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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영 Apr 11. 2021

예, 나는 리코더 연주자입니다. 5

리코더의 종류와 음역

  리코더는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리코더 족 (reocorder family) 악기라고 말한다. 리코더 족, 혹은 리코더 가족. 이렇게 리코더가 가족으로 구성된 것은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였을 것이다. 이 시대에는 한 가족으로 구성된 악기로 콘소트를 연주하는 것이 인기였고, 때로는 다른 악기와 섞어 연주하기도(브로큰 콘소트broken consort) 했었다. 그중에 리코더는 콘소트 연주를 하기에 매우 좋은 악기 중 하나였다. 이번 편에서는 리코더의 종류와 음역에 대해 알아보자.

  리코더는 크기별로 클라이네 소프라니노(Kleine Sopranino), 소프라니노(Sopranino), 소프라노(Soprano), 알토(Alto), 테너(tenor), 베이스(bass), 그레이트 베이스(great bass), 콘트라베이스(contrabass), 숩그레이트베이스(sub-great bass), 숩콘트라베이스(sub-contrabass)등이 있다. 지금 나열한 구성은 모두 각 악기의 최저음이 도(C)와 파(F)인 리코더이다. 이밖에도 G알토와 G베이스가 있고, 보이스 플루트(Voice flute)가 있다. 원래는 콘트라베이스가 리코더 족 중 가장 낮은 소리를 내는 악기였으나 1975년부터 이보다 더 낮은 음역을 가진 숩그레이트베이스와 숩콘트라베이스 리코더가 생겨났다. 이 때문에 숩그레이트베이스를 콘트라 그레이트 베이스(contra-great bass)나  그냥 콘트라베이스로 부르는 등, 종전에 사용하던  명칭에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에는 베이스 리코더를 바세트(basset-작은 베이스) 리코더라고도 많이 부른다. 리코더는 작을수록 높은 소리가 나고 커질수록 낮은 소리가 난다. 가장 작은 클라이네 소프라니노 리코더는 대략 16~18cm 정도이며(최저음 C6)  최근에는 3미터에 이르는 숩콘트라베이스(최저음은 아마도  Bb0 일 것이다.)까지 등장했다.


왼쪽부터 숩콘트라베이스 in Bb, 클라이네 스프라니노, 소프라노 리코더이다. 숩콘트라베이스 inBb는 사진의 연주자(Adriana Breukink)가 만들었다.

리코더는 크기별로 부르는 명칭도 다양하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리코더의 이름은 사람의 목소리 음역에서 따 온 것이다. 또한 아널드 돌메치(Arnold Dolmetsch)는 소프라노와 알토 리코더를 각각 데스칸트와 트레블로 불렀다. 하지만 리코더는 또한 각 악기의 가장 낮은음을 기준으로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옥타브에 상관없이 최저음이 F음인 알토 리코더는  F알토(Alto in F),  최저음이 G음인 알토 리코더는 G알토(Alto in G)등으로 부른다. 리코더 음역은 각 악기별로 다양한데, 주의해야 할 점은 악보에 기보 된 음역이 리코더가 실제로 소리 나는 음역과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소프라니노, 소프라노, 베이스, 그레이트 베이스 리코더는 악보에 기보 된 것보다 한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난다.  그리고 알토, 테너, 콘트라 베이스, 숩그레이트 베이스 리코더는 기보 된 음역과 실제 음역이 동일하다. 반면 클라이네 소프라니노 리코더는 기보 된 음역보다 두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난다. 마지막으로 숩콘트라베이스 in F 리코더는 기보 된 음역보다 한 옥타브 낮은 소리가 난다.(위 사진에 소개된 숩콘트라베이스 in Bb은 최저음이 아마도 Bb0인 것 같은데 이는 숩콘트라베이스 in F보다 완전 5도 낮은음이다.) 이처럼 악보에 기보 된 음역과 실재 음역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마도 악보 보는 것을 용이하게 하려는 데 있을 것이다. 클라이네소프라니노, 소프라니노, 소프라노 등의  경우 실재 소리 그대로 기보를 했다면 오선 범위를 벗어나 계속 줄을 그어야 하게 때문에 보기에도 힘들 것이다. 그 결과 소프라노와 테너, 소프라니노와 알토, 베이스와 콘트라베이스가 동일한 기보를 사용하게 되어 가끔 혼란을 주는 경우도 생긴다. 분명 실제로 들리는 소리는 한 옥타브씩 차이가 나는데 기보는 두 악기가 같기 때문이다.

 우선 음역대의 이해를 돕기 위해 88건의 표준적인 피아노 건반을 나타낸 그림부터 살펴보자. 위에서 C6, Bb0 등을 썼는데 이는 피아노 건반 왼쪽에서부터 한 옥타브씩 올라오는 음역대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A4(=440Hz)의 위치 /음악적 아름다움의 근원을 찾아서, 구자현 지음, 경성대학교 출판부

제일 왼쪽 첫 번째 A건은 A0라고 부른다. 그다음은 건반의 첫 번째 옥타브이므로 C1, D2... 가 되고 그다음 옥타브는 C2.. 이런 식으로 올라간다.  흔히 피아노 건반 가운데 있는 C음을 '가온 다(그림에서 검은건반)'라고 부르는데, 이 가온 다를 C4라고 부르고 이 옥타브의 A음(그림에서 초록색 건반)을 A4라고 부른다.(피아노 건반에서 4번째 옥타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최저음이 C F 리코더의 종류별 이름과 음역대를 정리해본 것이다.   이상 이름을 가진 악기도 사용되는 이름을 모았다.(각 악기의 최고음은 절대적으로 정해진 음이 아니며, 더 높은 음도 가능하다.)

클라이네 소프라니노(Kleine Sopranino)/ 소프라니시모(sopranissino)/ 가르클라인(garkein)/ 피콜로(picccolo) ; C6 - D8 ; 기보 된 것보다 두 옥타브 높음

소프라니노(sopranino) ; F5 - G7 ; 기보 된 것보다 한 옥타브 높음

소프라노(soprano)/ 데스 칸트(descant) ; C5 - D7 ; 기보 된 것보다 한 옥타브 높음

알토(alto) / 트레블(treble) ; F4 - G6 ; 기보 된 것과 음역 동일

테너(tenor) ; C4- D6 ; 기보 된 것과 음역 동일

베이스(bass)/ 바세트(basset) ; F3 - G5 ; 기보 된 것보다 한 옥타브 높음

그레이트 베이스(great bass) / 베이스(bass) / 콰르트 베이스(quart-bass) ; C3 - D5 ; 기보 된 것보다 한 옥타브 높음

콘트라베이스(contra bass) / 그레이트 베이스(great bass)/ 숩베이스(sub-bass) ; F2 - G4 ; 기보 된 것과 음역 동일

숩그레이트 베이스(sub-great bass)/ 콘트라베이스(contrabass)/ 콘트라 그레이트 베이스(contra-great bass) ; C2 - D4 ; 기보 된 것과 음역 동일

숩콘트라베이스(sub-contrabass)/ 더블 콘트라 베이스(double contrabass) ; F1 - G3 ; 기보 된 것보다 한 옥타브 낮음


다음은 C와 F 외에 다른 최저음을 가진 리코더이다.

G알토(Alto in G) ; G4 - A6 ; 기보 된 것과 음역 동일

보이스 플루트(voice flute) / D알토(alto in D) ; D4 - E6 ; 기보 된 것과 음역 동일

G베이스( bass in G) ; G3 - A5 ; 기보 된 것보다 한 옥타브 높음

숩콘트라베이스 in Bb ; (아마도 Bb0)  

위의 것은 대략적인 기본 음역을 나타낸 것이다. 각 악기의 최저음이나 최고음도 연주자 개인의 능력에 따라 더 내려가거나  더 올라갈 수 있기에 절대적인 음역대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저음은 반음 정도를 내리는 것이 한계이다.) 용어에 있어서도 베이스부터 숩콘트라베이스에 이르기까지 현재 사용되는 이름이 여러 가지이고 통일되지 않아 혼란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고음부 악기들은 더 확장되지 않아서 용어의 사용이 통일되어 있는 편이다.

  생각보다 많은 리코더의 종류에 놀랄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리코더 외에도 좀 더 많은 종류가 있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혁신적인 악기들도 많이 개발되었다. 앞으로 이런 악기들도 찬찬히 소개해 볼 예정이다. 리코더의 세계는 생각보다 깊고 넓다.

여러 종류의 리코더를 사용한 연주 모습. Fontanella Recorder Quintet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Recorder_(musical_instrument)

음악적 아름다움의 근원을 찾아서, 구자현 지음, 경성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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