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단어 아닌 토씨 하나로도 문장을 쥐락펴락 한다.
나아가 문단, 문까지.
한글도면 다른 나라말도 그렇다,
한글만이면 다른 나라말은 안 그렇다는 거.
은, 도, 만 토씨 한 자만으로 확연히 다른 뜻 아닌가.
문장이 쓰인 문도 덩달아 바뀐다.
다른 토씨도 그런 식.
명사뿐 아니라 다른 품사에 붙여 쓰는 토씨도 마찬가지.
심지어 토씨와 토씨를 합쳐서 쓰기도.
그런 토씨류가 무려 480여 개라 하니 매우 놀랍다.
영어만해도 우리말과 확연히 다르다. 전치사가 토씨 역할이나 종류와 변화가 우리말과 비교해 택도없이 적다.
한 글자, 많아야 몇뿐인 토씨는 기능뿐 아니라 효율면에서도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이를테면 나비가 날개 아닌 꼬리만 쳐도 데꺽 태풍 부는 격, 금상첨화, 급전직하 식, 그 변화무쌍함이란.
그만큼 조심해서 써야 하지만
그야 약으로 치면 부작용일뿐 주의하면 그만.
이 정도면 가히 예술 아닌가?
토씨만으로도 480 칼라를 자유롭게 고르고 섞어 쓰니까.
세계 최고 아닐까?
창제의 과학일 뿐 아니라 예술이니까.
세종대왕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세종황제.
언어의 황제.
그런 황제님이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 할쌔 어린 백셩을 어엿비 너겨 맹그신 말 그리고 토씨로 말, 글을 좌지우지 종횡무진 즐길 수 있으니까.
2020. 07.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