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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동결 4차 : 시험관 임신 6~8주 차의 기록

피고임 때문에 걱정했지만, 따봉이는 강했다!

by 출근하는 누군가

지난 글에서 7주 2일에 피고임이 있다고 글을 썼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난임병원 주치의 말을 듣지 않고 7주 1일에 서브병원 가서 심장소리를 듣고 온 게 아기한테 무리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졸업날에 딱 한 번만 심장소리를 들려준다고 그랬다. 이유는 심장소리를 들을 때 열을 가하게 되는데 그게 아기한테 무리가 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맘카페를 보면 대부분 6주~7주 사이에 심장소리를 듣는다는 후기가 많아서 큰 고민 없이 서브병원을 가서 심장소리를 듣고 왔다. 140대로 아주 우렁차게 뛰고 있었고 남편과 함께 첫 심장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참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도 잠시, 다음 날부터 갈색혈이 비치기 시작했고 출혈은 2일간 지속되었다. 3일 차에 난임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봤는데 이 전 진료에서 없었던 피고임이 아기집 오른쪽으로 크게 생겨있었다.


덕분에 하루에 프롤루텍스 1대, 크녹산 1대에서 프롤루텍스 2대가 되었고 나는 지금까지도 3대에 주사를 유지하고 있다. 주사 맞을 때마다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지만 하루하루 커가는 나의 아가를 보면서 힘내는 중이다.



따봉이의 기록

6주 1일

처음으로 초음파를 본 날. 기특하게도 나의 아가는 집도 예쁘게 지어놓고 난황과 심장 깜빡임까지 보여주었다. 첫 만남에 엄마 걱정하지 않도록 야무지게 집들이를 준비한 따봉이 한 테 너무 고마웠다.


7주 1일

주치의 말 안 듣고 서브병원에서 심장소리를 들은 날...ㅎㅎ 남편과 함께 들어가서 초음파를 보는데 동그란 점이었던 따봉이는 강낭콩 정도로 커져있었다. 심장은 146 bpm. 남편과 기차소리인지 말발굽소리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딸을 원하는 내 귀에는 말발굽 소리로, 아들을 원하는 남편 귀에는 기차소리로 들리는 신기한 매직!


7주 4일

2일간의 출혈로 부득이하게 며칠 만에 또 초음파를 봤다. 우려했던 대로 아기집 옆에 피고임이 생겨있었고 주치의는 일주일간 절대안정을 취한 후 다시 초음파를 보자고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나의 따봉이는 열심히 커주고 있었다. 심장은 153 bpm


8주 4일

피고임 이슈로 매일 주사를 3대씩 맞으며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진료를 봤다. 일주일간 열심히 누워있은 덕인지 피고임은 거의 잡혔다고 하셨다. (옆에 살짝 보이긴 하는데 의미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8주면 젤리곰 모양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나의 따봉이는 아직... 2등신 덩어리 같은 느낌이...^^

그래도 키가 무려 2.07cm!!!! 앙증맞은 내 새끼!! 심장은 168 bpm으로 주수에 맞게 따박따박 잘 크는 중이다.



2주 후, 10주 4일에 졸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진료가 예정되어 있다. 2주간 힘들겠지만 주사 열심히 맞고 약도 잘 챙겨 먹을 테니 따봉이도 힘내주어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다.


사랑해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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