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갈망하던 명문대의 정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그때야 비로소 아이들은 자신이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이제부터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공부의 배신》 중
《공부의 배신》에서 저자는 교육이란 인간에게 사회적 가치를 설명하는 일인데 나는 명문대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해 줄곧 비판적이지만 그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어른들, 다시 말해 우리 모두에게 사실상 문제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위의 내용은 예일대학교 교수였던 저자가 미국 내 명문대(아이비리그 대학) 학생들에 대한 허울을 써내려간 책이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시작된 '끝없이 주어진 일과' 덕분에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들은 자신이 어떠한 삶을 원하는지 모른다. 목표와 열정에 대한 의문은 강의 내용에 없다." -《공부의 배신》중
우리나라 대학생의 현실과 유사하다. 대학생 우울증도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벌어지는 일일 것이다. 대학생이 된 아이들은 여태 해온 상상과 다른 현실을 마주하며 힘들어한다. 부모님의 기대와 다르게 좋은 성적을 받기도 쉽지 않고, 주변과 비교하여 혼자 뒤처지는 것 같아 속앓이 하기도 한다. 졸업 후 진로 방향도 잘 그려지지 않다 보니 공부하고 있는 전공이 내게 맞는 것인지도 끊임없이 고민이 된다.
우리는 미국에 있는 학교 중 최고로 좋은 학교를 하버드 대학교라고 한다. 물론 하버드 대학은 좋은 학교 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미국에는 하버드 대학처럼 좋은 대학이라고 불리는 아이비리그가 총 8개, 이 외에도 뉴 아이비라고 불리는 수많은 대학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하버드대학교, 그 다음에는 프리스턴 대학교, 또 스티브 잡스 때문인지, 실리콘 벨리 때문인지, 스탠퍼드대학교를 명문대라고들 한다. 시간이 흐른 일이지만 래퍼 타블로가 스탠퍼드 대학을 나온 것이 사실일리 없다며 그의 삶을 추적하고 수없는 비방을 한 사건을 몇몇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교처럼 한국은 SKY대학교를 최고로 여긴다.
왜 한국사람들은 이 일류대학이라는 것을 그렇게 좋아할까?
과연 일류대학을 나오면 성공하는 것일까? 우리는 뉴스에서 SKY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SKY, 일류대를 열망한다.
매번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불편하지만 알아야 할 현실이기에 이렇게 내가 쓰고 싶은 주제로 글을 쓴다. 만일 내가 한국 교육 시스템에 속해 있다면 아마 나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공교육 시스템 밖에 나와 있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이렇게 글로 쓸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내 부모도 그러했다. 워킹 맘이셨던 내 어머니는 정말 열심히 일하셨다. 나의 어머니가 참 야속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내 옆에 좀 더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8학군. 나는 이 말을 큰 아이를 키우면서도 참 많이 들어왔다. 어머니께서 명작 동화 전집 세트 이후로 두번째로 사준 자녀교육서가 8학군에서 키운 아이를 일류대에 보낸 엄마의 교육경험에 관한 책이었다. 이렇듯 내 어머니는 공부 욕심도 많았고 자녀 교육에도 많은 관심이 있으셨다.
내 부모의 경우만 이러할까. 많은 부모들은 지금도 열심히 일을 하며 자녀 교육비 및 육아비를 버느라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큰 아이가 5살 될 때까지 내 옷을 사본 적이 거의 없었다. 예전의 나와 큰 아이, 5살 때의 모습을 본 친구들은 저마다 “00가 결혼을 잘못한 것 같아. 너무 많이 바뀌었어” 라는 말을 들으며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았다.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먼저 찾아오는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만나려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도 “너 왜 이렇게 변했어. 유빈이랑 너무 달라” ‘헉... 상당히 슬펐다...’ 나는 나에게 참 맞게 산다고 사는데 주변은 그런 나를 안쓰럽게 보았던 것 같다.
나는 왜 이렇게 아끼고 아껴가며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까?
맞다. 내 아이가 누구보다 행복하고 멋진 미래의 삶을 살길, 엄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서 희생하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옆동네의 어떤 아이는 작년에 삶을 마감했다. 그것도 학원가 빌딩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벌써 매스컴이 시끄러웠을 법했지만, 지나가던 그 길은 너무나 평화로웠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모 시민단체에서 어느 회사에 다니는 아버지의 시민발언을 들었다. 가끔 페000에 행사가 있다고 공지가 나오거나, 광화문 근처를 지나갈 일이 생길 때는 가끔 뒤에서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조용히 혼자 들어보곤 했다. 그 아빠는 자신을 목동에 살고 있는 회사원이라고 소개했다. 학원가가 즐비한 목동 말이다. 그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아이가 죽고, 다른 단지에서 또 다른 아이가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모 시민단체의 2018년 자살시도 학생은 451명, 실제 자살한 학생은 114명이라고 한다. 자살시도 451명 중 초등생이 36명, 자살한 학생 114명 중 초등생이 5명이었다. 자살 시도한 학생 중엔 초등 1-3학년생도 있다고 한다. 정말 기가 막힌 일임이 틀림 없다. 한해 6백여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죽으려고 달려드는 세상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으며 말씀하셨다.
뉴스에서 '아이가 자살했어요'라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학교를 잘 가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도 대입시험은 치러진다고 한다. 대입시험을 치르면 아이들은 또 죽음과 삶에서 고민을 할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가 SKY 대학의 서열화 때문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사실 대학의 정의와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았을 때, 내가 가는 대학이 베스트 대학이고 내가 만족해서 다니고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이 배우면 그 학교가 나에게 최고의 대학이 아닐까? 우리나라도 이런 풍토로 어서 빨리 변하길, 아이들을 위해서 두 손을 모으게 된다.
참고로 2021년 THE 세계 대학 랭킹에서 1위는 옥스퍼드대이며, 서울대는 60위, 카이스트대는 96위, 고려대와 연세대는 167위와 187위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만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또 SKY대학만이최고의 대학이라고 아이들을 부모의 '틀'에 넣으려 한다. 엄마들은 그 틀에 아이들을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아이들이 사는 미래의 삶에 정답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생각하던 그 틀을 내려놓고 아이가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평화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삶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