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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Dec 25. 2023

큰아들 서울대의대 진학-대실패는 대성공을 낳는다

6화. 실패로 본 성공 비법-서울대의대 편

(본 연재 브런치북 '실패로 본 성공 비법ㅡ서울대의대 편' 소개 글에 써두었다. 자랑아니요, 그럴 나이도 지났다고. 도움 되라고 귀한 보따리 공짜로 푸는 거.)



 

● 야호, 외고 합격했다!




과고 갈 실력이 안 된다고 여겼다. 꿩 대신 닭. 외고가 이과반 만든다고 약속해서 선발 시험 치룬다. 조마조마. 합격 통보 받고 야호, 환호. 입학전 기숙사 입소.


첫 전국 모의고사. 성적표에 백분위 99.97%. 이게 뭐? 인터넷 검색해 보니 전국 0.03% 이내. 3%도 아니고 0.3%도 아니고 무슨. 뭔가 잘못 된 거. 믿지 않았다. 외고 합격 통지 받고 만세 불렀으니까. 외고 상위만 가도 잘하겠다 싶었구만. 그다음 교육청 주관 전국 모의고사. 99.98%.


앗, 실력이다. 큰일났다. 한 세대 30년전 나 대입 대실패의 악몽이 즉각 떠오른다. 나와 처한 현실이 같다. 2학년까지 서울대의대급 실력이던 나. 3학년 1년 완전 망쳐서 서울대는커녕 고대도 낙방. 성대 야간대학 진학. 그리고 막장 열차. 아들이 지옥행 열차를 다시 타는 걸 지켜볼 순 없다. 이때부터다. 열 일 제치고 대학입시제도를 맹렬히 학습. 매일 서너 시간. 작은아들까지 이어서 무려 5년. 아들은 대학입시 공부, 난 대학입시 제도 공부. 뭔 제도를 공부씩이나 하냐구요? 저도 몰랐어요. 이리 제도가 복잡하고 매년 홱홱 변하는지. 제도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들 둘 대입 치루면서 알았어요


아들과 나 차이부터 파악한다



1. 목표 설정



자ㅡ꿈 의사, 목표 서울대 의대

나ㅡ꿈도 목표도 없었다



2. 성적 탑



자ㅡ전국 99.97%~99.98%면 0.03%~0.02% 이내. 즉 전국 수험생 60만명 중 180등~120등 이내. 외고 1등일 뿐 아니라 전국 탑 오브더 탑 권


나ㅡ고2 종합성적 전교 2등. 1등 서울대의대, 나보다 못한 1명 서울대의대, 10여 명 서울대 진학. 고2까진 비슷한 셈. 고3 30등으로 추락



3. 수면 습관



자ㅡ기숙학교와 맞다

나ㅡ기숙학교와 안 맞았다. 남들 공부할 때 잠 자고, 남들 잘 때 또 자고. 공부할 시간 절대 부족



4. 문과에서 이과 공부



자ㅡ문과인 외고에서 이과인 서울대의대 불가능 

나ㅡ이과반에서 문과 독학



5. 학생회장



ㅡ학교측, 친구들, 본인 다 당연시. 성적, 체격, 인물, 성격 등 최적임자. 창립 학교 1회라 2학년부터 학생회장

나ㅡ3학년 연대장 즉 학생회장



6. 여친



자ㅡ있다

나ㅡ없었다



결론


외고 있다가는 나처럼 폭망 눈에 뻔히 보인다. 서울대의대 목표라 수능서 한 문제만 삐끗해도 탈락이구만. 천만다행히 꿈과 목표는 있다. 




● 눈물의 자사고 전학




1학년 마치고 자사고 전학. 기준


1. 서울대 진학 실적 우수한 전국 순위 학교.

2. 아들이 전교 1등 할 수 있는 학교

3. 기숙학교

4. 이과반 당연히 있다

5. 2학년 학생회장 없다. 3학년 돼도 전학생을 시킬 일 없다. 시켜도 거부할 명분 충분

6. 여친 자동 정리


결론만 말했지만 전학이 결코 쉬운 일 아니다. 이를테면 신생 고교 1회 전교 1등을 쉽게 놔주겠나. 예민한 나이라 함께 기숙하며 동고동락한 친구들과 석별이 슬퍼서 울었다




● 수능 망치다




2학년, 3학년 내내 전교 1등, 전국모의고사 99.97%~99.99%. 즉 전국 0.01%가 최고고 60등 이내. 이대로면 수능으로 합격권. 허나 수능 망침. 한 문제만 틀려도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전국 모의고사에서 단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처참. 점수로 최하위 의대도 간당 간당. 재수해야 할지도




● 목표를 향한 자에게 운이 따른다




고3. 한 해 동안 서울대의대만 입시 제도가 친지개벽. 한꺼번에 아니고 두어 달에 한 번 발표에 하나씩 네 번이나 엎었다 뒤집었다. 마치 서울대의대는 아들이 꼭 입학해야 한다는 듯이


1. 첫 발표. 서울대 입학사정관제 도입한다. 그게 뭐 하는건데? 나중에 발표한다고


2. 그다음 발표. 서울대의대만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정원 135명 중 반 68명


3. 그다음 발표. 서울대의대만 수능 반영 안 한다


4. 입시 임박. 서울대의대만 논술 안 본다



입학사정관제 절차



1차. 서류 전형


학생부ㅡ성적과 독서, 활동 등 평가

자격 충분했을 거


자기소개서ㅡ서울대의대 지원 동기, 의지 등 평가

서울대의대 목표 설정, 목표 위해 전학 높이 펑가 받았을 거


2차. 다면 면접


여러 방을 돌며 각 방 다른 상황 제시하고 대처하는 거 보고 평가. 시험 문제 푸는 거 아님

인성, 사회성, 리더십 등 외향적이라 나쁜 평가 아니었을 거



아들 입학사정관제로 서울대의대 최종 합격




● 서울대의대 합격 요인 다섯




1. 학력은 기본



고교 내내 전교 1등. 교육청 주관 전국 모의고사 0.03%~0.01%. 교내 수학, 과학 금상 다수. 허나 이것만으론 서울대의대 부족하다. 정원 135명. 전국 고교 수 2,000여. 전교 1등만 2,000명. 단순 계산으로 2,000명 중 135명 뽑는다 치면 1등끼리 15:1 경쟁인 셈. 아들이 그러더라. 서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팀에서 자기소개 시간. 저 무슨 과입니다. 박수, 저 무슨 과 박수, 저 무슨 과 박수. 아들. 저 의예과입니다. 다들 동시에 탄성 우와. 넘사벽. 녀석들은 안다. 같은 서울대라도 의예과가 뭘 뜻하는지. 고교별로 몇 년에 한 명 뿐이거나 아예 없거나. 33만 인구 내 고향만 해도 지역에서 7년만에 1명 합격한 거



2. 큰 실패는 대를 이어 큰 성공을 낳는다



33년전 나 대실패가 대를 이어 아들 대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 무조건 이과반 있는 고교로 전학. 서울대의대 목표면 단순한 거 아니다. 고려할 변수 많다. 대학입시 제도에 정통해야 한다. 고교도 유형별, 학교별로 대입에 유불리 차이가 크다. 내게 맞는 고교 면밀히 분석해서 찾아야



3. 불가능한 목표 설정



학력 외에 플러스 알파 뭔가 또 대단한 게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서울과학고 경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금상. 그런 데를 외고에서 목표로 잡았으니 어찌 보면 미친 거


ㅡ외고서 서울대의대 목표 자체가 터무니 없다

ㅡ과고 합격 자신 없어서 외고 지원한 건데

ㅡ외고도 불합격 걱정하다가 합격 통지 받고 만세 불렀을 정도인데



4. 목표 달성 위해 초지일관 3년



ㅡ이과반 만든다고 해 외고 입학

ㅡ외고서 목표 달성 불가능 알고 자사고 전학

ㅡ전학생이나 흔들림 없이 학업



5. 큰 목표 큰 운 따라야



고3 1년 서울대의대만 입학사정관제 도입, 서울대의대만 수능 반영 안 하고, 서울대의대만 논술 폐지. 셋 중 하나라도 안 바뀌었으면 서울대의대 어려웠다. 뜻을 세웠고 일념이라 하늘이 도우려고 작정한 듯 서울대의대는 입시제도를 아들 딱 맞춤으로 네 번이나 바꾸었다




내 삶을 살고 싶은가. 꿈과 목표를 가져라




부와 자. 둘 다 서울대의대급. 부는 성대 야간대학ㅡ막장행 막장 열차ㅡ간신히 기회 잡아 그나마 고대나마. 자는 서울대의대 직행. 청춘에 꿈과 목표가 없고 있고. 이만하면 땅과 하늘 차이 아닌가. 이거 전하고자 대가 바리지 않고 나, 아들 얘기 까발렸다. 대학입시만 그런 거면 이리 공 안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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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이든 직장이든 직무든 사업이든 은퇴 뭐든 새로 시작하는 거면 꿈 또는 목표부터 정하라. 성공과 실패를 가를 뿐만 아니라 수동에서 능동으로 바뀐다. 습관 되면 내 삶을 내가 주도한다. 삶에 끌려가지 않고 남의 삶에 휘둘리지 않는다. 내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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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서울대의대 6년, 인턴, 레지던트 5년. 곧 전문의 된다. 군의관으로 군 입대해 3년 복무 예정. 의사로서 그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나는 청춘에 대입 대실패 때 꿈,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 지 뼈에 새겼다. 이후 뭐든 새로운 걸 하면 꿈, 목표부터 잡았다. 자연스럽게 내 삶을 내가 주도하게 되더라. 은퇴 후 마침내 나는 자유인이 되었고, 여전히 꿈을 꾸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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