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날리 산책 & 고살 빌리지 하이킹)
여행지 : 인도
여행일 : 14박 15일 2016.4.30(토)~5월 14일(토)
누구랑 : 구름님 부부. 산찾사 부부. 에게해님. 소쿨님. 만보님
제6일 차 : 2016년 5월 05일 (목)
- 마날리 호텔 08:00
- 윤카페 08:25! 09:50 마을 뒷산까지 산책
- 숙소를 옮긴 후
- 윤카페 ~ 고살 빌리지 왕복 하이킹 15:15~17:10
- 노천 온천탕 경유 숙소 도착 18:45
마날리는 인도 최대의 산간 휴양지 다.
전나무와 비강에 둘러싸인 마을은 1960대 히피들의
보금자리였던 곳으로 패러 글라이딩, 래프팅, 스키 등등....
아웃도어 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배낭 여행자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우리 일행은 전날 힘든 장거리 이동의 여독을 풀며 마날리를 산책하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이곳에 교민이 운영하는 윤카페를 찾아
아침 식사를 하며 일정에 대한 조언과 도움을 받아 보기로 했다.
윤카페와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좀 멀다.
그래서...
구름님이 오트릭샤의 운전기사와 협의를 하여
적당한 가격에 두대로 분승하여 편안하게 윤카페를 찾았는데...
너무 일찍 왔나 보다.
윤카페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윤카페의 벼름박에 쓰인 안내문을 보니
오픈 오전 9:30에 크로스 오후 10:30분이다.
어떡하나~?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길다.
일단..
벼름박에 그려진 윤카페의 지형도를 살펴본다.
웨이 투 쏘롱 빌리지.
마날리 뷰 포인트.
그리고...
관심을 끄는 마누 템플을 머릿속에 그려 넣고 있는데
풍채가 아주 넉넉한 한국의 전형적인 아줌마 한분이 오셨다.
바로 윤카페의 쥔장이다.
윤카페 쥔장은
아침식사는 준비가 안돼 기다려야 된다며
뒷산의 경관이 아주 좋으니 그곳을 다녀오라 권한다.
윤카페의 벼름박에서 본 마날리 뷰 포인트를 말하는 것 같다.
카페를 나서다 보니 출입문엔 이곳을 선전하는 문구를 담은 이쁜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여성용 도미토리 가격이 200루피...
야~!
우리나라 돈으로 4000원인데
가격대비 최고이고 별 다섯 개의 만족도를 자랑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윤카페를 나와 마을을 통과하여 뒷산을 향한다.
마날리의 산동네엔 부지런한 주민들이 공동 우물가에서 빨래하는 모습과
학교에 갈 어린애 얼굴을 씻긴 후
긴 머리를 단장시켜 주는 그네들의 일상사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만나게 된 이정표....
마누템플이 지척이다.
마누템플은
옛 가옥의 민가옆에 나란히 자리한 채 있었는데....
사원을 올라갈 땐 신에게 찾아왔음을 알리는 종이 출입문에 매달려 있다.
키가 큰 분들은 그냥 서서 종을 칠 수 있으나
다리가 짧은 분은?
초록잎새처럼...
요렇게 폴짝 뛰어도 칠까 말까의 고난도를 요한다.
마누템플....
Manu(마누)는 인도판 노아의 방주 주인공이다.
홍수가 끝난 뒤 이곳에 정착해 명상을 했으며
그의 이름에서 마날리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마날리 뷰 포인트를 향한 초입에서
우리들의 먹거리 담당 두 여인이 구멍가게에서 식수를 구입한 후...
마을의 뒷산을 올라섰는데...
와우~!!!!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저 멀리 설산의 자태가 눈 부시다.
강줄기를 따라 삶의 터전이 되는 집들도 그림처럼 이쁘다.
너무나 이쁜 모습에 다들 기분이 업~!
이곳에서 대략 살펴본 지형으로 보건대
산허리를 돌아 나가면 바로 윤카페로 길이 이어질게 분명하다.
그래서...
그 길로 선등 하려는데 다들 만류한다.
그냥 안전하게 왔던 길로 되돌아가잖다.
우이씨~!
분명 길이 있을 텐데....
산꾼들은 왔던 길을 도로 내려서는 걸 싫어한다.
그러나 어쩌랴~
왔던 길로 되돌아가던 중....
햐~!!!!
술꾼들은 냄새도 잘 맡는다.
마을엔 여인들이 나와 불을 피워 술을 빚는 곳이 있었다.
다들 모르고 지나칠 법 한데 에게해님이 단박에 알아보셨다.
구름님이 아주 반색을 하고 반긴다.
표정을 보면 덩실덩실 춤까지 출 분위기 다.
정말 못 말린다.
증류주라 아주 독하다.
약간의 술을 불에 던지자 불길이 치솟아 오른다.
윤수 님은 한 병만 구입해야지 하다가
맛보기 술에 뽕~!!!!
결국 두병을 구입해선 아주 행복해 죽는다.
옆에서 쳐다보는 구름님 옆지기의 못 말린다는 표정도 나는 그저 재밌다.
윤카페로 되돌아오던 길...
사원인지 학교인지?
아이들이 명상에 잠겨 있는 걸 보았다.
돌아온 윤카페...
식사가 준비 돼 있다.
우린 아주 오랜만에 정갈하게 차려놓은 한식을 즐긴다.
얼마 만인지?
콩비지 된장국이 여행의 고단함을 달래준다.
식사 후...
마날리의 일정에 대한 윤카페 사장의 조언과 자문을 얻고
그녀의 도움으로 아주 저렴하게 이곳과 가까운 곳에다 방을 새로 구했다.
그녀가 알아본 방을 보러 가는 길...
일가족 투어 중인 유럽인이 마냥 부럽다.
저들의 삶의 방식...
정말 인간답지 않은가~?
우리가 잡은 숙소를 지척에 두고 만보님의 호기심에 발동이 걸렸다.
물리면 그야말로 비명횡사....
그걸 한번 체험하고 싶단다.
만보 형수님인 동백님이 알면 기절 초풍할 일이다.
그것도 돈을 줘 가면서 말이다.
결국 해 내긴 했다.
뱀 바구니 하나를 가슴에 품고 하나는 머리에 이고...
그 옵션을 진행하는 동안에 솔직히 만보형님은 오줌을 지리지 않았을지?
숙소가 정해졌으니
이젠 짐을 옮길 일만 남았다.
마날리의 지형도 익힐 겸 호텔까지 걷기로 한다.
강을 끼고 내려가다 보니
차마고도의 마부들이 도강하던 옛 방식을 재현하는 투어가 곳곳에 진행 중이다.
호텔까지 걸어가는 길이 아름답다.
그 길을 따라 걷는 여인들의 얼굴엔 행복이 담겨있어 이쁘고...
마날리의 아랫동네 가는 길엔 20루피 던가?
Ram Bagh(람 바그) 공원을 통과하면 쉽게 갈 수 있다.
총 3km의 침엽수림의 공원 숲길이 환상이다.
이른 아침엔 매표원이 없을 테니 다시 한번 걷고 싶을 정도다.
정말 아껴가며 걸었다.
도심 한복판에 이런 산책로가 있다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이 길을 걸을 때 우리 부부는 정말 행복했다.
호텔의 짐을 옮기는 작업은 구름님과 내가 맡았다.
이곳에도 캠핑가스는 없었다.
그래서...
그 대용으로 쓸 전기 포트와 필요한 주방용품을
구입하는 팀으로 나눠 일사 분란하게 진행된 이삿짐을 옮기기를 끝낸 우리들은
마날리 시내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나다는 쏘롱 빌리지로 향한 트래킹에 나섰다.
종주코스는 11킬로가 넘는다.
우리는 아주 짧게 뷰 포인트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그렇게 걸어서 올라간 뷰~ 포인트..
환상이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순 없다.
맥그로 간즈의 트리운 야영지도 좋지만
이곳도 결코 꿀리지 않을 아름다움을 갖춘 지역이라
장비만 있다면 이곳에서 야영을 하고 싶다.
멋진 장소에선 너나 나나 다 마음이 열리고 허물없는 친구가 된다.
마침...
홀로 올라온 외국인이 자연스레 우리 팀과 어우러 진다.
넓은 평원에서 다들 퍼질러 앉았다.
더 올라가면 좋을 것 같은데 이곳에서 가저온 간식과
커피를 들며 도무지 더 걸을 마음들이 없고 니나 더 걸어 올라갔다 오란다.
그래서 홀로 더 올라선 무명봉...
그곳도 넓은 초원의 조망처이나 보이는 풍광은 아래나 위나 별반 차이가 없다.
쏘롱 빌리지의 트래킹을 맛만 보고
내려서는 마을에서 그곳 주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은 물론
초롱 초롱하고 순박한 눈망울의
어린이와 자연에 순응한 삶을 살아가는
인도인의 삶을 엿보며 산간 마을을 벗어난 우리들은...
마닐라 걸어서 한 바퀴 투어를 끝내려 할 때쯤...
구름님이 인도 책자에서 본 온천탕을 가보자 제안하셨다.
그런데...
온천탕 찾아가는 길은 혼잡과 무질서의 극치였다.
막상 그곳을 가보니...
헉~!!!
탕에서 머리를 감고 비누칠 하고...
ㅋㅋㅋ
다들 온천탕에 들어갈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대신에..
온천수가 쏟아지는 거리에서 간단하게 세수를 하는 것으로 대체.
그런데...
이거 너무 뜨거워~!!!!
온천탕을 되돌아 나와 숙소로 향한다.
그러다 그곳의
거리에서 파는 화덕에 구운 빵 맛도 보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비를 만났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금방 우린 오토릭샤를 잡을 수 있었다.
거리는 혼잡스럼과 정체로 꼼짝을 못 한다.
그런데 우리가 탄 오토릭샤는 요리조리 잘도 빠저 나가 숙소에 우릴 내려 준다.
거리가 들입다 멀은데 가격은 아주 착하다.
우리 돈으로 4천 냥 정도...
숙소에 도착한 우리들....
시장 봐 온 야채로 푸짐하게 저녁을 차렸다.
햇반은 1층의 주방에서 데워 식탁에 올렸는데
우리의 숙소가 4층이라 여길 떠날 때까지 나는 오르락내리락...
저녁식사가 끝날 무렵....
혜숙 씨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구름님이 넌지시 말을 건넨다.
사실...
오늘이 결혼 30주년이 되는 날이랜다.
와우~!!!!
그 소식을 들은 우리들은 이벤트 준비로 분주해진다.
나는 아래층 주방으로...
소쿨님과 만보님은 제과점으로 고고씽~
그래서 축하 이벤트 케이크는 구했는데 이곳 제과점에선
촛불이 없어 그것을 구하려 만보님과 소쿨님이 마날리 곳곳을 헤맨 끝에....
아주 굵직한 양초 3개를 구해 오셨다.
그걸 밝히며 시작된 30주년 축하 이벤트가 시작 됐는데...
어느 순간...
무슨 말꼬리를 잡더니 다투기 시작한 만보님과 소쿨님.
이미 술이 얼큰하다고는 하나 저럴 분이 아닌데 만보님이 정말 화가 났다.
평소 소쿨님의 농담을 잘 받아 주던 분이 오늘은 이상하다.
그래도 기본은 지킬 건 지켜야지 네놈이 그러면 되냐로 시작된 말싸움에
겁에 질린 초록잎새가 훌쩍이며 울자 솔직히 난 심각하게 우리의 인연이
여기까지 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갑자기 발라당 뒤로 넘어지며 만보님이 웃어 제킨다.
헉~!!!
저 양반이 돌았나?
솔직히 그때까지도 난 사태 파악을 못 하고 있었다.
일행들이 만보님을 향해 거기서 웃어버림 어떡하냐고 할 때
이게 다 사전에 연출된 몰카임을 그때야 알았다.
그 몰카의 대상자는 혜숙 님과 산찾사....
우와~!!!!
이 경규의 몰카가 울고 갈 이벤트에 우리 일행은
쓰나미로 밀려든 웃음폭탄을 맞고 눈물까지 흘려야 했다.
만보님 왈~!
아우님 얼굴을 보니 더 진행하다간 내가 얻어터질 것 같아 멈췄단다.
ㅋㅋㅋ
다행이다.
더 이상 진행 했다면 아마도
난 내 인간성을 바닥까지 들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꼼작 없이 당한 건 혜숙 씨도 마찬가지.
결혼 30주년 축하자리에 뭔 짓거리인지 당황스러워하던
그녀의 표정은 안 봐도 뻔하다.
한차레 소동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진한 우정으로 화기 애애한 분위기라 술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간다.
참 잘 어울리는 부부다.
아름답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산다는 게...
사실...
올 해가 우리 부부도 함께 만나 살아온 세월이 30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 그런지...
30주년을 맞는 저 부부의 일이 남 같지 않게 느껴진다.
모든 게 정리되고 잠이 든 깊은 밤...
4층 베란다에서 내려보는 마닐라의 밤풍경이 구름님 부부처럼 아름답다.