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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Oct 28. 2020

(사랑) 우린 모두 지구인입니다

행복을 파는 편의점



-- "예, 많이 다를 겁니다. 여기는 행복을 파는 편의점! 저는 월드 베스트 편의점 알바랍니다.ㅎㅎㅎ" --





나보다 나이 좀 더 보이고 중학생쯤 손녀 데려온 손님.

"봉지 필요하세요?"
"아뇨, 가져왔어요."



"지구를 사랑하시는군요!" 하면서 엄지 척 날려드린다.


그분이 두 손 앞으로 공손하게 모으시더니,

 
"뭔가 많이 다른 분이세요. 어제도 그걸 느꼈어요." 
"예, 많이 다를 겁니다. 여기는 행복을 파는 편의점! 저는 월드 베스트 편의점 알바랍니다.ㅎㅎㅎ"


"유쾌하게 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하면서 두 손 두 발 모은 채 허리 굽혀 제게 인사하시네요.


저도 황급히 두 손 두 발 모은 채 허리 굽혀 인사드리고요. 너무 고마워서 돌아서서 문을 나서기 전에 등에다가 크게 외쳤습니다.


"우린 모두 지구인입니다!"


제가 말 만드는데 좀 소질이 있거든요.ㅎㅎ

맨날 똑같은 말만 반복하면 로봇 같기도 하고, 새로운 말 들으면 신선하잖아요.

새 말 생각하다 보면 시간도 잘 가구요.

헌데 다음에 이 손님 또 오면 무슨 말을 덧붙이지?



2020. 0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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