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분해능

by Loche

'톺아보다'는 순우리말로, 그 의미와 결이 아주 예쁘고 깊은 단어이다

1. 사전적 의미

톺다: 가파른 곳을 힘들게 오르다, 혹은 촘촘한 빗(빗치개)으로 머리카락을 고르다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톺아보다: 샅샅이 더듬어 나가면서 살피다. 즉,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구석구석 세밀하게 살펴보다"라는 뜻이다

2. '톺아보다'의 뉘앙스 (Nuance)

단순히 '조사하다'나 '살피다'와는 맛이 다릅니다.

정성(精誠): 대충 겉핥기로 보는 게 아니라, 아주 촘촘한 빗으로 머리를 빗기듯 정성을 다해 세밀하게 파고드는 느낌입니다.

과정의 중시: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훑으며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역동적인 행위입니다.


분해능 (Resolving Power 分解能)

핵심 의미: 서로 떨어져 있는 두 점을 '얼마나 명확하게 두 개로 구별해 낼 수 있는가' 하는 '능력'입니다.

이미지: 멀리서 보면 하나로 보이는 전등 두 개를, 가까이 가서 혹은 좋은 안경을 써서 확실히 두 개로 나누어 볼 수 있는 힘입니다.

비즈니스/과학 맥락: 현미경이나 망원경의 성능을 말할 때 씁니다. 아무리 해상도가 높아도 분해능이 낮으면 뭉개져 보입니다. - 구글 AI



내가 하는 일은 보는 일이다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려고 함은 기본이고, 전에는 안 보이던 것을 보기, 다르게 보기, 미세하고 미묘한 차이를 보기


사람과 세상을 볼 때에도 더 잘 보고, 내가 못 보던 것을 보려고 하고, 다르게 보고, 아주 작은 변화와 차이를 구분해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고 한다


요즘 영어 공부에 푹 빠져 있고 구글 AI 덕분에 높은 분해능으로 톺아보기를 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학교와 방위 다닐 때 했던 영어 공부는 깊은 이해 전혀 없이 그저 달달 암기한 게 전부였고 그때 이후에는 별다른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새해 들어 Mark Gobe의 'Emotional Branding' 책을 구글 AI와 같이 톺아보기를 하니 "와 브랜딩이 이런 거구나 이런 통찰이 들어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고 감탄하게 된다


단어와 숙어의 의미는 문장과 문단 안에서 바라봐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때 어떻게 보는지는 문해력이 전적으로 좌우한다 우선 내가 내 능력으로 먼저 읽어본 후에 AI에게 문장 전체를 보여주고 내가 못 본 의미를 찾아본다 그래도 여전히 모호한 것이 있으면 만족할 때까지 추가적인 질문을 계속 던진다 바로 톱아보기를 하는 것이다


AI는 단순히 언어적 측면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철학적 사회적 배경 등 모든 관련될 만한 것들을 다 끌어와서 나의 이해를 돕는다 내가 그런 것들을 궁금해하는 티를 낸다면


깊게 아주 깊게 파고드는 것

소재, 책, 사람, 사회에서 음미할 수 있는 극히 일부분의 것도 다 맛보려고 하는 것

전에는 안 보이던 것들을 AI 덕분에 볼 수 있게 되었다 정말로 큰 도움이 된다


전여친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가도 좋은 책을 보며 톺아보기를 하니 요한복음 8장 32절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처럼 안개 낀 시야가 맑아지고 구름 위를 나는 듯한 해방감과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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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