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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베스트셀러보다는 여러 권의 좋은 책을 쓰세요

홈런을 노리지 말고, 단타를 치세요.

by 나단 Nathan 조형권

그 유명한 비틀스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에 얼마나 많은 무대에 섰는지 아시는지요?


그들은 2년 동안 함부르크의 여러 클럽에서 연주를 했는데, 거의 쉬지 않고 라이브 공연을 했습니다. 하루에 여덟 시간씩, 주 7일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연주가 없을 때는 연습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매일 8시간씩, 2년 동안 꼬박 연주와 연습을 했다면 무려 6천 시간에 가깝습니다. 보통 1만 시간의 법칙이 하루 3시간씩 연습해서 10년 동안 노력을 하는 것인데요. 이들은 2년 동안 거기에 육박할 만큼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비틀스는 미국에서 1억 7천8백만 장의 음반을 판매하며 가장 잘 팔리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크리에이터의 생각법》중에서


역대 급으로 많은 음반을 판매하기 전에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는 1962년과 1969년의 7년 사이에 180곡을 발표했습니다. 일 년에 25곡, 한 달에 2곡 정도입니다. 이중에는 역대 급 베스트 곡도 즐비합니다.

출처: Unsplash


비틀스의 이야기를 작가에게 적용하면 어떨까요?


그만큼 글을 많이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10년 동안 대작 한 권을 내는 것보다 매년 한 권의 책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낫습니다. 한 마디로 ‘홈런’을 노리는 것보다 ‘단타’를 노리는 것이죠. 그러려면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합니다. 너무 큰 기대치를 갖는 것보다 나의 세계관을 계속 확장하면서 많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예비 작가 분들이 ‘소재’가 없다고 고민합니다. 계속 반복되는 소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같은 소재라도 각도를 달리하면, 얼마든지 많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족의 이야기가 주主를 이루는 경우입니다. 만약 남편이나 아내, 아이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다면, 그 이야기를 계속 써도 괜찮습니다. 심지어 ‘좋은 남편’, ‘나쁜 남편’, ‘이상한 남편’ 시리즈로 글을 써도 독자는 관심을 갖습니다. 남편 시리즈가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에서 좋은 소재가 계속 나온다면 이를 잘 살리면 됩니다.

하지만 갑자기 새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재테크, 경제, 사회 등 본인이 익숙하지 않은 주제를 억지로 쓰면 그것은 더 어색한 글이 됩니다. 오히려 나는 ‘가족’의 테마를 잘 쓰는 작가로 자리 잡으면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 등의 테마는 지구 상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잘 살려서, 꾸준히 쓰는 것입니다. 심지어 1년에 여러 편의 책을 써도 상관없습니다. 비록 몇 만 권, 몇 천 권의 책을 팔 수 없을지 모르지만, 몇십 권, 몇 백 권씩 꾸준히 팔리는 책을 여러 권 쓴다면, 매출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물론 원가 측면에서는 조금 불리하지만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합니다. 먼저 브런치에서 글을 꾸준히 쓰고, 이를 브런치 북으로 만들어서, 공감하는 독자층을 만듭니다(브런치가 아니더라도, 다른 플랫폼에서 글을 쓰셔도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출판사에 계속 투고를 합니다.

만약 에세이를 쓴다면, 각종 공모전에 응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수필가로 등단하면서 자신을 브랜드화할 수 있습니다.


투고가 잘 안 된다면 본인이 직접 1인 출판사를 차려서 책을 내도 괜찮습니다. 요새는 시스템이 잘 발전해서, 혼자서 출판사를 차리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이를 안내해주는 책도 있고, 강의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 시리즈’, ‘남편 시리즈’, ‘아들, 딸 시리즈’ 등을 여러 권 낼 수 있습니다. 돈이 없다면 ‘펀딩’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해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단타를 여러 번 치는 연습을 하다 보면 분명히 글쓰기 실력이 늘면서, 나만의 세계관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출처: Unsplash


그렇기 때문에 일단 어깨에 힘을 빼시죠. 힘을 빼고, 가볍게 친다는 생각으로 타이핑을 합니다. 너무 머리 쓰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볼을 ‘툭’ 건드린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면 됩니다. 그리고 많이 씁니다. 쌓인 글들은 나에게 큰 자산이 됩니다.


완성도가 높은 책을 한 권 내는 것도 좋지만, 예비 작가는 일단 많이 써야 합니다. 많이 써야 그중에서 살릴만한 글들이 나옵니다. 너무 머리 짜거나 생각하지 마세요.


단타를 치다 보면, 우연히 홈런도 나올 수 있습니다. 잔뜩 긴장한 채 홈런을 노린다면, 애초에 아웃이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한 권의 베스트셀러를 목표로 하지 마시고, 여러 권의 좋은 책을 쓰시길 바랍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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