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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Sep 19. 2020

더 사귀기 싫어

긍정 - 고교 친구 새로 사귀기


은퇴인지 반퇴인지 어중간한 난 요즘 이런 생각이 들어.
가능한 사람을 더 사귀지 말자.
반창회에 만족하자.

왜냐고?

번거로워서.

만나고, 인사하고, 누군지 알아야 하고.
참석해야 하고, 갈등 생기고, 풀어야 하고...
모르면 다 안 해도 되니까.

관계를 확대하면 재밌기는 하지만 얽히고설키고 빠져들고 시간 들고 돈도 들고.
이젠 내가 하고픈 걸 하며 시간을 쓰고 싶어. 돈도 아끼고. 건강하게 살 날이 언제까지일지 모르니까 더욱.

우리 반창회가 내겐 딱인 듯.

만 3년 되니까 이제 누가 누군지 알 거 같고,
친구들도 내가 누군지 훤히 알 거고.
돈, 권력, 명예 이런 거 신경 안 써도 되고.
다 잘난 녀석들이지만 도토리 키재기 도낀개낀 만만하고.
그런 친구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나만큼 머리 까진 녀석도 있고.
숱 많아봤자 염색해야 하니 암것도 안 하는 내가 더 편하고.
몸 고장 난 거 얘기해도 되고,
가끔 자지 얘기해도 상스럽지 않고,
아이처럼 엄마, 아부지라 해도 안 창피하고.
운명이라 혹시 실수하거나 틀어져도 만회할 기회가 있고.....

세상에 이리 좋은 모임이 어딨나.
인원이 많지도 적지도 않아 집중 충실하기도 좋고.

내게 단 하나뿐인 밴드!
난 여서 너희들과 행복하게 살다 죽을랜다.ㅎㅎㅎ



2020. 0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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