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학급단합대회

by 이오샘

지난 금요일, 아이들이 원해서 학급단합대회를 실시했다.
아이들이 가져온 아이디어는 교실에서 눈 가리고 좀비놀이, 화채 만들기, 복도에서 경찰과 도둑놀이, 야외 물총놀이, 그리고 두끼 떡볶이에 가는 것이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이 사실 부정적이었다.
지금은 매일 폭염주의보가 쏟아지고, 학교는 단축수업을 하는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남아서 단합대회를 한다는 것도, 교실에 책상이 가득한 상황에서 눈 가리고 좀비놀이를 한다는 것도, 복도를 뛰어다니며 잡기놀이를 하는 것도, 모두 다칠까 봐 너무 불안했다. 또 화채 만들기 재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막막했고, 폭염 속 야외 물총놀이는 아이들이 더위를 먹을까봐 걱정이었다.


야근을 하며 가정통신문을 만들었고, 학교에 협조를 구했지만 행정실에서는 안전 문제와 물 사용, 경비 문제로 계속 태클을 걸었다. 결국 교장 선생님께 직접 허락을 받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걸 정말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그래도 아이들이 원하니까 눈앞의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이 다이소, 슈퍼, 편의점을 돌며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했고, 나는 과일가게에서 9킬로 수박 두 통을 커팅해 사서 집으로 옮겼다가 다시 학교로 옮겼다. 당일까지도 계속 걱정이 되었다.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행복해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화채는 즐겁게 나눠 먹었으며, 한 통의 물만 허락한 야박한 학교라고 생각했지만 그 한 통의 물로도 18명이 물총놀이하기에 충분했다. 물 덕에 뜨거운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이들은 안전하게 떡볶이집으로 이동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아이들을 통해 내가 더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식을 한지가 오래되어 학교에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나눠 먹는 문화는 사실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화채를 만들어 먹는다는 건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또 물총놀이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들뿐 아니라 나도 성장한 것이었다.
학습이 아니라 경험이 우리를 성장시킨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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