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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Jun 22. 2020

개가 웃으면 개판된다

말놀이


견주가 화나거나 슬프거나 아프거나 안 좋은 상태.

개가 씩 웃는다.
주인이 좋다고, 좋으라고 웃는 거.

개는 사람과 달리 입을 벌리면 찢어지며 뒤로 위쪽으로 깊숙이 파인다.  
딱 비웃는 입 모양.

그날로 개는 박살 난다.

주인이 기분 좋다.
개가 씩 웃는다.
보기에 비웃는 거.
주인 기분 잡친다.
다시 씩 웃는다.
주인 화난다.
다시 씩 웃는다.

역시 개박살.

산책하다 처음 보는 사람.
개가 씩 웃는다.
사람끼리 대판 싸움.
나갈 때마다 대판 싸움.

개싸움이다.

이 개도 씩, 저 개도 씩.
여기서도 씩, 저기서도 씩.
살인 아닌 살견이 코로나처럼 번질 거다.

뉴스 도배할 거다.
입법, 국민 청원, 포탈, 세상에 이런 일이...
온갖 미디어도 점령할 거다.

세상 개판되는 거.

그래서인가?

개는 입으로 웃지 않고 꼬랑지를 흔든다.
어떤 동물도 좋다고 꼬랑지를 흔들지는 않는다.

개와 인간이 친하게 지내는 건 개가 웃지 않고 대신 꼬랑지를 흔들기 때문이다.

어랏, 그럼 사람은 꼬랑지가 없어서 대신 입으로 웃는 건가?



보너스



재미로 보는 국어사전



-- 홍익인간


예문


개는 꼬랑지 하나로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한다.


-- 개웃음

매우 황당하거나, 불가능한 일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

예문

어제 사나운 개가 달려들어 사람이 개 목을 물어 죽였다는 개웃음 같은 기사를 보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은 개웃음 같은 일이다.
개가 웃으면 개판된다는 이 글은 정말 개웃음 같은 글이다.



2020. 0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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