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낼 필요성을 느꼈다.


전문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교육분야 공무원의 레퍼런스 '교육부 공문'을 살펴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범 정부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그래서 관련 문헌을 검색하던 중, 국회도서관에서 정리한 이 책을 찾을 수 있었다. ‘궁금한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참 많은 자료들을 요구하시는’ 의원들을 위해서 관련 분야의 현황을 정리한 자료일테니 퀄리티도 궁금했다. 읽어보니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 정신없기는 했지만, 지금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주요 표와 그림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해본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및 디지털 기반 교육 현황



대한민국 정부가 주목하는 AI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을 [그림1]로 정리하고 있었다. 학생 개인에게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학생이 수업에 더 많이 참여하게 하며, 더 많은 수업 콘텐츠를 내실있게 활용하고, 교사가 학생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양한 교육 수요를 충족시켜, 교육계의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해보겠다는 목표로 연결하고 있었다.



친근한 이름이다. 대한민국 1호 미래학교의 주역, 존경하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이은상 장학사가 참여한 연구보고서의 내용이었다. 인공지능을 학교 교육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그 본질과, 교육 체계의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그림2]로 정리하였다. 다른 공문에서 봤던 그림보다는 이해하기 쉽게 도식화된 느낌이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보유 대수 현황은 [그림6]에서 보는 것과 같다. 코로나 기간 원격교육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2023년에 이르러서는 반올림하여 1인 1대의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는 수준이 되었다. 2024년에도 2025년에도 시도교육청별로 계속적으로 디지털 기기 보급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수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 분명하다. 통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부터 시작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 투입되는 관련 예산의 핵심은 '교원의 AI 디지털 역량 강화'에 있다. [그림7]은 아마도 이러한 정책 방향이 설정되는데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하는 통계였을 것이다. 'AI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에 대한 경험적 지식이 모두 부족한 상황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2023년 현재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교사의 비율이 3.9%에 불과하다.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대학교 진학 경쟁으로 인하여 보수적인 수업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반영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림8]은 아마도, 교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핸 다양한 교육과 연수를 집중적으로 운영해야겠다는 정책 결정을 내리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 통계였을 듯하다. 질문의 문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설문에 따르면 학교 현장의 교사가 AI 기반 맞춤형 교육에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최대한 쉽고 편안하게 적극적으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역량함양을 지원하고 환경을 조성해주겠다는 의미다.



[표4]는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의 틀이다.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평가하기 위해 5개의 하위 영역을 설정하였다. 디지털 도구, 디지털 정보 데이터, 디지털 의사소통 및 협력, 디지털 자원 생산, 디지털 안전과 건강 이렇게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을 평가한 결과는 다음 [그림9]와 같다.



다른 나라의 현황을 모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판단은 어렵지만, 단순 지표상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은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을 찾아보자면, 직접 디지털 자원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다른 역량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기는 하다. 아마도, 학교교육의 방향은 이 부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을 강조하는 시대 훨씬 이전부터 교육정책의 초점이었던, '창의적인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맥락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AI 기반 디지털 교육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정책을 펼 수는 없다. 이럴 때는 권위적인 연구 결과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표5]는 OECD의 권고, [표6]은 UNESCO 한국위원회의 권고다. 이미 개발되어 있는 많은 교과서와 교육 자료들에 이러한 권고가 반영되어 있다.



교사 수준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 많은 교사들이 궁금한 지점이다. 지금 이 시점까지도, 많은 교원 대상 교육과 연수들이 특정 교과의 현장 수업사례보다는 인공지능분야 전문가 또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에 대한 현황에 대한 주제들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현장 교사들의 궁금증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장학사의 입장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며, 보다 실제적인 수업 사례를 어떻게 축적하고 경험적 지식을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표8]은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감이라도 주어야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림14]는 교육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를 종합한 대한민국 정부의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이다. 개인적으로는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존재하던 시절부터, 국가수준에서 산업을 위해 인적자원을 개발한다는 늬앙스로 교육이 다루어지는 일에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정치의 입장에서는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와 정당성 입증 등을 위하여 보다 눈에 쉽게 보이는 명확하고 실제적인 용어들을 사용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이 부분도 이해는 된다. 어쨌든, 정부는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그림14]와 같은 구상을 하고 정책을 실현하는 중이다. 이 관점에서는 학교교육 역시 디지털 인재양성의 하위 요소 중 하나로 기능한다.  



[표11]은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 중 'AI 기반 교육'과 관련된 과제다. 첫번째 과제가 바로 '모든 교원의 디지털 전문성 향상'이다. 거부하고 싶은 교사들도 일부 계시겠지만, 정책의 과제 중 최우선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2024년 지금 이 시점에 교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이 집중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둘째 과제인 'AI,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혁명'과 셋째 과제인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교육환경 조성'은 교육 분야의 과제만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가 협력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과제로 이해된다.



[표12]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분야가 아닌, 교육 분야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과제와 방안을 정리한 내용이다.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의 주요 내용으로, 'AI 디지털 교과서', '교원 집중 연수', '디지털 기술 활용 교수학습 방법 개발', '디지털 선도학교 운영', '디지털 인프라 확충'을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사업 주관 부서가 아닌, 교육청 내 부서별로 실시하고 있는 사업들은 '교원 집중 연수'와 '디지털 기술 활용 교수학습 방법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고, 그렇게 되어야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가 담당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다양한 사례들을 만들고 교원들에게 공유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표13은] 언론에서 정부정책을 지적할 때, 자주 등장하는 통계다. 총533,300,000,000원(금오천삼백억원)의 예산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주 보는 표이기도 할 듯하다. 누군가는 또 특정기업을 밀어주기 위해 아무 효과도 없는 정책을 하고 있는 것이냐며 비판을 하기도 하고, 우리 교육이 나아갈 길이라며 목소리를 높여 더 많은 예산을 더 바르게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교육청이나 학교나 참 고민이 많은 지점이다. 결국에는 모두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리라 기대해본다.



[그림15]는 디지털 교과서가 어떤 흐름에 의하여 개발되어 왔으며, 어떻게 학교 현장에 적용될 것인지 그 역사를 정리한 그림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나는 미래학교 창덕여자중학교에 근무하기도 하였고 미래학교 프론티어 교사단에 소속되어 디지털 교과서(수업용 콘텐츠)를 만들어보기도 했었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체육 교과에서도 이것이 가능할지 고민하고 사례를 만들어 보면서 미래교육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디지털 교과서 정책이 갑자기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여기에 인공지능을 추가하여 요구하는 흐름이다. 사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태블릿에 PDF 파일을 넣고 그 위에 디지털 펜으로 필기하고 인터넷 URL을 메모로 삽입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큰 학습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무엇인가 새로운 사업은 아니며, 보다 구체화하여 효용성을 높이는 단계에 접어든 느낌이다.



[표14]는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한 개요다. 주목할 점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교과서'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처럼 학생 개인이 온전히 소유하는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 학생의 학습기록(빅데이터)을 분석하여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과, 여기에 연결되는 네트워크 인프라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인 시민들이 걱정하듯이 모든 교과에서 즉시 적용되는 것도 아니며, 일부 교과부터 조심스럽계 단계적으로 시작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그림16]은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일정이다. 2022개정 교육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에 맞추어,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여 그 활용성을 높이고자 한 것으로 이해한다.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와 동일한 일정으로 현장에 적용될 계획이다.



AI 디지털 교과서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떠올리는 AI 디지털 교과서의 이미지는 모두 다른 상황이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디지털 교과서의 개념을 하나로 모을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AI 디지털 교과서가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부분들을 [그림17]과 같이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으로 정리하였다. 가이드라인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수집 및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이 학교 현장의 연착륙에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18]은 [그림17]을 보다 구체화하여 이해하기 쉽게 도식화한 내용이다. '학습데이터 허브'가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정리한대로, 교육 당국은 국가 또는 지역 단위로 학습을 분석하여 정책에 반영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사들도 학생의 학습과정과 결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고, 학생 한 명 한명에게 더 적합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림19]가 바로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가장 많이 비판하는 내용이다. 에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학교 교육이 소모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학교 현장에는 에듀테크를 접할 때 거부감이 없는 MZ 세대 교사도 있지만, 변화가 두렵울 수밖에 없는 세대의 교사도 있다. 이러한 세대별 특성에 따라 변화가 감지되면, 구조적으로 저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세대간 온도 차이와는 다르게, 교육의 산업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교육계 내부의 갈등요소가 아니다. 교육계 외부에서 경제적인 관점으로 교육을 바라보는 시도에 대한 비판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투입 대비 산출 결과를 분석하여 효과성을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효과성 지표가 존재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들은 매순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행위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치의 가장 큰 관심은 먹고사는 문제이며 경제 정책 입안자들의 관점에서는 교육도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일 뿐일수도 있다. 그래서 범정부적으로 에듀테크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그림19]와 같은 과제들이 설정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에듀테크 산업에 대한 교육계의 다양한 시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한민국 정부는 에듀테크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하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에듀테크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공교육 기반 생태계 구상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그림이 바로 [그림20]이다. 경제적인 통찰력도 없고 사업가 마인드도 없는 나같은 사람은 이 그림을 보며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겠지만, 사업가들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데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사업가라면 어떤 부분에 투자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 상상해본다.




외국의 인공지능 기반 교육 현황





[그림26], [표18], [그림27]은 미국의 AI 교육 정책 관련 현황 중 주요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사람 중심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학교교육으로 관심을 좁혀보면 결국에는 학생과 교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여서인지, 우리나라 정책 흐름과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2016년 독일 정부는 디지털화 과제를 수용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디지털 세계에서의 교수학습 정책'을 [표23]과 같이 발표하였다. 이것은 디지털전환이라는 사회변혁을 교육시스템 및 학습과정에 통합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디지털 세계에 필요한 역량을 학교의 모든 교육과정에 통합’하고 ‘교수학습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 지원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의 잠재력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표24]은 독일 교육담당 부처의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정리한 내용이다.



[그림40]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빌표한 ‘AI 인재 육성 계획’이다. 100만 명이라는 숫자가 우리의 목표와 닮아있다. 학교급별로 구분하여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우리의 디지털 배지와 비슷한 교육인증제도도 눈에 띈다. 아무래도 인접한 국가이고 학교 문화와 제도도 비슷한 일본의 교육정책이 우리와 가장 닮은 점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전문가 견해


이 책의 마지막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내용이다. 교육 분야 전문가, 교육 정책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등이 제시하는 의견들을 참고하는 일은 관련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공무원은 본능적으로 관련 근거를 찾는다. 권위있는 전문가의 의견은 언제나 의미가 있다. 그래서 누구에게 자문을 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들의 의견을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표로 친절하게 요약해 주었다.





정책연구자료 등을 읽고 나면, 무슨 소리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공무원으로서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 책도 그랬다. 인공지능, 디지털, 에듀테크 등의 이슈와 정책적 흐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른 글에서도 했던 이야기지만, 공무원이 자신이 하는 일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그냥 주어진 일을 잘 하는 수준에서는 이런 맥락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래도 성실하게 일하기만 한다면 공무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업무 담당자 수준에서도 효과성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학교에서의 인공지능 및 디지털 기술 기반 교육에 관심이 있는 공무원이라면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 참고문헌 ] 교육부 및 서울특별시교육청 관련 업무 계획 문서


1. (서울특별시교육청. 20242024학년도 AI·디지털 기반 교육 기본 계획


2. (교육부. 2022)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


3. (교육부. 2023)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


4. (교육부. 2023)에듀테크 진흥방안


5. (교육부. 2024)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역량강화 지원방안


6. (교육부. 2024)초중등 디지털 인프라 개선계획(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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