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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마음 맑음 Nov 10. 2023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

10년 전 처음 관장님과 헬스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하신 말씀이 있다.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안 올 수는 없다. 힘든 일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라. 운동의 목표는 무리해서 근육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백세시대에 살고 있는데, 100세까지 아프면서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 아니라,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몸을 지금부터 꾸준히 만들어 가는 것이 운동의 목표다."


(100세까지 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살아가는 동안 아프면서 사는 것보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능력은 없으면서 욕심은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없는데 욕심이 많으면 부지런히 배우고 꾸준히 단련하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과 마음력이 필요했다.


정신과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 운동으로 몸에 근육을 기르는 것처럼, 기초체력이 단단해야 웬만한 힘든 상황도 버텨낼 수 있는 것처럼, 인생의 어려운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정신과 마음의 근육을 길러주어야 한다. 정신력과 마음력을 키우는 것도 100세 시대에 100세까지 괴롭게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100세까지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 정신과 마음의 근육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몸, 마음, 정신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가 망가지면 연쇄적으로 다른 것들이 망가지고, 하나가 좋아지면 연속적으로 다른 부분도 좋아진다.


관장님은 프로 운동선수들이 무리해서 운동을 하다가 관절이나 뼈가 잘못되거나, 부상을 크게 당해서 운동을 못할 정도로 망가져버린 몸을 재활시켜서 다치지 않게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신다. 안 먹고 굶으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영양이 좋은 음식을 잘 챙겨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몸을 만드는 운동법을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고통스럽게 참으면서 하는 운동이 아니었다. 꾸준하게 헬스장을 다니면서 운동을 지속하기만 하면 몸, 마음, 정신이 건강해지는 운동법이었다.


단순 다이어트나 근육 만들기가 아니라, 100세까지 건강한 몸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운동을 지도해 주시고, 건강 관련 다방면으로 끊임없이 시도하고 계속해서 해외 논문도 틈틈이 챙겨 보면서 노력하시는 것이 관장님만의 운동 원리와 철학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큰 원인이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관장님 관련해서 말을 시작하자면 책 한 권을 따로 쓸 수 있을 정도지만 관장님의 책은 나중에 직접 출판 의뢰를 드려보는 것으로 하고, 일단 내 스토리를 이어가겠다.  


단순 다이어트나 근육 만들기가 아니라, 100세까지 건강한 몸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운동을 지도해 주시는 분이었고, 건강 관련 다방면으로 끊임없이 시도하고, 계속해서 해외 논문도 틈틈이 챙겨 보면서 노력하시는 것이 관장님만의 운동 원리와 철학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관장님 관련해서도 말을 시작하자면 책 한 권을 따로 쓸 수 있을 정도지만, 관장님의 책은 나중에 출판 의뢰를 드려보는 것으로 하고 일단은 내 스토리를 이어가겠다.  


1~2 시간 거리라서 일주일에 1~2회 PT를 받았는데, 한 번 가면 나를 2~3시간 운동을 시키셨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힘을 줘서 당기는 동작을 한 번 하고, 바로 다음에 근육을 이완시켜서 풀어주는 동작을 하고, 팔로 당기는 동작을 한 번 했다면 다음 동작은 팔은 완전히 쉬게 하고 다리 근육을 단련시키는 동작을 하는 식이다. 한 번 당겼다면 다음 동작으로 힘을 풀어주고, 근육을 긴장시키고 이완하고, 몸에 힘을 주고 힘을 빼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3시간 쉬지 않고 운동이 가능하다. 쉰다고 해도 1분 물 마시고 숨 고르기를 하는 정도이다.


마치 마라톤처럼 페이스 조절과 힘 조절을 해가며 운동을 하는 원리이다. 처음부터 무거운 것을 들면 몸에 무리가 갈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힘이 쫙 빠져버리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부담스러워서 운동을 제대로 오래 할 수 없다. 체력, 정신력, 마음력을 기르는 방법은 유사하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매일 전력 질주를 한다면 금방 쓰러져서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마라톤을 하듯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하고, 근력을 기르듯이 힘을 주고 휴식하고, 긴장하고 이완하기를 반복하며 적절하게 힘 조절을 해줘야 한다. 이것이 오래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비법이고, 하고 싶은 일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비결이다.



관장님은 워밍업을 본 운동보다 더 길게 시켰다. 살짝 숨이 찰 정도로 걷기 20분으로 먼저 몸을 풀어주고, 2kg 아령에서 시작해 가장 가벼운 것부터 기본적인 동작 5개 3세트를 하면 1시간 정도 시간이 지난다. 워밍업이 끝나고 본 운동에 들어가면 몸이 풀렸기 때문에 무게가 갑자기 확 올라가도 그 무게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며, 중요한 것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아령의 무게가 5kg~7kg~10kg로 점차적으로 중량이 올라가고 기구도 마찬가지로 천천히 무게를 올리기 때문에, 처음에 한 번 지나치게 무거운 것을 들고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 아니라 몸이 점점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본 운동 1시간 정도를 하고 나면, 마지막에 누워서 20분 정도 전신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4 동작 3세트를 해서 몸에 근육통과 긴장이 남아있지 않도록 정리운동을 해준다. 끝으로 러닝머신에서 20분 정도 숨이 찰 정도로 걷기를 해주면 몸을 풀어주는데 더욱 좋고, 이렇게 3시간 정도가 나의 운동 루틴이었다. 물론 이 루틴도 1년 정도 기본기를 배우고 나서 생긴 루틴이고, 그전에는 1시간~1시간 반 정도의 루틴이었다.


(이 루틴은 출산 전, 30대 초반 때 운동 방법이었다. 하지만 출산 후, 혹은 40대가 됐을 때 운동 방법은 달라야 하며, 그냥 근력운동이 아니라 다이어트까지 같이 하는 운동이라면 또 방법이 달라야 한다. 이와 관련 내용은 앞으로 목차 순서에 맞춰 차근차근 풀어나가고자 한다.)


관장님은 관절전혀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돌다리를 하나씩 두드려보고 이상이 없는지 몸상태를 확인해 가면서, 이상이 있으면 빼고, 효과가 있으면 더하면서, 내 몸 상태를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연구하며 진도를 나간다. 조금이라도 관절이나 뼈에 무리가 가는 동작인 것 같으면 바로 안전한 동작으로 바꾼다. 몸을 워밍업 해주는 것을 '엿'에 비유를 하셨다. 엿을 차가운 상태에서 힘을 가하면 '톡'하고 부러지는데, 전자레인지에 30초만 돌려도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힘을 가해도 갑자기 부러지지 않고 무리 없이 늘어나면서 유연해진다. 몸도 같은 원리로 워밍업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뼈와 근육에 무리가 가서 부상을 당할 수 있지만, 전자레인지로 따뜻하게 해 주듯이 몸을 충분히 워밍업을 시켜줘야 유연성을 유지하며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그래서 관장님은 PT를 봐주는 회원이 아니더라도 헬스장에 오는 사람들을 살피면서 워밍업 없이 무거운 기구를 오자마자 들려고 하면, 다칠 수도 있다며 멈추게 하고 대략적으로 운동 순서를 알려주신다.


마음과 정신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너무 곧은 나무는 태풍에 부러지지만, 부드럽게 바람의 흐름에 따라 가지가 흔들리며 굽힐 줄 아는 나무는 거센 바람과 눈보라도 버텨내는 것처럼, 우리의 사고와 관점에도 유연함이 필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일상에서 살아내는 끈기와 끈질김이 필요하다. 매일 일상이 모여 꿈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상에서 실천되지 않은 꿈은 망상일 뿐이다. 하지만 나의 몸, 마음, 정신의 건강함이 없이 일상에서 꿈을 살 수 있을까? 건강을 잃는다면 일확천금이 무슨 소용일까? 높은 지위에 있어도, 남부럽지 않은 부를 갖고 있어도, 건강을 잃는다면 다 무슨 소용일까? 그래서 내 일상의 우선순위는 자연스럽게 체력, 마음력, 정신력을 길러줄 수 있는 운동이 되었다.



남편이 허리 디스크로 모든 일을 다 멈추기 전에는 정신력으로 버티는 사람이었고, 정신력이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만큼 20-30대에는 체력이 받쳐줬으니까 가능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때 허리디스크로 죽을 만큼 아팠던 3년이 있었기 때문에 배운 것이 많다고, 그래서 감사하다고 회상한다. 아픔이 있었기에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내 몸은 내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아내와 아이가 있기 때문에 자기 몸은 가족의 것이라는 생각에 더 큰 책임감이 느껴지고 더 간절하게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편이 관장님과 운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스스로의 상태를 자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관장님은 PT 시작 전 만나자마자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오늘 컨디션 어때요? 아픈데 없어요? 어제 잘 잤어요? 잘 먹었어요?" 그렇게 항상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컨디션에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그날 운동 계획을 즉석에서 변경해 가며 적용했다. 때문에 운동 오기 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었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운동이 약하게 들어갈 수밖에 없고, 계속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 주면서 컨디션 조절을 스스로 잘해줘야 관장님 PT를 받을 때 집중해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고, 다음 단계로 진도를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남편은 한 가지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내가 나를 관찰하는 습관'이다. 관장님을 만나지 않아도 지금까지도 관장님의 목소리가 계속 남편의 마음속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남편은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오늘 컨디션 어때? 아픈데 없고? 무리될 것 같으면 여기서 멈춰! 잘 먹고 잘 자야지!"라고 하면서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생겼다고 한다. 전에는 쓰러질 것 같아도 정신력 하나로 무리해서 일을 추진하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무리가 될 것 같고 아플 것 같으면 멈추고, 휴식을 취하고, 풀어주고 하면서 긴장과 이완, 추진과 휴식, 피로와 회복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미 아픈 상황이어도 쓰러질 때까지는 알아차리지도 못했고, 죽지 않으면 된 거라며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서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아플 것 같으면 그 시그널을 바로 케치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신호가 1단계, 2단계, 3단계로 오는데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1단계와 2단계가 넘어가지 않도록 그전에 미리 조치를 취해서 피로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나는 사실 아직도 이 부분이 미흡하다. 집중력이 좋은 것이 나의 큰 장점이지만, 한번 집중을 해버리면 끝장을 내버리는 성향이 있어서 이런 집요한 성향이 일하기는 좋지만 나를 많이 아프게 한다. 타이머를 사서 1시간 한번 알람을 맞추고 스트레칭을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만, 정말 몰입이 되어 원하는 대로 성과가 잘 나오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하고 끝날 때까지 계속 추진하는 성향이 있다. 일 할때 강한 추진력은 장점이지만, 건강 관점에서는 나에게 가장 큰 단점이다. 멈춰야 할 때 멈출 줄 모르기 때문이다. 내 건강을 위해서는 적당히 하고 멈출 줄 아는 것을 의식적으로 훈련해서 몸에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이것이 내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이 성향을 고쳐야만 지금 가지고 있는 어깨 통증과 목디스크 증상이 좋아진다는 것을 마음속에서는 잘 알고 있다.


관장님은 "많은 일을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 루틴을 일상에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나는 관장님의 지도에 따라 체력과 근력을 키워가며 건강을 점점 회복해 갔고, 아이러니하게 체력이 좋아지면 더 일을 무리하게 되는 모순 속에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체력을 다시 회복해 가면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1년 전 목디스크 판정을 받고,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에서 30분 정도 되더니 나중에는 5분도 앉아 있을 수 없게 되었고, 누워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목디스크 시술을 했다. 시술 후에 좋아지는 것은 맞지만 완전히 회복이라는 개념은 없기 때문에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근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했다. 해야 할 일이 있었고, 맡은 책임이 있었기 때문에 신경과에서 처방 받은 독한 근육이완제와 편두통 치료제를 매일 먹으면서 일을 했다. 의사가 강조하길, "이 약은 너무 독해서 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니 하루 1회만 먹어야 하고, 매일 먹어서도 안 되고, 꼭 아플 때만 먹어야 하는 약"이었다. 하지만 나는 (의사가 절대 하지 말라고 했었던) 이 약을 매일 먹으면서 일을 했고, 심할 때는 하루 2회도 먹었다. 약이 너무 독해서 구토증상, 위장 질환, 메슥거림은 항상 덤이었다. 이 외에도 소염 진통제와 위장 치료제 한 뭉치를 하루에 3회 이상 먹으면서 일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었고, 버틸 수 없었다.


도저히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다시 관장님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다시 PT를 받기 시작했고, (앞으로 써내려갈 예정이지만) 중간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으며, 그렇게 관장님 지도에 따라 천천히 회복해 나갔다. 책상에 앉아서 내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5분에서, 30분~1시간~2시간으로 점점 늘면서 내가 사랑하는 독서와 글쓰기를 다시 할 수 있었을 때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축구선수가 다리를 다쳐서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절망에서 살고 있었는데, 수술과 재활을 통해 다시 천천히 걷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랄까... 그렇게 나 또한 아픔을 통해 겸손을 배웠고, 관장님을 통해 운동을 다시 배우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조금씩 다시 걷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마치 곰처럼 깜깜한 굴에 갇혀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면서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고, 그렇게 천천히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며 다시 사람이 되어가는 방법을 한 걸음씩 배워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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