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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재 Oct 23. 2024

서해와 동침하다

-by simjae



  서해와 동침하다  



  공중을 덮으며 한 떼의 철새들이 밀입국해 온다

  기러기 떼 가창오리 떼 억새 밭 너머에 콩알처럼 깔려 있다

  유효기간이 뚜렷이 각인된 바코드를 등에 찍고

  저렇듯 세상을 경유한다     


  서해는 해감을 토하며 뒤척이고 뼈 속까지 붉은 서약의 저녁이 

  뜨겁다     


  사르륵 새들의 옆구리에서 깃털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이제 막 

  서쪽에 닿는 이는 옷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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