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영광의 신비 1단을 살았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고 한 번쯤은 상상해 보는 일이라고 보통 이야기한다. 그런데 여기 반복되는 삶을 찬양하는 사람이 있다.
불교나 기독교 또는 그 밖의 종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도 방법이 반복 기도이다. 불교에서는 염주를 손에 들고 염주알을 돌리며 불경을 반복하여 외우고 천주교에서는 묵주를 손에 들고 묵주 알을 돌리며 묵주기도를 반복하여한다. 그 밖의 종교에서도 이러한 반복 기도는 자주 이용되는 기도 방법이다. 반복하여 기도를 함으로써 절대자와의 만남을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의 행위이다.
내가 어린 시절 살던 동네는 마을 사람들 거의가 남묘호렌게쿄를 믿었다. 저녁 해가 질 때쯤이 되어 골목길을 지나가다 보면 ‘남묘호렌게쿄 남묘호렌게쿄......’ 하는 기도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곤 하였다. 남묘호렌케쿄는 마지막 음절이 우리말로 “교”와 비슷하게 발음이 되어서 남묘호렌게쿄가 기독교, 불교와 같이 남묘호렌게교라는 종교 이름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남묘호렌게쿄의 정식 종교명은 일련정종불교회이며 남묘호렌게쿄는 하나의 압축된 기도문이다.
일련정종불교회의 신앙 활동의 대표적인 것은 정좌를 하고 앉아서 끊임없이 남묘호렌게쿄를 독송하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면 30분이고 1시간이고 계속하여 이 여섯 글자 남묘호렌게쿄 만을 독송한다. 이 여섯 글자에 종교가 지향하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학문이 짧아 복잡한 종교 지식을 얻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매우 간단하고 쉬운 종교 활동이다. 물론 좀 더 종교 지식을 얻은 사람들은 “묘호렝게교 방편품 제이 이시제존 종삼매 안상이기 고사리불 ......”과 같은 좀 더 긴 기도문을 외우기도 하고, 그 기도문에 담긴 뜻을 공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남묘호렌게쿄 만을 줄기차게 독송한다.
묵주기도나 남묘호렌게쿄와 같이 반복하여하는 기도는 종교 활동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더욱이 그 뜻을 공부하고 새기며 하는 기도는 신앙심을 높이고 자기를 내려놓고 절대자에게 다가가는 데에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이렇게 반복하는 행위가 종교 활동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동계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각자의 반복된 연습의 결과로 오늘의 영광을 얻을 수 있으며 우리가 달인이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각자의 일을 반복하여 함으로 달인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나 역시 무수히 많은 반복을 하여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남들이 보면 당연하고 하찮게 보일지도 모르는 일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하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어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다.
보통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일과를 다람쥐 쳇바퀴에 비교하곤 한다. 매일매일의 일과가 다람쥐 쳇바퀴 같아 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비관적으로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람쥐 쳇바퀴 같은 반복된 생활을 하는 과정에 환희의 순간도 있으며 빛의 순간도 있고 고통의 순간도 있으며 영광의 순간도 있다.
한 가지 인지하여야 할 점은 종교 활동에서 하는 반복되는 기도문에는 각 종교가 지향하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으며 그 기도문을 반복하여 암송하는 신자들은 각기 자신이 염원하는 바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반복하여 살아가는 일상도 각자가 지향하는 내용으로 살아가야 하며 그러한 일상이 반복될 때에 내가 염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오늘 나는 영광의 신비 1단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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