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글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라이킷은 현대판 품앗이의 일종이다

by 라트

요즈음 티브이를 틀면 여기저기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경쟁사회에 길 들여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익숙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인 듯하다. 나도 빼놓지 않고 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싱어게인이다. 작년 싱어게인1에서 이승윤을 응원하고 우승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완전히 찐 팬이 되었다.


올해도 싱어게인2를 빠지지 않고 보았고 지금은 이어서 진행하는 유명가수전을 즐겨 보고 있다. 프로그램에서 오디션 참가자들이 각자 연습한 곡을 부르고 나면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한다. 평가하는 방식은 주로 좋아한다는 표시로 버튼을 누른다.


이때에 야속하리만치 버튼을 누르지 않는 심사 위원들이 있다. 내가 보기에는 아주 잘하였다고 생각하는데도 냉정한 심사위원은 끝내 버튼을 누르지 않고 참가자는 탈락하여 돌아가야 만 한다. 물론 모든 심사위원이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면 변별력이 없어서 오디션 선발을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도 비슷하다. 내가 읽어 보면 분명 잘 쓴 글이고 내용도 좋은데 라이킷 수가 매우 적은 글들을 종종 보게 된다.


물론 글을 읽다 보면 글을 쓴 작가가 무슨 의도로 이 글을 썼는지 알 수가 없고 글의 짜임새도 뒤죽박죽이 되어서 정신이 없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글도 나에게는 좋은 글이다.


나는 이 글을 내 나름대로 고쳐 본다. 글의 순서도 바꿔보고 무언가 미숙한 부분은 이야기를 만들어 끼워 넣어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의 작문 실력이 늘어 가는 느낌을 갖게 되고 다른 어떤 글들보다 나에게 유익한 글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라이킷 버튼을 꾹 누르게 된다.


내가 이승윤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어떠한 특별한 장르에 구속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표현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이미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이승윤은 당신의 음악 장르는 무엇이냐는 심사위원 유희열의 질문에 자신의 음악 장르는 30호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음악은 기존의 어떠한 정해진 장르가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장르라는 의미이다.


내가 이승윤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마치 나의 젊을 때를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젊었을 때에 음악을 했던 적은 없었지만 삶의 방식이 많이 닮아있다. 내가 젊었을 때의 삶의 방식이 기존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 하였다는 점이 이승윤의 음악 활동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되며 끌리는 이유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의 글도 장르가 애매하다. 수필도 아닌 것이 소설도 아닌 것이 이것저것이 섞인 완전 잡탕 글이다. 억지로 장르를 끌어와서 나의 글을 설명한다면 제목은 시처럼 쓰고 싶고 내용은 수필이지만 문장 구성의 플롯은 소설의 양식을 빌려와서 쓰려고 노력한다.


다른 작가들이 올린 글들을 수정하며 읽다 보면 처음 읽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글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수정한 글들은 마치 이승윤이 편곡하여 부르는 새로운 커버곡을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작가들은 모두 많은 생각을 한 후에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그 내용을 각자의 방식으로 쓰고 있다. 비록 아직은 글을 작성하는 데에 미숙하여 자신의 의도를 잘 전달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그 글 안에는 작가가 전하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혹시라도 글을 읽으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면 그것은 작가의 전달 능력이 부족하거나 나의 독해 능력이 부족함 때문이리라. 한 번 읽어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글은 두 번 세 번 읽으며 글의 의도를 찾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다른 능숙한 프로 작가가 쓴 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인싸이트를 얻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글 안에서 작가의 의도를 찾아보고 발견하는 재미가 또한 쏠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난해한 글을 접하게 되면 일반 독자들은 글을 읽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을 읽는 독자들은 대부분 현재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 작가들이다. 일반 독자들과 달리 새로운 관점으로 글을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일반 독자가 아니고 작가이다 보니 글의 미숙한 부분이 더 잘 눈에 띌 수는 있겠지만 초보 작가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격려와 사랑의 뜻으로 마구마구 라이킷 버튼을 눌러주기 바란다.


이것이 또 하나의 현대판 품앗이의 일종이다. 내가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는 독자이며 작가가 되어 보자. 사이버 커뮤니티에서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여 외롭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이 한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지만 무심코 누른 라이킷이 마지막 잎새가 되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고 하면 너무 나간 거라고 할 거 같다.




도무지 되는 일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데 양말이 없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양말이지만 그렇다고 양말을 신지 않고 그냥 맨 발로 출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출근 시간은 다가오고 더 이상 양말을 찾을 수도 없다. 할 수 없이 빨래통을 뒤져서 어제 벗어 놓은 양말을 찾아 신었다. 땀에 찌들어 불쾌감이 온몸으로 전해오는 것이 마치 오늘 하루의 망친 운세를 보여 주는 듯하다.


아무튼 출근은 해야 하고 정신없이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찾아보았으나 내 차를 찾을 수가 없다. 항상 대 놓는 장소에 가 봐도 내 차가 없다. 누가 내 차를 훔쳐 갔나 생각을 해 보았으나 그럴리는 없다. 누가 아파트 주차장까지 와서 차를 훔쳐갈리는 없기 때문이다. 완전히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는데 그래도 자동차는 찾아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제 퇴근을 늦게 하여 주차 공간이 없어서 주차장 밖의 도로에 차를 세워 두었던 것이 생각난다.


부랴부랴 어제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가 보니 다행스럽게 내 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자동차 문을 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니 이런! 자동차 키가 없다. 이 무슨 머피의 법칙인가. 어쩔 건가. 할 수 없이 자동차 키를 가지러 다시 아파트로 뛰어 올라갔다. 아파트 문을 열려고 하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문이 열리지 않는다. 며칠 전부터 아파트 번호 키를 누를 때 알림음이 들리더니 배터리가 모두 소모되었나 보다.


다시 내려와 편의점에서 배터리를 사 가지고 와서 문을 열고 들어가 자동차 키를 가지고 와서 자동차 문을 열고 시트에 앉았다. 오늘 하루의 운세는 완전히 망쳤다는 생각에 자동차에 시동을 걸려고 하는데 스마트폰에서 알림음이 들린다.


알림음을 확인해 보니 브런치에서 도착한 알림이다.

'천사님이 라이킷했습니다.'

와우!! 오늘 운수는 대통이다.

양말이 무슨 대수냐.

자동차가 어디 서 있든 무슨 소용이냐.

어제 밤늦게까지 브런치에 쓴 글이 좋다는 누군가의 응원이 있었으니

오늘은 즐거운 일만 가득하리라.



* 커버 이미지 출처: pixabay.co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