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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코니 Mar 25. 2022

네 안에 사는 이야기

내 SNS를 풍요롭게 할 콘텐츠 만들기

두 번째 일주일 - 지금 떠오르는 사람은?


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그 사람은 누구일까?      



두 번째 일주일 미션입니다. 

매일 떠오르는 인물 한 사람을 적어주세요. 

가족이나 친지, 친구나 동료, 혹은 뉴스나 책에서 본 사람도 상관없어요.

하루 중 시간대를 정해놓고 잠시 사색을 통해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혹은 자리했던 그 누군가를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줄 문장을 만들어 봅니다(기본이 한 줄 문장이지만 세 줄, 네 줄 넘어간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겠죠?^^).

 

이 글을 적고 있는 제 눈에 방금 아래층에서 음식점을 하시는 사장 아저씨가 보이네요. 사장님은 주방장도 겸하고 계신데요. 항상 손님상에 올릴 요리를 마치면 밖으로 나와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들어가십니다. 손님이 많은 날이 아니라면 언제든 집 주변을 걷는 아저씨를 볼 수 있지요. 왜 아저씨는 틈만 나면 동네를 거니시는 걸까요? 그래서 저의 한 줄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저만치 골목 모퉁이에서 아저씨가 나왔다. 오늘 첫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양이다. 산책길에서 마주친 봄꽃이 그의 얼굴에 살포시 물들어 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저야말로 봄 산책을 하고픈 마음이 숨어 있었나 보네요. 

대단한 인물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꼭 사연과 인연이 쌓인 사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문득 내 마음에 떠오른 누군가가 오늘의 나를 설명해줄 거울이 되어 주는 거죠.       


자, 그럼 왜 두 번째 일주일은 인물을 찾아 나서는 걸까요?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도 없고, 마음속에 자리한 사람도 도통 찾을 수 없는데 말이죠. 

제가 이 [내 마음에 숨은 이야기 씨앗 찾기] 콘텐츠를 가지고 두 번의 프로젝트를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도 역시 하루에 한 명씩 인물 써보기 과제가 나갔었는데요. 두 번 모두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이 바로 ‘엄마’였습니다. 


어떤 참여자는 어머니 이야기로만 일주일을 꼬박 채우기도 했지요. 또 어떤 분은 엄마 이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고 아예  초반에 선언한 경우도 있었어요. 그다음으로 빈도수가 높은 인물은 가족, 그러니까 형제, 자매, 조부모, 배우자, 자녀 순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핏줄로 맺어졌든 정으로 맺어졌든 가족 안에서 머무르는 존재인가 싶습니다. 그리고 가족에서 시작해 퍼져 나가는 관계 속에서 나를 발견합니다. 인간은 서로에게 기대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사는 사회적 동물이니까요. 가깝게는 가족, 멀게는 사회생활 속에서 잠시 스친 타인도 있지요. 그분들 중 누군가는 내게 귀한 메시지를 던졌을 겁니다. 그 메시지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는 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죠.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누군가를 되살려 내 글 안으로 초대를 해봅시다. 내 이야기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요소가 되어 줄 테니까요.  




이야기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무엇일까요? 

이야기라는 집을 세우는 기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창작 기법서나 글쓰기 수업서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 구성의 3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입니다.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과 주인공이 겪는 사건, 그리고 주인공이 사건을 겪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꼭 필요합니다. 아무리 짧은 에세이나 근황 보고라 해도 등장인물이 없는 글은 존재할 수가 없죠.

아, 물론 주인공이 없는 글도 가능하죠. 음식 소개, 장소 안내, 날씨 현황 같은 글은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 글이에요. 하지만 이런 종류의 콘텐츠도 주인공이 경험의 주체가 되어 묘사한다면 글의 색깔과 결이 달라집니다. 


애를 들어 볼게요. 

얼마 전 한정식 가게를 소개하는 블로그 글 두 개를 보았습니다. 같은 음식점의 같은 메뉴를 포스팅한 콘텐츠였는데요. 하나는 되도록 주관적인 감상이나 스토리 없이 객관적으로 음식점을 소개하고 메뉴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설명했습니다. 깔끔한 음식 소개와 선명한 사진이 정보 전달을 훌륭히 견인하고 있었죠.

두 번째 블로그 글은 그 가게에 방문하게 된 연유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밥 같은 밥"을 먹고 싶어 인터넷으로 맛집 검색을 했다. 검색 결과 가장 인기가 많다는 집에 가기로 했는데, 한정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점심을 삼각 김밥으로 때우고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다. 가족과 함께 첫 방문 한 음식점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를 시켰다. 이유는 간단했다. 요즘 수입이 빠듯해 호기를 부릴 여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싼 메뉴를 시켜서 혹시 허전하거나 부족한 상차림을 받게 될까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했다. 기본 한정식 메뉴만으로도 오래간만에 식구들 모두 포식을 했다. 다음에 올 기회가 있으면 그때는 조금 더 비싼 상차림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그러려면 우선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지!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 글이었어요. 물론 음식 사진과 식당 내부 사진 등도 곁들였죠. 

예, 제 이야기를 들은 분들은 모두 짐작하셨을 거예요. 두 개의 블로그 글 모두 음식점에서 협찬을 받아 포스팅한 맛집 소개 글이었어요. 그런데 어떠신가요?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이나 감상을 포함시키지 않고 메뉴를 깔끔하게 소개한 첫 번째 글이 매력적이신가요? 아니면 맛집 포스팅이라기보다 어느 소시민의 주말 외식을 위한 맛집 탐방기 같은 두 번째 글에 더 끌리시나요.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세 가지 요소를 세우는 여행을 하게 됩니다. 


그 첫 번째 요소인 주인공 만들기! 

이번 일주일의 과제인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이란 질문은 앞으로 여러분이 만들 이야기의 주인공을 찾는 여정입니다. 이야기에서 인물처럼 중요한 요소도 없으니까요. 주인공은 말할 것도 없고 조연을 비롯한 등장인물 모두 이야기를 직조하는데 씨실과 날실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잊지 마세요. 

여러분이 이 브런치를 통해 얻어 갈 결과물은 결국 ‘나 자신’입니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며 사는지, 내게 소중한 존재는 무엇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경험이 이 책을 따라가는 목표일 겁니다. 삶이란 오늘은 절망이지만 내일은 그 절망 더미 위에 희망의 싹이 뾰족한 잎을 내밀기도 합니다. 그러니 생각을 짓누르는 돌멩이를 잠시 옆으로 내려놓고 지금 생각나는 사람을 자세하게 묘사해 보세요. 여러분 마음속에 있는 그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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