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나카 해변 하이킹 & 마운트 쿡 후커밸리 트레일 트래킹)
제6일 차 : 2017년 3월 08일 (수요일)
(마운트 쿡 상편)
- 09:48 와나카 파노라마 숙소 출발
- 와나카 퍼즐링 월드 (puzzleing World) 경유
- 푸카키 호수 경유
- 13:55 마운트 쿡 AYH 숙소 도착
- 15:55 마운트 쿡 화이트 호스힐 캠핑장 주차장
- 17:15 후커호수 도착 ~17:33 후커호수 출발
- 18:55 화이트 호스일 캠핑장 주차장
- 숙소 인근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후 자유시간
지난밤 단 한잔의 술에 금방 떨어진 난 단잠을 잤다.
나 자신은 드라이브를 즐긴다 생각을 했으나 몸은 역시 익숙하지 않은
운전대와 도로에 온종일 긴장된 상태라 피곤이 상접했나 보다.
나는 전날처럼 한 번도 깨지 않는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아침 와나카 해변을 산책했다.
초록잎새는 그냥 숙소에서 쉬겠단다.
맑고 깨끗한 호수엔 오리들이
헤엄치며 놀다 우리를 보자 환장을 하며 달려든다.
얘네들이 왜 저러지?
잠시 후 원인이 밝혀졌다.
호수 주변의 캠핑카에서 나온 캠핑족들이 빵 부스러기를 던진다.
아항~!
사람만 보면 얻어먹던 버릇이 있어 그랬구나...
그런데 어쩌나?
우린 미처 준비를 못 했는데~!
그런데....
저런 행동이 과연 동물들에게 좋은 건지 어떤지는 의문이 든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깔끔한 날씨라
하늘이 이쁘고 호수는 고요하니 산책하는 동안 심신이 차분해진다.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걷다 보면 저 멀리 설산이 보인다.
방향이 오늘 우리의 목적지 마운트 쿡이 분명하다.
이젠 잠시 아침식사 후 우린 저곳으로 향할 예정이다.
되돌아오던 길...
호수 주변엔 나무들이 울창하다.
나무 둥치가 얼마나 크던지?
그 나무 둥치마다 여인들을 몰아넣고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런데...
두 여인은 불러도 들을 척도 안 하고 도망을?
나무 둥치 사이로 얼굴만 삐끔 내민 멋진 장면을 담아내고 싶었는데 아쉽다.
기어이 도망간 두 여인들을 붙잡았다.
그런 후...
와나카 호수를 배경으로 간호대학 동기동창 모임을 갖게 했다.
여인들 이구동성으로 이쁘게 박아 달란다.
여자들 박는 게 내 취미고 전공이니 염려 마라니 주문이 쇄도한다.
"재보다 내 얼굴은 작게~용"
"눈 감았으면 올리면 안돼용~!"
"지나친 뽀삽도 너그럽게 용서할게 이쁘게만~"
내 눈엔 내 여자 다음으로 다 이쁜이 뽀삽도 필요 없다.
이 말은 내가 최상으로 표현한 여인의 아름다움을 말하니 태클은 걸지 마시라.
당연...
그래서 뽀삽없이 그냥 올린다.
사실은 퇴근시간 짬짬이 후기 쓰는 것도 바빠 시간도 없었지만....
ㅋㅋㅋ
와나카의 파노라마 숙소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끝낸 우린 또 먼 길을 준비한다.
오늘 찾아갈 마운트 쿡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하는 곳이라 설레임을 안고 출발을 했는데....
솔직히 내 마음은 바쁜데 구름님은 한 군데 더 들릴 데가 있다며 그곳으로 인도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삐딱하게 서있는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이 와나카의 명소란다.
이름하여 퍼즐링 월드 (Puzzling World)....
아래의 건물은 땅과 53도의 각도를 이루는 사탑인데 각도를 잘 맞춰 찍으면 재미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ㅋㅋㅋ
이거 이거 왜 난 안 되는 거양~!!!
퍼즐링 월드를 들어가려면 입장료가 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갖가지 이상한 구조물들과 퍼즐링 센터
그리고 착시 현상을 볼 수 있는 방이 있다는데 다들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구름님은 건축가라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던데....
다들 비싼 돈 주고는 그거 안 본다고 하여 되돌아 나왔다.
예전 나는 마눌님과 함께 원주의 오크밸리에 있는
뮤지엄 산 관람장에서 착시현상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관람한 적이 있었다.
그것도 거금 28,000원을 주고서...
한 번쯤은 볼 가치는 있는데 솔직히 심오한 예술을
이해 못 하는 우린 다시 또 보라면 쩐 생각이 나서 사양하련다.
퍼즐링 월드에서 기념사진 그리고
커피 한잔씩을 마신 우린 바로 마운트 쿡을 향해 달렸다.
그러다...
끝없는 평원을 가로질러 달려가던 우리의 애마가
꼬부랑꼬부랑 힘겹게 산허리를 타고 올라가게 되었는데
길 옆에 주차장이 보여 잠시 쉬었다 갈 겸 무작정 핸들을 돌려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자 이정표가 뷰~ 포인트를 가리킨다.
꼬렉~!!!
그럼 올라가 봐야지~!
Lindis Pass 뷰포인라 이름이 붙었으니 볼만은 하겠지?
다들 쉬엄쉬엄 Lindis Pass를 향해 오른다.
드디어 뷰~ 포인트 도착.
그런데 뭐~!
기대치엔 한참 모자라는 풍광이다.
내가 너무 큰걸 바랐나~?
우리는 그곳에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산허리를 돌고 돌아 나가는 차량의 행열만 바라보다 내려섰다.
얼마 후...
우린 기운차게 마운트 쿡을 향해 달리고 달렸다.
그렇게 가던 중 다들 끄덕끄덕 졸다가 문득 만나게 된 풍광에 다들 잠이 확~ 달아났다.
"산찾사님 어디다 차 좀 세워 주세욧~!"
다들 다급한 목소리로 애원을 한다.
ㅋㅋㅋ
그 소리 아녀도 열심히 주차할 장소를 찾고 있었다.
드디어....
길 옆으로 주차장까지 있는
뷰~ 포인트가 있어 차를 주차시키고 우린 차에서 내렸다.
이게 호수야 바다야~?
색감이 어쩜 저리 곱고 맑은지?
저런 색갈이 바로 밀키 블루라고 불린단다.
디카가 그 색감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여기가 바로 푸카키 호수다.
내가 지금껏 만난 물빛 중 제일 아름다운 곳으로 다시 또 이런 걸 만날까 싶다.
한마디로 감동이다...
아름다운 물빛에 홀린 여인들이 강가로 내려선다.
아주 가까이 마운트 쿡의 연능이 푸카키 호수와 어우러 저 한 폭의 그림이다.
디카에 담는 대로 달력의 화보가 된다.
이젠 그만 가자해도 풍광에 홀린 여인들이 말을 안 듣는다.
ㅋㅋㅋ
이미 때는 지나 뱃고래가 아우성이다.
더구나 난 금강산도 식후경인 체질인 데다 배고픔을 못 참는 성격이다.
그런데...
푸카키의 호수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런 내가 배고픔을 잊었다.
그러니 금강산도 식후경이 여기에선 통하지 않는다.
푸카키 호수는 쫄쫄 굶었어도 아름다웠다.
달래고 어르고 하여 푸카키 호수를 떠난 얼마 후
우린 마운트 쿡 빌리지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아든다.
우리의 숙소는 마운트 쿡에서 제일 비싸다는 허미티지 호텔 뒤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의 숙소 거실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짱~이다.
햐~!!!!
허미티지 호텔 부럽지 않다.
(후커벨리 트래킹 개념도)
점심 식사 후...
우린 마운트 쿡의 후커밸리 트레일을 걸어 주기로 했다.
좀 늦은 시간에 트래킹을 시작한 관계로 저녁은 그냥 이곳 인근의 식당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허미티지 호텔의 식사가 맛이 좋고 고급스럽다 하여 구름님이 먼저 가 예약을 하기로 했다.
뒤늦게 준비하고 나오신 분들을 태워 허미티지 호텔 주차장으로 차를 끌고 갔는데
헐~!
길이 엇갈렸다.
허미티지 호텔의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 생긴 일이다.
차는 그대로 둔 채 성수형님이 온 동네를 찾아 뛰어다니며 구름님을 찾는다.
어찌어찌하다 겨우 만날 수 있었는데 구름님 은근 짜증 난 얼굴이
우리를 찾아 얼마나 헤매고 다녔을지 짐작이 된다.
우야튼 그래도 다행히 금방 만났으니 후커밸리 트레일로 이동했다.
후커벨리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은 화이트 호스일 캠핑장이다.
그곳 주차장에 주차 후 시작된 걸음이 좀 늦은 듯싶다.
다행히 이곳엔 우리 한국보다 해가 늦게 지는 관계로 상관없을 듯하다.
만약을 대비해 나는 배낭에 온 동네를 환히 비춰 줄 LED렌트를 챙겼다.
그래 그런지 등로엔 오르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이 반반이다.
등로는 아주 평탄하고 넓다.
우리는 걷는 내내 눈부시게 아름다운 설산을 보며 걷는다.
길은 외길이니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구배 또한 완만해서 꾸준히만 걸어주면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마운트 쿡에서 조난당한 등산가의 추모탑을
지나게 되고 우리는 그중에서 좀 높은 둔덕을 넘는데 그곳이 뮬러 호수의 조망처가 된다.
조망처에서 바라본 뮬러호수는 물빛이 탁하다.
푸카키 호수의 물과 비교된다.
똑같은 빙하의 물인데 왜 저렇게 다른 것일까?
후커 호수까지 총 3개의 구름다리를 지난다.
그중 요것이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다리를 넘겼다.
이젠 거의 다 온 느낌이 든다.
그렇게 걷다 보면 화장실 건물이 있고 화장실 옆 암릉 위에 설치된 구조물은
방향지침을 돌려 맞추면 화살표가 마운트 쿡의 봉오리를 확인할 수 있게 이름을 새겨 넣었다.
화장실을 지나자 걷기 좋게 원목데크가 깔렸다.
걷는 내내 우리는 뉴질랜드 서던 알프스 산맥 중에서 가장 높은 3754m의 아오라키를 보며 걷는다.
아오라키는 이곳 원주민 마오리족의 언어로 구름을 뚫는 산이란 뜻이다.
걷는 내내 먼지 하나 없는
깔끔한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광선이 바늘처럼 날카롭게 찔러댄다.
어느새 드러난 팔뚝이 벌겋게 달아 올라 따갑다.
그 태양빛에 노출된 여인들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하여 우리는 후커 호수를 얼마 앞두고 잠시 휴식과 함께 간식으로 힘을 보충했다.
드디어 도착한 후커호수...
빙하 호수는 그러나 아주 혼탁한 색갈이라 그다지 감흥을 일으키진 못한다.
그러나...
시리도록 파아란 잉크빛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설산이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을 뽐낸다.
우린 한동안 후커 호수를 거닐며 풍광을 즐겼다.
그러던 중...
언제 또 저걸 챙겼는지?
정상주 딱 한잔씩은 해야 한다며 이슬이를 꺼내든 구름님이 건배를 제창한다.
이젠 해가 지기 전 내려가야 한다.
함께 조심스레 하산길을 이어 가던 중
암반 위에서 혜숙 씨에게 구름님이 이상한 포즈를 요구한다.
각도를 잘 맞춰 마운트 쿡 최고봉 아오라키를 발로 밟는 장면을 잡겠단다.
과연 그런 사진을 얻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 불가....
대신....
산찾사가 아오라키 봉을 팍~ 차버리는 장면은 멋지게 잡힌 게 확인됐다.
올라갈 땐 그냥 지나친 조난자 추모탑인 메모리얼탑을 거처
우린 화이트 호스힐 캠핑장의 주차장에 도착하며 후커밸리 트래킹을 끝냈다.
그리고 도착한 숙소...
일단 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기세 좋게 찾아 들어간 마운트 쿡 최고의 호텔 허미티지 식당....
그러나 우리는 그곳의 메뉴판을 본 순간 쓸쓸하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왜?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그곳은 그간 우리 인원 모두가 배불리 먹었던 비용과 같은 가격이
겨우 한 사람의 식사비와 같았다.
옴메나 놀래라~!!!
허미티지 호텔 바로 아래의 레스토랑을 찾았다.
여기도 비싸긴 하나 허미티지에 비하면 껌 값이다.
그래도 맛은 대동소이할 거란 게 우리들의 생각이고 믿음였다.
그런데...
우리가 굳이 여기서 식사를 한 이유가 있었다.
내일 헬기 빙하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정보에 의하면 이곳 관광지에선
얼마 이상의 비용을 지출 시 헬기투어의 비용을 할인해 주는 제도가 있어서였다.
이를테면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오늘도 또 그렇게 바쁜 하루가 저문다.
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향하는 밤하늘엔 휘영청 달빛이 마운트 쿡 빌리지를 환하게 내리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