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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쌤 Jul 08. 2024

요리 잘하는 남편은 1등 신랑감

*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장치 외에 각색은 거의 없습니다 :)


"하나 더 해줄까?"

"응응! 근데 저녁 먹을 수 있을까?"

"그러게, 저녁 먹을 수 있겠어?"

"그러면 저녁 먹을래. 어떤 요리할 거야? 내가 도와줄게."

"아냐, 너는 앉아 있어. 난 혼자 하는 게 편해."


남편은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한가득 꺼내더니 열심히 손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옆에 서성거리며 그의 요리를 조금씩 보조했다. 그가 재료 손질 할 때 나오는 쓰레기들을 열심히 주워서 버렸다. 나도 요리를 못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남편이 이왕 나에게 대접해 주기로 했으니 이번엔 감사하며 가만히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의 요리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아 보여 괜히 잘난 척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남편이 처음 차려준 밥상

"와, 진짜 맛있겠다!"


나는 감탄을 하며 내 앞에 차려진 밥상을 내려다보았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시원한 뭇국이 내 허기를 자극했다. 나는 얼른 사진을 찍고 국을 한 입 떠먹었다. 세상에, 내가 먹어 본 뭇국 중에 제일 맛있다! 우리 할머니 이후에 더 맛있는 뭇국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계란말이는 또 어떻고? 내가 하면 항상 터지고 볼품없던 계란말이를 어쩜 이렇게 말끔하게 만들었는지. 촉촉한 계란말이를 입 안 가득 베어무니 이게 바로 행복이고 집밥이구나 싶었다.


"맛있어? 잘 먹으니까 좋다."


남편이 허겁지겁 먹는 나를 보며 물었다.


"당연하지! 대박이야. 이런 요리 다 어디서 배웠어? 자취한 지도 얼마 안 됐잖아."


남편은 지금까지는 계속 회사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자취 경험이 없었다. 밥도 다 회사에서 줘서 해 먹을 일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요리 실력을 갖추게 된 걸까?


"여기 오고 3월부터 시작했어. 뭐 사 먹기에도 애매하고 건강에도 안 좋고.. 그래서 직접 요리했지. 내가 먹고 싶은 요리 레시피 찾아서 만들어 먹는 게 재밌더라고. 친구들 집들이 올 때 음식 해주는 재미도 있고."

"대단하다. 혼자 요리하기 쉽지 않잖아. 배달 음식 시켜 먹고 싶고."

"나도 가끔 너무 피곤하면 배달 음식 시켜 먹기는 해. 회사 저녁으로 때우기도 하고. 조절하는 거지 뭐."


남편은 부지런하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잘하는 사람이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일을 스스로 해결한다. 그렇다고 자기 일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민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것뿐이랄까. 그래서 그는 결혼 후에도 빨래, 요리, 청소 등등 어떤 집안일이든 내가 하기 전에도 미리 다 해놓았다. 


나는 그만큼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라 항상 한 발 늦고는 했다. 내가 빨래해야지, 싶어서 세탁실에 가면 이미 다 되어 있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나 또한 남편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민폐 끼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지라, 나도 덩달아 미리 집안일을 해놓기 시작했다. 역시 모범을 보이는 것만큼 좋은 교육 방법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모르게 남편의 부지런함을 닮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남편의 집안일 속도는 절대 따라갈 수 없다. 나는 항상 미안함 반 고마움 반이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넓은 집을 구하게 된 거야?"

"원래는 나도 그냥 회사 근처에서 오피스텔이나 원룸에서 자취를 하려고 했었어. 그런데 아파트 전세 가격이랑 크게 차이가 안 나더라고. 조금만 더 보태면 더 넓은 집에서 살 수 있으니까 아파트를 선택했지. 또 한 번쯤 넓은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어."

"아, 그렇구나. 그러길 잘한 것 같은데? 집이 정말 쾌적하고 좋다."

"고마워. 어쩌다 보니까 가구랑 가전을 다 샀지 뭐야."


훗날 내 친구들은 우리의 신혼집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을 늘어놓았는데, 그것은 바로 그가 결혼은 염두에 두고 집을 얻었다는 추측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는 채로 집을 구했다고 한다. 그에게 그 정도 큰 그림은 없었던 듯하다. 어찌 됐든 그가 구한 집 덕분에 우리는 좀 더 빠르게 결혼을 결정하고 함께 살 수 있게 되었으니 이러나저러나 럭키빅키가 아닌가.


(다음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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