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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후 Jan 16. 2023

창업은 풀어야 하는 문제가 명확할 때 하세요

스타트업 공동창업가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 성윤모의 이야기

늦은 저녁, 역삼역 부근의 어느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곳에서 오늘의 인터뷰 대상자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와의 인연은 몇 주 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관하는 국내 스타트업계의 가장 큰 이벤트인 컴업 COMEUP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매쉬업엔젤스 부스를 지키고 있던 그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하는 일에 대해 투자유치가 절실한 스타트업 창업자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설명하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실례가 안 된다면 찾아뵙고 팀장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곧 흔쾌히 수락하였다. 덕분에 며칠 후 매쉬업엔젤스 사무실에서 그와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일단 인터뷰를 진행하면 상당히 집요하게 질문을 하기에 지칠 법도 한데 그는 힘든 기색 없이 모든 질문에 열성적으로 답했다. 아무래도 그는 천성이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짐작을 무색하게 만드는 그의 고백이 있었다. 현 직장에 입사하기 전 주위에서 우려할 정도로 심한 번아웃을 겪었다고 말했다. 비록 인터뷰를 목적으로 만나 그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 그의 모습과 표정에서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장면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의 삶을 이렇게 바꾼 것일까?'


모든 조직의 '미션'이 다르듯이, 개인들 역시 각자 생각하는 가치가 다 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십 사상가 1위로 선정된 마셜 골드스미스에 따르면, 우리가 정의하는 '행복'이란 어떤 일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얻는 개인적인 즐거움 그 자체라고 한다. 한때는 극심한 번아웃을 겪었으나 이제는 천직을 찾아 일터에서 행복과 삶의 의미를 찾은 한 심사역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Q.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매쉬업엔젤스에서 투자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성윤모라고 합니다. 올해 초 이곳에 합류하여 이제 1년이 다 되어가요. 이전에는 식스샵이라는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로서 8년 넘게 근무하였어요. 학생 시절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서 제 생애 이력서를 제출하고 입사한 곳은 매쉬업엔젤스가 유일해요. 현재 매쉬업엔젤스에는 4명의 파트너와 4명의 벤처파트너, 5명의 심사역이 계시는데 저는 심사역들과 함께 투자 검토 및 실무 진행을 담당하고 있어요.


ⓒ매쉬업엔젤스


Q. 졸업을 하기 전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아요. 대학 때까지만 해도 딱히 창업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별다른 경험 없이 학부를 바로 졸업하는 게 아쉬웠어요. 막연하지만 졸업 전에 뭔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은 바람이 늘 있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지막 학기가 되었는데, 가장 친한 동기가 제안을 하나 했어요.


“나 이제 한 학기 휴학하고 서울 올라가서 학교 선배들이 하는 창업팀에 합류할 거야. 너도 같이 가는 게 어때?”


동기의 제안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대부분의 유년 시절을 지방에서 보낸 데다 대학도 포항에 위치하다 보니 한 번쯤은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었어요. 마침 학교에서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 중 하나가 ‘창업가정신’이었는데 아무리 고민해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는 창업에 도전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친구 따라 짐 싸서 서울로 향했죠.


Q. 식스샵 창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식스샵이라는 서비스는 처음부터 함께 시작했지만 사실 법인은 그보다 이전에 설립되어 있었어요. 이전에는 유데미와 같은 IT 전문 교육 플랫폼을 운영했었는데 저를 포함한 팀원들이 새로 합류한 후 조금 더 사업성이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두고 피봇을 고민하였죠. 생각해보니 제공했던 강의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이 DIY 웹사이트 제작 강의였어요. 그런데 수강생들이 정작 원하는 것은 단순한 홈페이지가 아니었어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주문 시스템이 있는 쇼핑몰이었죠. 당시 강의에서 워드프레스, WIX를 가르쳤는데 해외 솔루션은 국내 쇼핑몰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쇼핑몰을 만들긴 어려웠어요.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회사를 차렸으면 강의만 주선할 게 아니라 직접 국내 실정에 맞게 직접 쇼핑몰 솔루션을 만들면 안 돼?”


해외 솔루션에 불편을 느낀 수강생분들이 저희에게 자체 솔루션 개발을 요청하셨을 때, 시장에서 무언가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교육 사업은 정리하고 쇼핑몰 빌더 서비스에 집중하게 되었죠.


식스샵에서 정기교육 강의하는 성윤모 심사역, ⓒ식스샵


Q. 식스샵에서 다양한 포지션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는데 당시 상황을 설명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모여서 창업하면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업무 분담이에요. 왜냐하면 각자 잘하는 분야 혹은 특기가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실무 경험도 없고 월등하게 잘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거든요. 긴 논의 끝에, 동료들은 개발 혹은 디자인을 맡기로 정했어요. 그런데 정작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포항공대에서 산업경영공학을 전공하였지만, 개발자 커리어에는 흥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개발,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소화하기로 했어요.


주 업무로는 고객 서비스를 맡아 고객 문의 응대나 고객과의 소통이 필요한 일들을 제가 전담했어요. 이외 법인 세금 및 회계 업무, 노무, 간단한 마케팅 집행에서 각종 지원사업 관리까지 제가 전담해서 진행했어요. 나중에는 개발 인력이 부족하니까 결국 개발에도 힘을 보태었어요. 이렇게 나열하면 제가 모든 걸 다한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 업무 범위는 넓었지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어요.


당시, 저희 대표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바퀴가 잘 굴러가려면 바퀴 축이 튼튼하고 휠 자체도 단단해야 함은 물론 동력을 일으키는 엔진도 견고해야 하는데, 누군가 한 명은 바퀴에 끼는 불순물과 자갈을 계속 빼줘야 해. 윤모, 네가 이런 일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여 팀 퍼포먼스에 기여하고 있어.”



Q. 매우 이른 시기에 프라이머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하였는데 당시 상황을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 기억으로는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님이 식스샵에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처음 식스샵 개발을 시작했을 때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3분짜리 데모 영상을 만들어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했어요. 그런데 그 데모 영상을 마침 권도균 대표님도 우연히 보셨는지 연락이 왔어요.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기대되는데, 아직 학생들 작품 같은 어설픔이 있으니 더욱 열심히 갈고 닦으라고 말씀해주셨죠. 이후 식스샵 공식 출시 및 초기 성장 과정을 살펴보시고 프라이머에서 투자를 결정하였어요.


Q. 이후 신한카드, 카카오, 토스에서 투자유치를 하였는데 투자유치 과정은 했나요?

당시 식스샵이 적극적으로 투자유치를 진행하거나 먼저 투자를 요청한 적은 없어요. 감사하게도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그래서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는 투자를 검토하시는 분들이 요구하는 데이터를 정리해서 챙기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보면 투자자들이 식스샵에 대해 충분히 사전에 검토해보시고 투자 제안을 주셔서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스타트업에 8년 넘게 근무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많은 창업가가 공감하실 텐데 스타트업은 지금 당장은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 같아도 3개월 6개월 1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회사가 언제든지 잘못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불안감을 견뎌내려면 회사가 어려워지더라도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디서든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이 필요해요.


제가 특정 업무에 집중하여 경력을 쌓지 않고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저 스스로 회사 내 정체성에 대해 혼란이 왔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명함이 빠지면 저라는 사람이 어떻게 정의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전문적으로 파고든 분야가 없다 보니 특정 분야의 8년 차 전문가라고 말하기도 어려웠어요. 회사는 시리즈B 투자 이후 점점 더 성장해서 저 같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보다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필요하던 시기였어요. 회사 내에서도, 밖에서도 저만의 명확한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으니 일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어요.



Q. 공동창업한 식스샵을 8년 다닌 후 퇴사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앞서 저를 스타트업씬에 인도한 친구가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친구는 저와 5년 정도 근무하고 먼저 퇴사했어요. 식스샵에서 커머스 솔루션을 담당하고 개발자, PO 역할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던 뛰어난 친구였는데 어느새 VC에서 심사역으로 일을 하게 되었더라고요. 그 친구가 심사역으로 일을 시작하고 나서 저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어요.


“심사역으로 일하며 가장 즐거운 게 열정 넘치는 창업가들을 많이 만나 뵐 수 있다는 것 같아.”


“우리가 창업에 참여하고 다양한 활동을 직접 해보고 투자 유치도 해본 경험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지 이 일을 시작하고 매일 실감하고 있어.”


당시 번아웃이 크게 오고 심적으로 힘들던 시기였는데, 친구가 제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었죠.


“나보다 네가 스타트업 경험을 오래 했으니 창업가들과 공감대를 더욱 잘 형성할 수 있을 거야. 한번 고민해봐.”


친구의 진심 어린 조언 덕분에 저는 스타트업 밖의 새로운 기회에 눈뜨게 되었어요. 블루포인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시현 수식심사역이 바로 그 친구예요.



Q. 정이 든 회사를 떠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요?

8년이라는 시간을 한 스타트업에 전력을 쏟고 나니 저도 번아웃이 왔어요. 그래도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그렇게 힘들어할 때 노시현 심사역을 포함해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격려해주었어요. 8년이 넘게 함께했던 조직을 떠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Q. 매쉬업엔젤스는 다른 벤처캐피탈과 어떻게 다른가요?

매쉬업엔젤스도 저평가된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높은 성장률을 기대한다는 벤처 캐피털로서의 정체성은 동일해요. 다만, 매쉬업엔젤스는 성장을 단지 기대만 하는 걸 넘어 함께 돕는 데 진심을 다하죠. 스타트업들이 먼저 성장해야 매쉬업엔젤스도 그 과정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대전제로 하고 있어요.


저희는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분들을 매쉬업패밀리라고 부르고 있어요. 스타트업이 매쉬업패밀리가 되면 담당 파트너, 심사역이 페어로 지정됩니다. 지정된 파트너, 심사역 페어는 담당 패밀리사의 공동운명체로서 창업자 입장에서 고민하며 같이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요. 매쉬업엔젤스가 국내 최고의 벤처캐피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진심 어린 공감을 바탕으로 창업자의 편에 서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최고의 스타트업 동반자라 자부합니다.

ⓒ매쉬업엔젤스


Q. 자신이 가지고 있는 투자 가치관 혹은 기준은 무엇인가요?

단순히 스타트업이 제시하는 기술력, 실행력만 보지는 않아요. 스타트업이 제시하는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의 중심에 고객이 있는지 가장 먼저 봐요.


저는 명백하게 시장에 고통받고 있는 고객이 있고 그 고객의 고통을 통감하며 그분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그런 창업가를 찾아요. 그래서 창업은 풀어야 하는 문제가 명확할 때 하는 게 좋아요. 반면, 문제보다 특정한 해결책에 대한 확신으로 창업을 계획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런 정답 지향적인 창업가분들은 시장의 냉혹한 벽을 직면했을 때 이렇게 반응하시곤 합니다.


“고객이 못 알아본다.”
“시장이 못 알아본다.”
“투자자가 못 알아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 안을 제시해보고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B 안으로 전환하고 실패하면 힘들고 지치지만, 다시 C 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고객이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 실행력 그리고 유연성까지 갖춘다면 저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봐요. 여기에 풀려는 문제의 시장 사이즈가 크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놓치고 싶지 않죠.


Q. 투자했던 스타트업들은 어떠한 경로로 매쉬업엔젤스를 찾나요?

첫 번째 경로는 홈페이지를 통한 투자 요청 접수와 외부 채널을 통한 직접 발굴이 있어요. 두 번째 경로로 매쉬업엔젤스의 진정성을 알아주시는 스타트업계 지인 분들의 추천이에요. 세 번째는 기존의 매쉬업엔젤스에서 투자받은 포트폴리오사의 추천이에요. 매쉬업엔젤스에서 투자받은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또 실제로 저희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주위에 추천해주시니 매쉬업엔젤스 입장에서 가장 보람차고 감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Q. 현재 이십여 곳의 스타트업을 사후관리하고 있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사업은 분야마다 각각의 결이 있고 그 결에 맞춰 생각의 흐름을 가져가야 해요. 그런데 보통 심사역은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동시에 지원하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의 흐름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아요.



이러한 Context Switching(문맥 전환)이 빈번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일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커머스 스타트업의 최근 투자유치 건을 확인하다가 콘텐츠 전문 스타트업의 채용 건을 확인하고 다시 B2B 솔루션 스타트업의 피보팅 진행 프로세스를 추적하다 보면 하나에 몰입하지 못하고 디테일을 놓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익숙해지고 잘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죠.


Q. 앞으로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 혹은 분야가 있나요?

저는 기본적으로 수익화 모델이 명료하고 실제 산업에서 일하는 분들의 편의와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요. 아무래도 제가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할 당시 일을 효율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솔루션에 관심이 많았는데 투자자가 된 지금도 그러한 배경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결과물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이에 수반하는 비용 혹은 투자를 줄일 수 있다면 합리적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일억이라는 돈을 벌기 위해 천만 원이라는 원가가 발생하는 데 솔루션과 툴의 도움으로 비용을 삼백만원 줄일 수 있다면 설령 그 솔루션이 백만원 혹은 이백만원을 호가하더라도 거부하기 힘들죠.



Q. 매쉬업엔젤스에서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예비 및 초기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매쉬업엔젤스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저희 대표 파트너 이택경 님이 쓰신 책 ‘스타트업 투자유치 전략’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매쉬업엔젤스에서 투자받고 싶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창업을 고민하는 예비창업가분들 또한 필히 읽어보시길 권장해 드려요. 이 책 한 권만 정독하셔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요.


책에는 기본적으로 투자유치를 위한 기초 상식과 지식이 고르게 담겨 있을뿐더러 투자의 당위성에 대해 근원적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줘요. 과연 내 사업이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받기에 적합한 사업인지부터요.


ⓒ매쉬업엔젤스


예로, 개발 외주나 웹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대표님들이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을 필요는 없어요. 초기에 운전자본이 필요하다면 각종 정책자금이나 지자체의 사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금 혹은 대출받아 사업을 키우시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에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에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창업진흥원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사업의 성격과 영역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죠. 벤처캐피탈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출구 전략을 갖고 투자해요. 즉, 상장을 하거나 M&A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피투자사의 무척 가파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해요. 사업마다 고유의 성격과 영역에 따라 적합한 투자와 지원을 받으시길 권장해 드려요.


Q.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에서 전문투자자를 꿈꾸는 분들에게 커리어 관련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엑셀러레이터와 같은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는 여의도로 대변되는 금융권 직종과는 업무의 결이 달라요. 회계, 통계, 금융 학문을 깊게 공부하는 것이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스타트업씬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실제로 만들어지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해요. 스타트업씬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심이 크고 그중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꾸준히 뉴스를 접하고 스터디도 한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관심 분야에서 인턴 또는 계약직으로 근무해보고 현업 경험을 쌓는다면 나중에 심사역이 되어서도 경험에 근거한 조언을 할 수 있어서 조금 더 효과적으로 창업가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거예요. 매쉬업엔젤스의 심사역들은 전원 초기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요.



실제로 창업가분들도 얘기를 들어보면 재무적 회계적 지식이 해박한 분보다 초기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과 논의하는 게 소통도 원활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말씀하세요. 초기 스타트업은 사실 완벽한 체계는 아직 갖추지 못했기에 어딘가 어설퍼 보일 수밖에 없어요. 그런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창업가와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는 심사역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Q. 성윤모 수석팀장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는 사실 여러 기업을 다니며 다양한 경력을 쌓는 커리어 관리를 해 본 적이 없어요. 한 조직에 들어가면 그 조직의 성장이 곧 저의 성장이라는 믿음으로 더 나은 동료이자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할 뿐이에요. 매쉬업엔젤스에서는 그간의 스타트업을 공동창업한 경험과 초기 스타트업에서 실무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내재화하고 심사역으로서는 아직 1년 차이기에 더욱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이에요. 제가 심사역으로서 더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실력을 쌓아 매쉬업엔젤스는 물론 저희 매쉬업패밀리의 성장과 함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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