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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Nov 29. 2018

트럼프만 부인하는 기후변화!

[기후변화 WITH YOU]美 13개 연방 연구팀 "기후변화는 심각"

북미 지역의 평균온도는 21세기 말쯤에 지금보다 화씨 8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자료제공=NOAA]

트럼프 "기후변화는 사기!"

NASA·NOAA 비롯한 미국 13개 연방 연구팀 "기후변화는 심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 이야기만 나오면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를 ‘사기극’의 총체적 표현으로 받아들입니다. 한 마디로 "기후변화는 사기"라는 게 그의 판단입니다. 트럼프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그가 쓰는 글을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가령 이런 식입니다. 2013년 4월 23일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띄웁니다.  


"뉴욕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구 온난화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It’s freezing in New York? where the hell is global warming?)"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말이 되느냐?’는 지적입니다. 지난 11월 22일에는 이런 글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혹독한 한파가 모든 기록을 깨트릴 수 있다. 지구 온난화에 무슨 일이 생긴 거냐? (Brutal and Extended Cold Blast could shatter ALL RECORDS - Whatever happened to Global Warming?)"


아마도 올해 한파가 찾아올 것이란 예상과 함께 이런 상황에서 지구 온난화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겨울에도 따뜻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지구 순환 시스템을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한 마디로 설명하면 ‘여름에는 더 뜨겁고, 겨울에는 더 춥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특정 시기의 지구 온도가 아니라 지구 평균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게 지구 온난화의 핵심입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고 있는데 왜 겨울에 한파가 찾아 올까요. 이는 북극과 남극 등 극지 진동, 소용돌이와 그 역할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와 유럽, 북미 등은 북반구에 위치합니다. 중위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위도인 북극에는 제트기류라는 큰 고리가 존재합니다. 북극은 언제나 찬 기운을 품고 있습니다. 최근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북극의 평균 기온은 중위도 지역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빙(바다 얼음)이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지구 온난화는 제트 기류의 강약에 영향을 끼칩니다. 여름철에 제트기류가 강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오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중위도 지역인 유럽, 우리나라, 북미 지역의 올해 여름은 매우 더웠습니다. 


겨울철에는 반대 현상이 펼쳐집니다. 제트기류가 지구 온난화로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옵니다. 가뜩이나 추운 겨울에 북극의 찬 공기까지 합쳐지니 한파가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를 두고 트럼프가  "이렇게 추운데 지구 온난화가 웬 말이냐"라고 묻는다면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뭥밍? 안습!"이라고 답할 수밖에요. 안타깝고 불쌍하고 눈물이 난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이 지표를 보시오!" 이번 연방 보고서에는 평균온도, 폭염 일수, 해수면 상승 등의 지표가 담겼다. 기후변화로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자료제공=NOAA]


실제 트럼프의 이 같은 기후변화 인식과 전혀 다른 미국 연방보고서(Volume II of the Fourth National Climate Assessment, NCA4)가 최근 나왔습니다. 23일(현지 시간) 발표된 기후변화 관련 미국의 연방 보고서는 "기후변화는 앞으로 자연 환경, 농업, 에너지 생산과 이용, 자원, 수송, 건강, 복지 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요약했습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일어난 캘리포니아 산불과 관련된 언급도 내놓았습니다. 연방 보고서는 "앞으로 기후변화 영향으로 산불이 더 자주 더 파괴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13개 연방 기구팀으로 구성된 ‘미국 글로벌변화 연구 프로그램(United States Global Change Research Program, USGCRP)’이 펴낸 보고서입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각 지표별로 지구 온난화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지수도 발표했습니다. 북미 대륙 평균 온도는 상승 중입니다. 폭염 일수는 증가합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 많습니다. 눈의 양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극 해빙은 감소 중입니다. 해수면은 높아집니다. 하와이 바다의 산성화는 더 심화됩니다. 산불은 더 자주 더 파괴적으로 발생합니다. 가뭄도 자주 발생합니다. 각 영역별 요약을 보면 "기후변화는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그 원인도 분석했습니다. 온실 가스가 지구 표면에서 방출되는 열의 일부가 우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산업화를 거치면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 가스는 증가했고 이 때문에 지구 평균 온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산화탄소 대기 농도는 산업 시대와 비교했을 때 40% 증가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않는다면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NOAA 측은 이번 보고서를 두고 "기후변화는 앞으로 건강, 복지 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극심한 날씨(폭염과 혹한), 공기 질 악화, 새로운 질병 등으로 북미 대륙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 트럼프는 이른바 ‘트윗광’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트위터 정치를 하는 인물입니다. 올해 여름 미국은 폭염으로 시달렸습니다. 트럼프는 당시에 기후변화와 관련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추운 겨울만 되면 ‘혹한과 추위’를 언급하면서, 그것도 과학적 판단 없는 ‘떼쓰듯’ 트윗을 날리면서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미국 연방보고서를 두고 트럼프는 또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미국 과학자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둔지 오래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안습!’이란 평가를 내린 게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표지사진은 2018년 미국 글레이셔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 앞으로 산불은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더 자주, 더 파괴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사진제공=NO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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