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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나할미 Aug 11. 2024

누가 산티아고 북쪽길 간다고 했어?! 바로 내가…

DAY 4 San Sebastian -> Getaria (25Km)

아아주 지쳐버린 저녁에 쓰는 산티아고 북쪽길 우당탕탕 후기… 오늘은 너무 에너지 방전이니 이렇게 호로록 한번 써볼게요?

18, 20Km 지점에 예쁜 마을들을 두고 굳이 한 마을 더 가서 도착한 오늘의 숙소…

첫날 피레네 산맥을 넘었을 때보다 왠지 더 지치는 건 피로누적 때문일까 싶습니다…

어제 휴양도시 온 기념으로 핀초를 드디어 먹어봤고요. 아주 열악한 컨디션의 호스텔 2층 침대가 50유로를 하는 핫한 산세바스티안에서 하루를 보내고 아침 느지막이 출발했습니다.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지만 바다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목표에 알맞은 풍경이었습니다. 껄껄 이때까지는 괜찮았죠.

제주도 환상 자전거길이 떠오르는 멋진 풍경들이 가득했어요. 절벽도 보다가 바닷길도 걷고 작은 산들도 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가 너무 부러웠어요. 나도 저렇게 벌러덩 누워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며 한참을 부러워했네요 껄껄 허허

북쪽길 풍경은 정말 예쁘더군요. 다만 제 상태가 그 풍경을 즐길 수 없었을 뿐…

짜라우츠를 지나며 급하게 아이스크림을 수혈하고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보았습니다… 바다에는 나 빼고 여유로운 사람들… 순례길은 이렇게 걸으면 안 되는데 싶은 하루였어요 껄껄 빡세다빡세 하루~

바닷가에 놀고 있는 십 대 친구들이 참 그림같이 예쁘더군요. 하지만 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에 마저 걸었습니다. 하하

목표한 마을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5시 껄껄 오전 9시에 출발했으니, 오늘은 8시간 걸었네요. 2, 3일 차보다 꽤 많이 걷긴 했습니다.

북쪽길 어렵다는 것 다 알고 왔는데, 왜 이리 힘들까요 오늘은… 종종 순례길을 왜 왔지, 이걸 왜 한다고 했지, 북쪽길에 왜 왔지 하는 여러 생각들을 한 하루였습니다… 제주도 자전거 종주 돌 때, 친구들이 힘들어하던 게 많이 생각나더군요. 저는 그때 아무렇지 않았는데 친구들은 첫날부터 집에 가고 싶어 했었거든요 허허

아무튼 마트에서 또르띠야, 시드라 등등을 사서 아주 배부르고 야무지게 저녁을 먹고 아주 황급히 오늘 하루를 기록한 저는 이만 셔터를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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