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래산장 편ㅡ호길의 꿈
긍정 - 고교 친구 새로 사귀기
호길에게는 꿈이 있다.
"농학 학위 땄어. 방송통신대학에서. "
"너 유기농 자격증도 있잖아."
"엄마한테 땅 천 평 알아봐 달라 했어."
"다 된 거네. 자금 되면 다 된 거야."
"아내와도 상의했어."
"쉽게 동의해 줘?"
"아내도 원주 사람이거든."
"아, 맞다. 그럼 언제쯤?"
"3년쯤 일 더 하고 은퇴하면 내려올 거야."
"야, 이거 산장 하나 더 생긴 거네."
얼쑤, 호길이가 고향 온단다. 호길이가.
난 왜 이리 복이 많누.
마눌이 그러더라. 전원주택 가진 사람보다 그를 친구로 둔 친구가 부러운 거라고.
왜?
엄청 불편하거든. 시내 멀지, 머 하나 사려고 슈퍼 갈래도 차 끌고 한참 나와야지, 여름엔 풀, 벌레, 뱀, 겨울엔 눈 치워야지, 전기, 보일라, 수도, 방충망 머든 고장 나면 직접 고치든지 사람 부르든지 일일이...
게다가 밭일 도와주면 땀 흘려 몸에 좋고, 품앗이로 유기농 농작물 나누니 좋고, 엄마한테 못 배운 농법 친구에게 배우니 좋고...
근데 난 그런 친구를 고향 원주에 둘이나!
춤 안 추게 생겼어?
거기다가 모닥불 피워 놓고 고구마, 감자, 콩 구워 먹으며 마주 앉아서 기타 줄 퉁기며 노래 부르고.
이러니 어깨춤이 절로 안 나오겠냐구?
지화자 좋구나 좋아. 덩실덩실.
호길아,
어서 와. 원주 네 고향으로.
서두르진 말고. 차분히 준비하렴.
친구들아,
명륜산장 완성되면 우리 다 함께 쳐들어갑세~
2020. 07.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