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맵 vs 아날로그 맵, 뭐가 더 좋을까?

by 오늘도 생각남

'종이책 읽기를 권함' 이란 책이 있다. 저자는 제목대로 종이책을 권한다. 나도 저자와 같은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전자북보다 종이책을 고집해왔다. 종이책은 메모하기에 좋았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나면 여백에 간단히 생각을 적어놓을 수 있다. 간단한 독서 맵을 그릴 수도 있고. 종이책만을 고집하던 내가 얼마 전부터 전자북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관심 가는 챕터만 발췌해서 읽고 싶은 데 책 한 권을 사는 것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책 전체를 빠르게 휙 보는데도 전자북은 유용했다. 편리한 점이 많다고 해서 전자북을 더 선호하지는 않는다. 지금도 종이책을 기본으로 보되, 필요한 경우 전자북을 사용하고 있다.


맵에도 아날로그 맵과 디지털 맵이 있다. 어느 것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까? 디지털 맵 중심으로 디지털 맵과 아날로그 맵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고 디지털 맵 작성방법도 간단히 살펴보겠다.


1) 디지털 맵의 장점


우선, 디지털 맵은 수정과 편집이 쉽다. 아날로그 맵은 글자나 내용이 틀려도 수정이 어렵다. 또한 아날로그 맵은 가지를 잘못 그려도 지울 수도 없다. 반면 디지털 맵은 수정이 용이하고 가지들의 이동도 자유롭다. 그래서 생각을 쏟아내기가 수월하다. 우선 주요 가지 구분 없이 떠오르는 대로 생각을 나열하고 나중에 비슷한 내용끼리 묶어서 주요 가지를 만들 수도 있다.


둘째, 분량의 제한 없이 생각 확장이 가능하다. 아날로그 맵은 종이 면적이 한정돼 있다. 디지털 맵은 제한 없이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다. 방대한 양의 외부정보를 정리할 때도 디지털 맵이 유용하다. 두꺼운 책 내용도 디지털 맵을 통해 분량 제한 없이 구조화해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생각이나 정보가 추가되는 경우 시간 차를 두고 기존 디지털 맵에 가지를 늘려 정보를 축적해나갈 수도 있다.


셋째, 가독성이 높다. 아날로그 맵의 경우 글씨체에 따라 내용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디지털 맵은 사용자의 필체와 관계없이 정형화된 글씨체로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넷째, 중심 이미지를 그리지 않아도 된다. 아날로그 맵을 그릴 때 고민 중 하나가 중심 이미지를 어떻게 그리느냐 하는 것이다. 디지털 맵은 중심 이미지 고민 없이 맵의 중심에 주제를 글로 쓰면 된다. 물론 디지털 맵도 중앙에 사진 또는 이미지를 삽입할 수는 있다.


2) 디지털 맵의 단점


첫째, 이미지적 사고가 제한된다. 맵은 중심 이미지와 가지로 구성돼 있다. 중심 이미지는 시각화의 핵심이다. 시각화될수록 뇌는 정보를 더 잘 기억한다. 중심 이미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우뇌가 자극되고 이미지적 사고 능력이 향상된다.


그런데 이미지적 사고를 하면 무엇이 좋을까?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겠다. 쌍둥이 아들들이 일곱 살 되던 해 처음으로 유소년 축구대회에 나갔다. 아이들의 첫 대외 행사 출전에 아빠로서 무엇을 해줄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응원 팻말을 만들기로 했다. 응원구호를 열심히 쓰고 있는데 갑자기 우뇌가 꿈틀거렸다. '이미지를 활용해'. 단순 구호만 쓰기보다 이미지를 추가하면 가독성이 높아질 것 같았다. 아이들 축구팀 이름인 '피닉스' 관련 이미지를 칼라로 출력했다. 그리고 응원 팻말에 붙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들도 칼라로 출력해서 아이들과 함께 '이미지 응원 팻말'을 만들었다. '이미지 응원 팻말'은 축구 경기장에서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닉스 축구팀 응원 팻말

아이들에게 생일 축하편지를 써줄 때도 축하 관련 이미지를 붙여 넣거나 그려 넣고 있다. 맵의 중심 이미지를 고민하는 습관은 이미지적 사고 능력을 높여준다. 이제는 실생활에서 텍스트를 읽거나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관련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로 활용되기도 한다. 디지털 맵은 이러한 이미지적 사고 과정이 생략되는 단점이 있다.


둘째, 상대적으로 즉시성이 떨어진다. 아날로그 맵은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는 중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별도 종이 없이 책이나 신문 여백에 바로 맵을 그릴 수 있다. 달아나는 생각을 즉시 잡아챌 수 있다. 반면에 디지털 맵은 상대적으로 맵을 작성 하는데 준비 시간도 필요하고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아이들을 비롯한 초보자들에게 맵을 설명해줄 때도 종이와 펜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그릴 수 있는 아날로그 맵이 유용하다.


셋째, 아날로그 감성을 살릴 수 없다. 아날로그 맵의 장점은 중심 이미지와 가지를 내가 원하는 대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모양, 방향, 길이 모두 마음 가는 대로 펜 가는 대로 그릴 수 있다. 원하는 대로 이미지와 가지를 그리면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맵은 이미지와 가지 모두 규격화돼 있다. 정해진 틀 안에서만 맵을 그릴 수밖에 없는 제한이 있는 것이다.

9. 디지털 맵 장단점.png 디지털 맵 장점과 단점

3) 디지털 맵의 종류 및 사용방법


대표적인 디지털 맵은 Xmind, Thinkwise, 알마인드, ithoughts 등이 있다. 디지털 맵의 기능은 대동소이하다.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프로그램 사이트를 검색하고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무료 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고, 일정기간 무료 체험 맵을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다. 개인마다 프로그램의 선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각종 프로그램들을 활용하여 직접 맵을 그려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디지털 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Xmind의 사용법을 간단히 공유하겠다. Xmind는 무료 프로그램과 유료 프로그램이 있다. 일반인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Xmind 무료 프로그램 기능이면 충분하다. 우선, Xmind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실행한다.


- 새 문서 불러오기 : 한글에서 '새 문서'를 열듯이, '파일-새로운 빈맵'을 통해 맵을 작성할 새 문서를 불러온다.

- 텍스트 입력 : 중심 이미지, 가지 등에 텍스트를 입력할 때는 스페이스 바 또는 F2 키를 누른다.

- 가지 만들기 : 하위 가지를 만들 때는 Tab 키 또는 Insert 키, 병렬 가지를 만들 때는 Enter 키를 누른다.

- 가지 편집 : 삭제 시에는 Delete 키를 누르고, 가지를 이동시킬 때는 마우스로 드래그하거나 Ctrl c + Ctrl v를 사용할 수 있다.

- 맵 이동 : 화면에서 맵의 위치를 이동시킬 때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른 채로 원하는 위치로 드래그한다.

- 맵 화면 크기 조정 : Ctrl 키를 누른 채로 마우스 휠을 위, 아래로 움직여서 맵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

- 이미지로 저장 : '파일 - 내보내기' 기능을 통해 작성한 맵을 이미지(png파일)로 저장하여 활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맵과 아날로그 맵 중 어느 것이 더 좋을까? 꼭 둘 중 하나만 선택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생각을 빨리 쏟아내서 아이디어를 얻고자 할 때, 방대한 정보를 구조화해서 보관하고자 할 때는 디지털 맵 사용을 추천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이미지적 사고를 해야 할 때,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가지를 쳐서 메모를 해야 할 때는 아날로그 맵을 활용하면 좋다.'반반의 진리'는 치킨에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치킨도 양념 반 후라이드 반, 맵도 디지털 반 아날로그 반. 반반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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